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Francis Lee Jul 30. 2022

윤석열은 한동훈이 밟는 ‘도어스텝’이었나?

차기 대선의 윤곽이 이미 충분히 보인다.

드디어 윤석열의 지지율이 20%대로 급전직하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 윤석열의 지지율 하락의 근본 원인이 특별히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원인은 이명박의 광우병과 사대강 개발이나 박근혜의 세월호 같은 외적 충격에 의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마치 가랑비에 옷이 젖는 것처럼 윤석열이 여기까지 왔다. 게다가 ‘건들대는’ 김건희의 행보는 윤석열의 지지율 하락에 결정적인 요인이 되었지만 여전히 통제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수구 세력 진영에서는 큰일이 난 듯이 난리가 날 법도 하다. 그래서인가? 조중동마저도 윤석열 비판 대열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면서 한동훈을 향한 한비어천가를 부르는 데 여념이 없다. 원래 언론이라는 것이 이리 간사한 법 아니던가?    

 

언론의 간사함에 대한 유명한 고사는 프랑스의 나폴레옹과 관련되어 있다. 한 때 프랑스 제1국의 황제였던 나폴레옹은 1813년 라이프치히 전쟁에서 패배한 이후 엘베섬에 유배되었다. 그러나 1815년 부하들의 도움으로 엘베섬을 탈출하게 되었다. 그러자 프랑스의 언론들은 일제히 ‘쥐새끼가 섬을 탈출하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어댔다. 그러다가 마침내 나폴레옹이 자신의 군대를 이끌고 파리에 위풍당당하게 진입하자 그 언론들은 ‘황제께서 입성하시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앞 다투어 실었다. 이것이 원래 찌라시에서 먹고사는 기레기들이 보여주는 언론의 본질이다. 그 유구한 전통을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여전히 확인할 수 있는 것이고.

     

각설하고...      


巧言令色 鮮矣仁. <論語>의 ‘學而’ 편에 나오는 말이다. 문자 그대로 교활한 말로 남을 속이고 이익이 되면 비굴하게 웃으며 아첨하는 인간들치고 제대로 된 자가 없다는 뜻이다.   

  

그런데 요즘 찌라시에서 기레기들이 이른바 ‘한비어천가’를 이구동성으로 불러대면서 한 결같이 내세우는 것이 한동훈의 ‘말빨’이다. 한동훈이 모든 국회의원들을 제압했다며 자랑스럽게 쓰레기만도 못한 글들을 난발하고 있다. 그도 모자라는지 이미 고딩 때 친구들을 모두 제압하여 ‘민족의 태양’ 수준의 칭송을 받았다며 마치 한동훈이 새 역사 창조에 나서기라도 한 듯이 ‘빨아대는’ 기레기도 있다. 이 기레기들에게는 ‘차기’가 한동훈이라는 촉이 이미 온 것인가? 아니면 조중동이 윤석열을 맹목적으로 민 것처럼 미리 밀어서 용산궁에서 한 다리 걸쳐보려는 속셈인가?   

  

사실 한동훈의 달변은 어눌하고 정치에 별 관심이 없어 보이는 윤석열과 크게 대비되어 더욱 돋보이고 있다. 그리고 그런 달변은 그의 명민함의 표징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리고 그의 ‘흠결 없는’ 성장 과정은 그의 아내인 진은정의 ‘고품질’과 연계되어 이른바 ‘명품 커플’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특히 한동훈 진은정 커플은 윤석열 김건희 커플과 극명한 대비를 이루면서 더욱 수구 세력의 희망이 되고 있는 것이다.

    

달변의 엘리트 한동훈과 그의 아내로 능력자이며 그와 마찬가지로 자타가 공인하는 엘리트인 진은정은 눌변이고 다혈질인 9수생 윤석열과 그 출신부터 학력과 경력에 이르기까지 모두 의심을 사고 있는 김건희와 극명하게 대조되는 인물이다.


한동훈은 비록 춘천에 기반을 둔 사업가 부모에게서 태어났지만 초등학교부터 서울에서 다니며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인정하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게다가 윤석열이 9수나 한 고시를 한동훈은 ‘가볍게’ 단 한 번에 통과했다. 그것도 대학 재학 시절에 말이다. 그리고 군 복무라는 임무도 법무관으로 당당히 완수했다. 윤석열처럼 ‘부동시’를 핑계로 피하지 않은 것이다. 그리고는 바로 검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엘리트라 불리기에 조금도 손색이 없는 이력이다.


그리고 이제 한동훈은 법무부 장관이 되어 총장이 없는 검찰의 인사도 완전히 정리하여 대한민국에서 막강한 ‘실질적’ 권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되었다. 그는 이제 누구든 걸고넘어질 수 있는 자리에 오른 것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모든 국회의원이 한동훈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현재 국회의원 가운데 걸면 안 걸릴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사주가 다는 아니다. 그러나 지난번에 말 한 대로 한동훈의 사주는 결코 ‘그릇’이 아니다. 한동훈의 사주를 놓고 그 어떤 도사가 논쟁을 걸어도 싸울 자신이 있다. 그러나 문제는 최고의 엘리트인 한동훈 진은정 커플과는 비교도 안 되는 ‘그릇’의 윤석열 김건희 커플이 그 자리까지 올라가는 사달이 나는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니 천운은 알 수 없는 노릇 아닌가?

     

윤석열의 지지율이 끝없는 바닥으로 추락할수록 그에 반비례하여 한동훈의 인기는 가파르게 하늘로 치솟고 있다. 이미 보수 진영의 확실한 차기 대선 후보로 손색이 없어 보이는 것이다. 그러니 기레기들이 앞 다투어 ‘한비어천가’를 부를만하지 않은가? 어차피 그 자리에 오를 맘이 별로 없었던 윤석열은 그가 내세우는 법대로 하여 5년 채우고 나가면 그만이다. 그리고 한동훈이 자기를 내칠 리도 없는 노릇이고. 그러니 윤석열 김건희 커플은 ‘놀이’를 즐기다가 나가고 한동훈이 그 뒤를 잇게 되면 전 정권의 비리를 캘 리도 없으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 아닌가? 더구나 윤석열 김건희 커플과는 비교가 안 되는 ‘찐’ 엘리트 커플이니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진은정은 어떤가? 그는 한동훈과 마찬가지로 서울대 법대를 나와 고시에 합격하여 2009년부터 국내 최고의 로펌인 김앤장에서 일하고 있다. 더구나 그는 미국 변호사 자격까지 취득하였다. 그래서 주로 외국계 기업의 국내 진출을 돕는 전문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그러니 그의 ‘머리’는 더 이상 증명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더구나 그는 유명한 법조 집안 출신이다. 명문가 출신 엘리트로서 조금도 손색이 없는 것이다. 이는 특히 그 출신 성분과 학력이나 경력에 무한한 의심을 사면서도 ‘건들대는’ 김건희와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윤석열 김건희 커플이 좌충우돌하며 죽을 쑤고 있는데 마침 한동훈 진은정 커플이라는 ‘진짜 명품’ 엘리트 부부가 수구 진영에 나온 것이다. 이들은 앞에서 말한 대로 윤석열 김건희 커플과 비교가 안 될 정도의 엘리트적 품격을 갖추고 있다. 연예인에게조차 학력을 묻는 지독한 엘리트주의적인 한국 사회에서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리고 한동훈 진은정 커플은 이재명 김혜경 커플과도 극과 극의 대비를 보인다. 이미 알려진 대로 이재명은 찢어지게 가난한 집안에서 자수성가한, 문자 그대로 개천에서 용이 된 사람이다. 그의 아내 김혜경은 SKY와는 ‘거리가 먼’ 숙명여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했고 사회적 활동도 별로 없는 평범한 인물이다. 그리고 이재명 김혜경 커플은 이미 수구 언론에 의해 거의 만신창이가 되어 있고 바로 그 누구도 아닌 한동훈의 법무부와 검찰의 칼끝 앞에 서 있다. 걸면 걸리게 되어 있지 않은가?        

 

그런데 이재명을 밀어야 할 야권은 어떤가? 이재명 파와 이낙연 파가 갈려 죽자고 싸우고 있다. 어차피 8월에 이재명이 당대표가 되는 순간 분열이 될 것이 거의 분명해 보인다. 적진 앞에서 분열된 조직이 승리를 거두는 경우는 없다. 이미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을 미느니 차라리 윤석열 당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공언한 수박들이 여전히 민주당 내에서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니 사실 차기 대선의 결과가 이미 나온 것이나 다름없다. 윤석열이 문자 그대로 나라를 ‘말아먹고’ 나가도 찬란히 빛나는 한동훈이 기다리고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윤석열과 김건희 커플이 사달을 내면 낼수록 한동훈 진은정 커플의 ‘품격’은 더욱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수구세력은 이미 한비어천가를 마치 베토벤의 환희의 송가를 부르듯 입을 모아 열창을 하는가 보다. 사실 윤석열 김건희 커플이 바닥을 치면 칠수록 오히려 한동훈 진은정 커플은 더욱 빛날 것 아닌가?

  

사실 한동훈은 윤석열과 마찬가지로 아웃사이더로 돌다가 뜬 인물이다. 그런데 그 결이 크게 다르다. 윤석열은 보수 정권에서 아웃사이더로 돌다가 진보 정권에서 승승장구하여 마침내 오늘에 이른 인물이다. 그러나 한동훈은 보수 정권에서 그런대로 잘 나가다가 진보 정권에서 문자 그대로 ‘물먹은’ 인물인 것이다. 그리고는 윤석열의 절대적인 신뢰 속에 그 정권에서 실질적으로 최고의 권좌에 오르게 된 것이다. 그러니 한동훈은 적자논쟁에서도 비교적 자유롭다. 윤석열처럼 ‘변절’이라는 주홍글씨를 이마에 새길 필요는 없는 것이다. 보수 진영에서 보기에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닌가?   

  

이미 인기가 바닥에 떨어졌고 애초에 그 자리에 오를 권력의지가 없었던 윤석열이 기사회생하는 방법은 거의 없어 보인다. 물론 김정은과의 대치 국면이 악화되어 한반도의 정세가 벼랑 끝으로 몰리게 될 경우 상황이 극적으로 역전될 가능성이 높다. 사실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는 현재 국민의 90% 이상의 지지를 받는 영웅이 되었지만 전쟁 전에 그는 무능력과 부패로 지지도가 10%에 머무는 위기에 처해 있었다. 그런데 전쟁으로 국민들이 엄청난 희생을 치르는 가운데 그는 기사회생한 것이다. 그래서 전쟁은 언제나 정치가들이 물리치기 힘든 커다란 유혹이 된다. 물론 엄청난 도박이기에 쉽게 결단을 내릴 수는 없지만 말이다.

    

이렇게 볼 때 수구 진영은 윤석열 김건희 커플이 아무리 사달을 내도 걱정할 것이 없다. 아무런 ‘대책’ 없이 시작한 윤석열 김건희와는 달리 이미 충분히 ‘준비된’ 한동훈 진은정 커플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지금 모습을 보면 윤석열 김건희 커플은 한동훈 진은정 커플에게 문자 그대로 대권의 문으로 이끄는 도어스텝으로 보인다. 윤석열 김건희가 욕을 먹을수록 한동훈 진은정 커플은 더욱 빛이 나게 될 것이다. 그래서인가? 윤석열이 기를 쓰고 도어스테핑을 하는 역설적인 이유가? 벌써 차기 대선 여권 주자로 한동훈이 1위를 달리고 있는 것도 다 이유가 있는 것인가 보다.    

 

그런데도 진보 진영은 자기들끼리 물어뜯는 데 여념이 없다. 그 누구도 이재명을 위한 도어스텝이 될 생각이 없어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야권에서 이재명 카드 외는 한동훈과 맞설 뾰족한 대안도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도 이낙연을 중심으로 한 ‘수박’들은 그 알량한 내부 권력을 놓고 벌이는 집안싸움에서 한 치의 양보도 하지 않을 작정이다. 그래서 이제 수구 세력의 정권 재창출은 따 놓은 당상이 될 모양이다. 참으로 모를 천운의 흐름이다. 과연 이 나라가 어디로 가려는 것일까?          


작가의 이전글 결국 윤석열 정권이 5년을 다 채울 것으로 보인다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