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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ncis Lee Jun 04. 2022

민주당 ‘신오적’을 규탄해야 한다고?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민주당이 쇄신되어야 한다는 데는 아무도 이견이 없다. 그런데 당내 파벌 간의 경쟁은 결국 나는 살고 너는 죽어야 한다는 단순 논리로 귀결된다. 사실 이는 결국 재선이 궁극 목표인 의원들의 숙명이다. 그러나 한 마디로 이제 친문과 호남 파벌은 새로운 세력에 자리를 내주어야 한다. 180석을 가지고도 사실 아무런 개혁도 이루어 내지 못했을 뿐 아니라 정권마저 내준 무기력한 친문 세력이 지나간 권력을 물고 늘어지거나 5년 후 탈환을 노린다면 가소로운 일이 아닐 수 없는 노릇이다.


대한민국의 정치판에서 특정 세력이 권력을 지속하여 독점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설사 그런 시도를 한다고 해도 성공하지 못한다. 천하의 군사독재자 박정희도 못한 일이니 누가 할 수 있겠는가? 문재인은 이미 져버린 해이고 이재명은 이제 떠오르기 시작한 해다. 지는 해가 떠오르는 해에 자리를 양보하는 것은 자연의 이치 아닌가? 물론 이재명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post-문재인이나 이재명이 다시 친문 세력에서 나올 가능성은 당분간 전혀 없어 보인다. 안희정과 김경수가 날아가고 이낙연은 문자 그대로 가을 길바닥의 젖은 낙엽이 되어버린 상황에서 이는 분명한 사실이다.  


현재 친문은 문재인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이재명을 배척하고 있지만, 내부적 권력 싸움에 몰두하며 두 차례나 소탐대실을 하다가 민주당을 걷잡을 수 없는 패배의 수렁에 빠뜨렸을 뿐이다. 이제 한 번 더 그런 짓을 하면 민주당 자체가 공중분해될 것이다. 10여 년 전 문제인을 배척하고 안철수와 붙어서 ‘호남당’을 만들었으나 실패하고 다시 ‘기어들어 온’ 기억을 이미 잊은 자들이 민주당 안에서 여전히 설쳐대고 있다. 이런 친문 세력의 준동을 이끄는 신오적의 행태가 민주당의 신뢰를 더욱 땅에 떨어뜨리고 있음에도 이들은 여전히 패거리 정신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들이 먼저 물러나야 민주당이 산다.  


작년에 이른바 ‘조국 사태’를 둘러싸고 민주당 초선의원 5명이 민주당의 태도 변화를 요청했을 때 친문 세력이 이들을 ‘오적’이라고 부르며 협박을 하는 추태를 벌인 바가 있다. 그러나 오늘날 민주당을 이렇게 추레하게 만든 오적 가운데 첫째가 바로 조국 자신이다.    


조국 사태는 친문 세력에 의해 마치 조국이라는 영웅이 적폐의 온상인 검찰과의 건곤일척의 싸움을 벌이다가 억울한 누명을 쓰고 고난을 받는 모양인 듯이 선전되고 있다. 그래서 이미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서 정경심이 수인 생활을 하고 있음에도 친문 세력은 여전히 조국이 마치 한국 정치의 순교자나 되는 듯이 선전하고 나선다. 그러나 조국이 과연 어디를 다쳤나? 그의 아내는 문자 그대로 철창에 갇혀 콩밥을 먹고 있고, 그의 딸은 고졸 자격도 위협받는 상황에서 여전히 서울대 연구실의 안락의자가 보장된 교수직을 유지하고 있다. 월급도 깔끔하게 받아가면서 말이다. 물론 다 원칙대로 했다. 윤석열과 한동훈이 좋아하는 ‘법대로’를 그대로 외치면서 말이다. 나라를 들 쑤석이는 난리가 그의 이름으로 일어나고 국론이 분열되었지만 조국은 단 한 군데도 다친 곳이 없다. 여전히 소셜 미디어에서 건장함을 과시하며 추호도 반성을 안 한다. 남 탓만을 하며 자신의 팬덤을 믿고 법대로 할 때 자신은 무고하다는 논리만 되풀이한다. 서울대 법대에서 법을 배웠으니 윤석열과 한동훈 수준으로 법을 잘 알 것이니 그의 주장이 틀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법 이전에 윤리가 있는 것이 원칙 아니던가? 조국 사태로 나라가 두 동강이 난 사달을 낸 죄가 분명히 조국에게도 있다. 그리고 그것은 실증법으로 재단할 수준의 죄가 아니다. 법만 피하면 그만이라는 법만능주의가 판치는 세상에서 날뛰는 법꾸라지들의 터를 실질적으로 마련한 자가 바로 다름 아닌 조국이다. 그럼에도 그는 여전히 윤석열과 한동훈을 악마로 만드는 일에만 골몰하고 있다. 자신의 죄는 전혀 인정하지 않으면서 말이다. 국민이 왜 문제인 정권에 분노하기 시작했고 아직도 분노하고 있는지 조국은 정말로 모른단 말인가? 그가 자신의 얼굴과 언변에 반한 자들로 형성된 팬덤만을 믿고 버티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동안 나라는 사분오열되고 있다. 이는 대역죄나 다름없다. 자기 하나 살자고 나라를 두 동강이 내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조국이야 말로 오적 가운데 가장 으뜸이 되는 자라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는 이제 미국으로 슬며시 도망가려는 이낙연이 조국 못지않은 오적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는 한국 정치 지형에서 결코 대권을 잡을 수 없는 호남 출신의 핸디캡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임에도 지금까지도 몽니를 부리고 있다. 이재명을 치기 위하여 국민의힘에 유리할 정도로 사사건건 딴죽을 건 것도 모자라 경선에서 패배하고 나서도 결코 승자를 인정하지 않고 호남 세력을 등에 업고 자신의 세력 유지에만 골몰해 왔다. 그러는 동안 민주당은 문자 그대로 풍비박산이 되었다. 게다가 그를 지지하던 세력은 윤석열이라는 정적을 옹호하는 반당적 행위도 서슴지 않았다. 이재명이 싫다면서 말이다. 이는 마치 조선의 왕이 싫다고 일본의 왕에게 머리를 조아리는 것과 다름없는 행패였다. 그러면서 소탐대실의 최악의 예를 보여주었다. 사실 이낙연의 사주 격국을 보면 국무총리도 감지덕지할 정도이다. 결코 대권을 노릴 귀격을 지닌 사주가 아니다. 그럼에도 언감생심 노욕을 부린 것도 모자라서 나이에 어울리지 않은 몽니까지 부렸다. 한 마디로 추태가 아닐 수 없다. 이렇게 이낙연은 소탐대실의 대죄를 저질렀음에도 이에 대한 추호의 반성도 없이 이제 공부를 핑계로 슬며시 미국으로 쉬러 간다. 그러면서 마치 김대중의 발자취를 따르는 모양새를 취한다. 참으로 가소로운 일다. 이는 김대중의 격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그릇을 지닌 자가 취할 태도가 아니다. 김대중은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위해서는 적과의 동침도 마다하지 않고 무한한 수용성을 보인 정치인이다. 그릇이 전혀 다르다. 당내 경선에서 명백하게 패배했음에도 말도 안 되는 사사오입 논란을 일으킨 그릇이 감히 김대중을 입에 담는 불경죄마저 저질렀다. 그 이전에 이미 노무현 대통령께서 고통을 당하는 동안 수수방관한 죄는 영원히 씻을 수 없을 것이다. 게다가 이재명을 끝까지 견제하는 내부의 적을 자초하며 차라리 윤석열의 당선을 바란 죄는 영원히 남을 것이다. 기회주의는 두 번으로 족하다. 그래서 이낙연은 민주당의 오적에 속하지 않을 수 없다.     


이낙연 못지않은 행패를 부려 오적에 속하는 자가 바로 박지원이다. 박지원이 누구인가? 원래 전두환의 동생인 전경환의 이른바 ‘빽’으로 전두환의 허수아비 정당인 민정당에 입당하여 권력을 노리다 실패하지 당시 망명 중이던 김대중으로 줄을 갈아타고 출세 가도를 달린 인물이 아니던가? 그런데 그 뒤 권력을 잡고 나서는 부정한 짓으로 전과자가 되었을 뿐 아니라, 후일 문재인을 배신하고 민주당을 탈당하여 안철수의 국민의당으로 날아가는 철새가 되기도 한 인물이다. 게다가 대선에서 패배한 다음 재기에 나선 안철수를 비난하는 모순적 언행을 보여 진성의 철새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기도 하였다. 물론 이낙연과 마찬가지로 박지원도 호남을 든든한 배경으로 하고 있으니 중앙 정계에서 큰소리 칠 수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호남에서 조차 낙선한 인물이 함부로 입을 놀리고 있으니 가소롭기까지 하다. 자신이 한 때 배신한 문재인 정권에서 안기부장까지 했으니 자족한 줄 알고 물러나는 것이 도리다. 그 정도면 권력을 누릴 만큼 누렸으니 더 이상 죄를 짓지 말아야 할 것이다.  


다음 오적의 명단에 올라 마땅한 자가 홍영표다. 전라북도 고창 출신답게 민주당 내의 호남계를 대표하고 있으면서 이재명과 대립각을 세우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한국 정치계에서 호남 출신은 태생적 마이너 리거이기에 생존을 위하여 이른바 ‘호남향우회 정신’을 가질 수밖에 없음은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자기와 자기 패거리가 살자고 당을 흔드는 소탐대실의 죄를 범하는 것은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이다. 이낙연과 더불어 민주당 내의 친문 좌장을 자임하는 모양이지만, 이는 마치 임진왜란의 와중에도 당파싸움이나 일삼던 그 잘난 양반 조상들의 우를 되풀이하는 꼴이다. 자기 살자고 당을 깨는 일을 해온 민주당 내의 ‘호남향우회 정신’은 이제 버려야 한다. 또한 한국의 정치 지형에서 호남이 늘 이용만 당하고 결국 버림받아왔다는 피해의식도 같이 버려야 한다.   


호남이 살려면 호남을 버려야 한다. 호남의 색깔이 강해질수록 한국의 정치판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엄연한 진리를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다. 호남향우회 의원들끼리 모여 탈당을 한들 어디로 갈 것인가? 그리 한다면 국민의힘을 영남당이라고 비난할 명분도 실리도 다 잃게 될 것이다. 이미 안철수에 한 번 속았는데 또 같은 어리석은 짓을 되풀이하겠다는 말인가? 시대정신의 흐름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 영원히 민주당 신오적에 속하지 않을 요량이라면 말이다. 드루킹 특검에 합의해주는 커다란 실수를 범한데 이어 검찰 개혁도 질질 끌다가 막판에 조잡하기 이를 데 없는 입법을 강행하여 국민의 조롱을 산 일은 두고두고 반성해 마땅하다. 180석이나 가지고 2년의 시간이 있었음에도 문자 그대로 만만디로 굴다가 막판에 와서 번갯불에 콩을 볶았으니 법꾸라지나 다름없는 윤석열과 한동훈에게 치도곤을 당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 아니겠는가? 국민의 염원을 외면하고 그런 나태를 부린 죄는 상당히 크다.   


마지막으로 민주당 내의 이른바 ‘익명의 신오적’을 대표하는 자가 바로 고민정이다. 윤석열의 후광으로 경기도지사 선거에 뛰어든 김은혜와는 달리, 전적으로 문재인의 후광으로 광진구에 출마하여 오세훈을 물리쳐 신선한 충격을 준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이 다였다. 180석이나 되는 세력을 몰아주었음에도 복지부동으로 권력의 단맛만 누리다가 결국 정권을 야당에 내주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지선과 보선이 끝나고 가벼운 입을 놀려 설화를 겪는 그의 모습에서 그의 그릇을 볼 수 있지 않은가? 조선일보에 이용당할 것이 뻔한데도 입을 가볍게 놀리는 것은 그와 유사한 다른 민주당 의원들과 다르지 않다. 그것도 뒤에 앉아 최대한 몸보신하면서 가만히 상황을 지켜보면서 입만 놀리는 짓 말이다. 그러라고 국민이 180석이나 몰아준 것이 아닌데도 그 모양이다. 고민정과 같은 의원으로 가득한 민주당이 현재 보여주는 모습이 한심한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이런 식이면 2년 남은 총선에서 민주당이 참패하기 이전에 공중분해되고 말 것이다. 그런 분열을 획책하는 고민정 같은 자들이 넘치는 민주당은 국민의 심판을 받아 마땅하다.   

 

사실 민주당 안에서 큰 지분을 지닌 호남 세력이 제대로 힘을 발휘하려면 다당제를 주축으로 하는 의원내각제가 도입되는 수밖에 없다, 그러면 합종연횡을 자유롭게 하면서 호남의 이익을 최대한 취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흑백논리에 빠진 한국의 정치 지형에서 의원내각제는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만약 민주당이, 특히 민주당 내의 호남 세력이 차기 총선에서 확실한 지분을 확보할 요량이면 헌법을 고쳐서라도 선거제도를 바꾸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 오합지졸의 모습을 보이며 사분오열 직전에 있는 민주당에서 누가 그런 혁명을 꿈이나 꿀 수 있겠는가? 그저 형세 판단을 잘하여 줄을 잘 선 덕분에 재선을 하는 것만 꿈꾸는 자들로 넘친 민주당에서 말이다. 그러니 차라리 크게 흔들어 판을 다시 짜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원내에 들어온 이재명이 승부사의 기질을 발휘하여 민주당이라는 전쟁터에서 어떤 솜씨를 발휘할지 기대가 크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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