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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ncis Lee Sep 17. 2022

무당들이 김건희의 미래를 알 수 있다고?

천운은 인간의 머리로 예단할 수 없다.

김건희가 하루가 멀다 하고 사고를 치다 보니 그의 미래에 대하여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다. 특히 그가 무속과 관련되었다는 루머가 계속 퍼지면서 특히 그의 사주가 말해주는 운명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모양이다. 그러나 사주가 다가 아니다.

     

사주가 무엇인가? 문자 그대로 한 사람이 태어난 연월일시의 네 기둥이다. 그것을 중국식 역법으로 천간과 지지를 붙여 여덟 글자를 만들어 이른바 사주팔자라는 것을 술사들이 본다. 그리고 이러한 점을 보는 술법에는 수십 가지 종류가 있다. 그 가운데 가장 널리 퍼진 것이 자평명리, 자미두수, 기문둔갑 정도다. 물론 거의 모든 술법의 기원은 유교의 경전인 <주역>이다. 그 <주역>은 자연과 인간을 지배하는 천지의 기운을 음양에서 시작하여 64괘로 설명해 내고 있다.

      

그러나 제아무리 날고 기는 술사라고 해도 자연과 인간의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물론 사주로 한 사람의 일생을 ‘대충’ 파악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이른바 ‘족집게’로 예측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두 가지 이유에서이다. 첫째로는 그런 족집게 술법이라는 것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둘째로 자연과 인간의 삶에서 벌어지는 일에는 인간의 지식으로 다 헤아리기 힘든 변수들이 작용한다. 일기예보에 비유할 수 있다. 오늘의 예측으로는 태풍이 5일 후에 한반도에 상륙할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이틀 후에 상황을 보면 중국에 상륙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그래서 안심하고 있었는데 그 태풍의 끝자락이 한반도를 덮치면서 비바람과 더불어 홍수를 야기할 수도 있다.

      

점술도 마찬가지이다. 인간의 삶에 작용하는 변수는 거의 무한하다. 그리고 개인마다 그 변수의 종류와 작용도 다르다. 예를 들어보자. 김건희의 생년월일이 1972년 9월 2일이다. 1972년에 태어난 신생아 수는 952,780명이다. 그 절반이 여자라고 보면 김건희처럼 임자년 검은 쥐띠인 여자가 거의 50만 명 정도다. 그리고 김건희와 똑같은 사주를 가진 여자는 100명 정도 된다. 그렇다면 그 여자들이 모두 김건희와 똑같은 ‘과거’를 지녔을까? 그럴 리가 없다.


내가 점을 봐준 사람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분명히 창녀 사주인데 멀쩡한 집에 시집가서 잘 사는 여자도 있었다. 그리고 절대 수녀 사주가 아닌데 평생 수녀로 사는 경우도 있었다. 그리고 윤석열 김건희의 경우처럼 절대로 한나라의 지도자 반열에 오를 수준의 사주가 아닌 데도 결과는 정 반대로 나오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그런 것을 어쩌다가 소가 뒷걸음치다가 쥐 밟는 식으로 맞춘 술사는 갑자기 ‘천인공노’할 사기꾼 ‘도사’의 반열에 오르고 그 집을 찾는 아줌마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기도 한다.

      

도대체 왜 그런가? 술사들은 여러 변명을 늘어놓는다. 그러나 정답은 하나다. 천운은 인간이 모른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래를 모르기에 더욱 미래를 궁금해하고 돈과 명예를 추구하기에 애가 타는 소인배의 인성을 지닌 인간들이 널린 세상에서 여전히 점술이 횡횡할 수밖에 없다. 미래를 알려준다는데. 더구나 복채를 두둑이 내고 소를 잡아 껍질을 벗겨 고사를 지내면 대박이 난다는데 마다할 인간이 얼마나 될까? 그래서 오늘도 사주를 보고 특히 ‘천인공노’할 사이비 도사 집은 예약도 안 되는 것이다. 그런데 과연 사주가 얼마나 맞을까?

    

예를 들어 보자 김건희와 같은 날에 태어난 여자들은 모두 병자년 무신월 병신일의 사주를 지녔다. 금수가 넘치고 목은 안 보이니 극신약인 사주다.

    

나도 사주 공부를 조금 했으니 김건희와 같은 날 태어난 여자의 사주를 좀 더 살펴보겠다.  현재 가장 큰 문제는 대운과 세운에서 동시에 인신충이다. 병신 일주인데 일지와 월지가 모두 신금이라 양충에 걸린 것이다. 이렇게 요란하게 충이 걸리는 경우도 매우 드물다고 하겠다. 흔히 인신충은 몸을 다치게 된다는 암시를 준다. 더구나 월지와 일지가 동시에 충이 되니 집안이 흔들리고 자신의 육신이 흔들리는 것을 말한다. 구체적으로는 소화기계와 근골격계를 다치게 된다는 의미이다. 물론 신경계, 특히 하반신에 무리가 온다는 암시가 있다. 본래 지병에서 오는 것보다는 교통사고와 같은 외부의 영향으로 다치게 된다. 그리고 육체적인 것 이외에 삶 자체가 롤러코스터처럼 하루도 편할 날이 없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내년은 어떤가? 계묘년이다. 극신약 사주에 목이 들어오기는 하지만 수를 동반하니 젖은 나무가 도움이 될 리가 있나? 내년도 계속 풍파가 끊이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올해부터는 삼재가 들었으니 더 좋을 리가 없다.     


점집에 가면 이런 식으로 풀이해 준다. 별 것 없다. 그리고 이런 수준으로 해석하는 데에는 사주학의 기본서를 석 달 정도만 혼자 공부해도 충분하다. 김건희가 어느 기자와 대화를 나눌 때 자랑했던 영적인 기운 같은 것은 전혀 필요 없는 것이다. 그리고 사주 해석은 같은 날 태어난 사람들 사이에도 여러 변수를 고려해서 보아야만 한다. 김건희와 동일한 사주를 타고난 100여 명의 다른 여자들도 2022년에 대박이 나고 동시에 사달이 났을까? 말도 안 되는 소리다. 김건희와 한날한시에 태어난 여자들 가운데 이미 사망한 이들도 많다. 사주로 인간의 미래를 다 예측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헛소리이다. 그러나 나의 체험으로 사주가 도움이 되는 부분도 분명히 있다. 특히 사람의 성격을 파악하는 데는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 요즘 MBTI가 대세인데 사주는 MBTI에 버금가는 수준의 인성 분류가 가능하다. 그러나 미래 예측에서는 그 효용이 많이 떨어진다.

    

그래서 사주로도 알 수 없는 것을 궁금해하는 이들을 위해서 무당이 존재하는 것이다. 무당, 특히 신 내림을 받은 무당은 자평명리처럼 생년월일을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영적인 힘을 빌려 직관적으로 파악하는 것이기에 자평명리가 보지 못하는 부분을 해석하는 데 보조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저잣거리에 사이비 가짜 무당이 넘치고 있다는 사실에 있다. 유튜브와 블로그를 찾아보면 온갖 도사와 무당들이 점집을 차리고 있다. 그러나 내가 점 공부를 해보고 나서 확신해서 말하는 데 그들 대부분, 곧 90% 이상은 가짜다. 공부를 제대로 안 한 사람이 거의 대부분이다. 특히 신 내린 무당을 자처하는 이들의 경우는 더욱 심하다.   

  

구체적으로 유튜브에 오른 몇몇 무속인이 예언한 김건희의 미래를 예로 들어보자. 여기에서 예를 들어본 것은 무작위로 선택하였다.     


<김PD>에 나오는 여자 무속인은 김건희의 운이 내년에 태풍의 눈으로 들어가듯 더욱 불길하다고 말한다.(참조: https://www.youtube.com/watch?v=L3h-JO-tIh8)


<꾼홀딩스>에 나오는 여자 무속인은 김건희가 남자 같은 여자로 욕심이 많고 남의 인생을 살아오면서 구설과 칠성줄이 세어 몸이 아프단다. 또한 ‘방울’ ‘부채’ 잡을, 곧 무당 팔자란다. 그런데 ‘수렴청정’을 하고 있단다. 결과적으로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구설수가 너무 심해진다고 한다. (참조: https://www.youtube.com/watch?v=frAH-aZ9Uoc)


<약사보살 해연>에 나오는 여자 무속인은 김건희가 결혼하지 말아야 할 사주라고 한다. 그래서 현재 배우자도 죽은 자나 다름없다고 한다. 남자로 태어나야 할 팔자였다. 그런데 힘이 기울면 그동안의 행위에 대한 대가를 치른다고 한다. 구설수는 평생 따른다고 한다. 현재 드러난 것은 빙산의 일각으로 앞으로 더 깜짝 놀랄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도 하였다. (참조: https://www.youtube.com/watch?v=p8InFjTN6Sc)


<꾼홀딩스>에 나온 또 다른 무속인은 김건희 윤석열이 악삼재가 겹친 사주라고 한다. 부부의 기운이 바뀌어 남녀의 역할이 바뀌었다고 한다. 앞으로 5~7년 동안 구설수가 끊임없다고도 했다. ‘수렴청정’의 역할을 김건희가 한다고 했다. 그리고 특히 10~11월에 구설 시비에 시달릴 것이라고 예언했다. 내년이 되면 자리를 보전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말도 했다. 악삼재가 겹친 상황이라 2023년을 잘 극복해야 한다는 충고도 했다.(참조: https://www.youtube.com/watch?v=qrGEPeviwwE)


<천운사TV>에 나온 남자 술사는 김건희가 연말과 내년에 구설수가 심할 것이라고 했다. 내년부터 운이 꺾이고 후년에는 심각해질 것이라고 했다. 혼자 똑똑하지만 영리하지 못해 뒷감당을 못하는 사람이라고도했다. 특히 김건희의 건강, 특히 정신 건강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예언도 했다. (참조: https://www.youtube.com/watch?v=nRpOtIqoBBk)


<일산꽃대신신당무당이화정>에 나온 여자 무속인은 김건희가 남자로 태어났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당같이 신기가 있고 기가 센 여자라는 평가도 했다. 평생 구설수가 따르지만 쉽게 죽지 않는다고 말했다. 55살부터는 편해질 것이라는 예언을 했다. 건강이 나빠서 단명할 사주라는 말도 덧붙였다. (참조: https://www.youtube.com/watch?v=j2Pr1rfPOtw)


<영보신당>에 나오는 여자 술사는 김건희가 남자 사주를 가지고 태어난 자로 평생 시비 구설이 많을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김건희가 무당의 팔자라 촉이 발달했다고 진단했다. 건강도 매우 조심해야 하는 것도 말했다. 2023년에는 관재수까지 있다고 하였다. (참조: https://www.youtube.com/watch?v=rjn-HcKdWcM)

     

물론 유튜브에 나오는 술사들이 하는 말의 신뢰성에 대해서는 당연히 의심해야 한다. 앞에서 말한 대로 시중에서 술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이들 가운데 기초적인 소양이 부족한 이들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다. 그러나 유튜브에 자신을 공개할 정도 하면 어느 정도 ‘각오’를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위에 예를 든 7명의 술사 가운데 자평명리적인 해석을 하는 이는 한 사람도 없다. 모두 사주풀이가 아닌 영기로 점을 보는 이들이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무당들이다. 7명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은 김건희가 남자 사주를 타고났고 건강이 약하며 구설수에 휘말리며 살 운명이라고 하였다. 칠성줄 이야기도 복수의 술사가 말했다. 또한 김건희가 무당 팔자라고 말한 술사들도 다수이다.  

     

그런데 이 무당들이 한 말은 김건희가 기자와 전화로 나눈 대화에 나온 내용과 대체로 일치한다. 윤석열에 대한 평가를 하며 남자가 아니라는 말은 김건희 스스로가 한 바가 있다. 그리고 자신이 영기가 있어서 사람을 다 안다는 말도 했다. 그런데 문제는 자신과 대화를 나눈 그 기자가 대화를 다 녹음하고 궁극적으로 언론에 노출시킬 것까지는 몰랐던 모양이다. 신기라는 것이 원래 그렇다. 결코 ‘다 알지’ 못한다. 그러니 위에 예를 든 술사들의 ‘예언’도 다 맞을 리가 없다. 그리고 비록 위에 예로 들어본 무당들의 발언 시점이 2~3달 전부터 며칠 전까지 다양하지만 김건희와 관련된 사달이 이미 작년부터 저잣거리에 안줏감으로 회자되었기에 술사들 또한 풍문으로 들은 바가 많았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김건희의 사주를 분석해 보아도 신기가 있는 술사들의 이야기를 참고해 봐도 김건희의 미래를 ‘족집게’ 수준으로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다만 커다란 추세만을 알 수 있을 뿐이다. 과거 윤석열이 후보 시절에 윤석열의 당선을 예언한 도사들이 있다고 해서 그들의 이름이 언론에 거론된 적이 있다. 그러나 그들이라고 신기가 더 뛰어날 리가 없다. 어쩌다가 맞춘 것일 뿐이다.     

 

무엇보다도 사주의 그릇과 천운의 흐름은 전혀 다른 것이기에 술사들이 한 사람의 운명을 세세하게 다 파악할 수는 없는 법이다. 다만 <주역>에서 말하는 천운은 늘 유동적인 것이다. 그리고 무엇이든 차면 기울고 기울면 차게 되어 있는 것이 <주역>에서 말하는 우주의 원리이다. 그래서 분에 넘치는 벼락 출세했다고 마냥 기뻐할 일도 아니고 운이 풀리지 않는다고 세상을 원망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문제는 김건희가 여염집 아낙네가 아니라 대한민국을 5년 동안 이끌어갈 지도자의 아내라는 사실에 있다. 그의 사주팔자와 운명이 대한민국의 미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말이다. 그래서 비록 무당들이 불길한 말을 하고 내가 본 사주로도 불길한 김건희의 운이 그저 개인적인 차원에서 작용하기를 바랄 뿐이다. 여러 가지를 종합해 볼 때 올해 말과 내년이 김건희의 운명에 절대적인 전환점이 될 일이 일어날 것으로 보이니 일단은 지켜볼 심산이다. 참으로 답답한 상황이지만 <주역>의 지혜를 빌려 마음 수양을 해야 할 때인 것 같다.  

   

天行健君子以自强不息 (周易, 乾卦)     


주역의 원리로 건괘는 완성이기에 남은 것은 내려가는 일 밖에 없다. 이제 김건희는 대한민국의 정상에 올랐으니 내려갈 일밖에 남지 않았다. 그래서인가? 취임 100일도 되지 않아 구설수가 더욱 악화되고 있다. 군자는 정상에 오르면 자신의 권력을 뽐내지 않고 오히려 쉬지 않고 내공을 쌓는다. 그것이 군자의 길이기 때문이다. 정상에 올랐음에도 자강불식을 하는 군자는 백성들의 자발적인 동의를 얻은 권위를 발휘하게 된다. 그러지 못한 소인배가 정상에 오르면 권위주의에 빠지게 되는 법이다. 윤석열과 김건희가 택할 길이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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