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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ncis Lee Feb 28. 2023

마침내 ‘개딸’과 ‘수박’의 전쟁이 발발한다고?

이재명의 기사회생은 계속될 것이다.

이재명 구속에 관련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아슬아슬하게’ 부결된 후유증이 나타나고 있다. 이 결과를 놓고 찌라시에 기생하는 기레기들이 난리부루스가 난 모양으로 날뛴다. 마치 민주당이 곧 분당이라도 되기를 바라는 모양으로 말이다. 그러나 말도 안 되는 수작이다. 사실 이번에 통과되었다면 민주당은 치명타를 입었을 것이다. 그래서 민주당이 내부단속을 했고 미국에 주저앉아 있는 자도 협력하는 척 운을 띄운 것이리라. 그러면서 조용히 등뒤에 칼을 찌른 모양새가 되어 버렸다. 그러나 이재명이 누구인가? 그의 평생이 인동초였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사주로 볼 때 겨울에 난 강한 을목 일주의 삶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재명은 핍박을 당할수록 그리고 남이 짓밟으려고 할수록 더욱 생존 본능이 발휘되는 사주다. 한 마디로 잘못 건드렸다. 오히려 이번 사달이 이재명에게는 당을 정화하고 내년 총선에서 공천권을 장악할 수 있는 기사회생의 기회가 될 것이다.


민주당 내의 이른바 ‘수박’들이 본모습을 보인 것이고 이에 대하여 이재명 군단이라고 할 수 있는 ‘개딸 부대’가 ‘수박 서리’에 나선 모양이다. 정치판에 일반 시민이 집단을 이루어 관여하는 것은 전형적인 민주주의적 행위이기에 지금 ‘개딸 부대’가 벌이는 이른바 ‘1급 역적 색출’ 작업은 매우 정당한 일이다.  국민 말고 누가 정치에 개입할 권리를 배타적으로 독점한다는 말인가?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법이다. 그래서 당연히 정치가를 '처단'할 권리도 국민만이 지닌다.


그런데 수박으로 추정되는 인물들의 태도가 하나같이 군색하다. 이재명이 싫어서 체포에 동의했으면서 자기는 아니란다. 역시 전형적인 기회주의자 '수박'다운 태도다. 그렇게 추접한 자들이 이른바 진보 좌파의 탈을 쓰고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목에 힘주고 있으니 나라가 이 모양 이 꼴이 되고 있는 것 아닌가?     


당연히 미국으로 도망가 안락한 연구실에 앉아서 한국 정치만 관망하고 있는 자가 총지휘했을 것이라는 사실은 지나가는 개도 알 수 있는 일 아닌가? 변희재의 주장대로 현재 한국 정치판에서 윤석열 패거리와 민주당의 수박들이 작당하여 내각제를 추진하려 한다는 소문의 진위는 알 수 없다. 어차피 국민의힘에 굴러들어 온 돌이라서 기존 세력이 전혀 없어 당대표 지명이라는 무리수까지 두고 있는 윤석열 패거리와 민주당에서 영원한 소수일 수밖에 없는 수박 세력이 연합해서 자기들의 권력을 공고히 하고 싶은 유혹은 떨칠 수 없을 것이기는 하다. 이 두 세력의 배가 맞으니 변희제가 충분히 그런 예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서 내각제는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 4.19 혁명 이후 들어선 장면 정권이 내각제를 실험해 보았다가 보기 좋게 실패하고 박정희 군사독재자에서 나라를 헌납한 기억만으로 그렇게 말하는 것이 아니다. 내각제는 제도만으로 성공적으로 정착시킬 수 있는 제도가 아니다. 이미 역사적으로 강력한 지방 자치와 다양한 정치 세력 간의 합종연합의 경험이 풍부한 독일과 같은 나라에서나 가능한 제도이다. 유럽과는 많이 다르지만 일본의 내각제도 유럽의 중세와 비슷한 군웅할거 시기를 오래 겪은 역사적 배경이 있기에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은 매우 강력한 중앙집권제도의 전통이 천 년 이상 지속되어 온 나라다. 그래서 현재 지방 의회가 운영되지만 다 무늬일 뿐이다. 중앙 정부의 정권이 바뀌면 지방 정부도 송두리째 바뀌는 것이 한국 정치판이다. 이와는 달리 독일의 경우 중앙 정부의 권력이 바뀌어도 중앙정부(Bund), 주정부(Land), 시정부(Kommune)의 철저한 분리주의는 지켜진다.     


그럼에도 내각제 꿈을 꾸는 이유는 당연히 현재 한국의 정치판이 ‘빨갱이’와 ‘토착왜구’의 이데올로기만이 아니라 호남과 영남으로 처절하게 분열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 정도의 분열 세력을 등에 업고 내각제에서 다수당을 차지하면 일본의 자민당 모양으로 영구 집권이 가능할 것이라는 꿈을 꾸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21대 국회에서 영남과 호남의 의원수를 보면 그런 생각이 그저 꿈이라는 사실 바로 알 수 있다. 늘 국민의힘에 충성을 다하는 영남(경남 12, 경북 13, 대구 11, 부산 15)과 강원도(4)를 다 합쳐도 55명에 불과하다. 그것도 대구경북을 완전 싹쓸이 했는 데도 이 모양이다. 민주당의 호남 세력은 더 처참하다. 광주(8), 전남(10), 전북(9), 제주(3)를 다 합쳐도 고작 30명이다. 게다가 이것도 ‘완전 싹쓸이’ 한 결과인데도 말이다.     


이 두 세력이 합치면 85석이다. 국회 정원 300명의 28%에 불과하다. 더구나 영호남의 근원적인 지역적 이념적 차이로 연정을 구성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물론 의원 수를 늘리고 중대선거구제로 법을 개편하면 누이 좋고 매부 좋고 하는 식으로 서로 상부상조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한국 국민이 그리 호락호락할까? 일본의 자민당을 보고 군침을 삼키는 세력의 어리석음이 아무리 커도 극에 달하면 결국 혁명을 일으켜온 민초들의 ‘성질’을 모를 리가 없을 것이다.


결국 내각제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영남이나 호남이나 현재의 구도를 깨고 새로운 정치를 하는 것은 꿈도 꾸기 힘들 것이다. 그런데 그런 사정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민주당의 ‘수박’이 왜 이런 소동을 피운 것일까?      


첫째로 드는 생각은 세과시이다. 37명이 배신을 했다고 하는데 그 숫자가 호남 출신 의원의 숫자와 얼추 맞아떨어지기는 한다. 그러나 배신자를 구분해 보면 최대 17명만이 이재명 체포동의안에 찬성을 한 것으로 계산해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아무리 이낙연이 힘이 세다고 해도 그들 모두를 제압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수박’들 가운데에도 계산이 복잡한 덜익은 '회색 수박'도 존재한다는 것이 이번 투표 결과에서 나타났다. 수박이라고 다 '수박'이 아닌 것이다. 사실 정치판에 영원한 동지도 영원한 적도 없다고 하지 않는가? 자신의 정치적 생명 유지가 최고의 가치인 국회의원에게 의리를 바란다고? ‘개 사과’나 던져 주어야 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개딸 부대’와 ‘수박’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그런데 ‘수박’ 가운데 떨치고 일어나 ‘나는 수박이다!’를 외치는 자가 단 한 명도 없다. 그것이 바로 ‘수박’이다. 그래서 ‘수박’은 허상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번의 세 과시는 오히려 실패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도 단합된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표결 결과에 나온 대로 ‘수박’ 가운데 10명만 더 찬성을 했으면 이재명의 구속은 이루어졌을 것이다. 다시 말해 기권한 9명이 모두 ‘수박’이라고 전제해 본다면 이들의 배신이 오히려 이재명을 살린 것이다.     


이 결과를 놓고 수박 진영은 오히려 공포에 떨게 될 것이다. 지기들이 아무리 내통을 하여 반이재명 전선을 형성하려고 해도 고작 이 정도의 결과를 내놓을 수밖에 없다는, 그리고 지역색만 그대로 드러냈을 뿐이라는 자충수를 둔 꼴이 되었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에서 이낙연은 단내 경선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뜬금없는 ‘445입’ 논란을 불러일으켜 자멸하고 말았다. 그동안 쌓아 올린 신사 이미지를 단 한방에 날려 버린 자충수였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의 자충수를 둔 셈으로 보인다. 특히 종로구를 내던져버린 것은 국민의 최후의 역린을 건드린 것이 되었다. 이낙연은 결국 기껏해야 ‘정동영의 길’을 가게 될 것이다, 그릇이 그 정도뿐이다. 이번에 세과시를 하여 건재함을 보여줄 모양이었으나 결국 실패한 것을 보고 그의 미래를 점쳐 볼 수 있다.     


또 사주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사주를 볼 때 앞으로, 아니 평생 이재명 주변에는 논란이 계속될 것이다. 그러나 인동초의 면모를 그는 계속 보여줄 것이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저력을 보여줄 팔자니 본인이 싫어도 어쩔 수 없이 그 길을 갈 것이다. 이낙연 정도의 사주로는 감당이 안 되는 사주다. 뭐 미신이니 다 믿지는 말고. 그러나 두고 볼 일이다. 이재명은 그의 인격을 둘러싼 잡음과 행정 활동에 관련된 법리 논쟁을 떠나 한 마디로 ‘대단한’ 사람이다. 한국 정치계에서 보기 힘든 문자 그대로의 ‘이단아’이다. 그런 그가 한국 정치판을 어찌 흔들어 놓을지 두고 볼 일이다. 과연 내가 지극히 존경하는 고 노무현 대통령님의 수준에 이를지 지켜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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