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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ncis Lee Aug 30. 2023

이재명 대표는 심청이가 아니라 논개가 될까?

인당수보다는 차라리 남강에 빠져야 살아날 것이다.

민주당 이낙연 계파의 총대를 메고 ‘설쳐대는’ 설훈이 이재명 대표는 인당수에 빠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저승에 갈 날이 ‘매우’ 가까운 김종인이 맞장구를 친다. 결국 손 안 대고 코 풀겠다는 심보다... 과연 이재명 대표가 어떤 선택을 할지 기대가 된다.(참조: 뉴스1,https://v.daum.net/v/20230830080917069?f=p)

    

그런데 일단 이재명 대표가 인당수에 빠지려고 작정한다면 공양미 300석을 받아야 하는 데 과연 누가 줄 수 있을까? 설훈이? 보스인 이낙연이? 이 계파는 세력만 있지 돈이 없다. 줄 능력도 안 되고 줄 맘도 없다. 그런 자가 인당수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물론 이낙연 계파는 이재명 대표가 총선 전에 물러나면 공천권이라는 대어를 낚을 수 있으니 이재명 대표 낙마에 총력을 기울일 만도 하다. 더구나 지난 대선 때와 마찬가지로 국민의힘 측에서 적극적으로 이재명 낙마에 공을 들이고 있으니 잘만 하면 식은 죽 먹기 아닌가? 윤석열 정부가 빨갱이 딱지 붙이기에 골몰하는 현상도 이낙연 계파에는 웬 떡이냐 싶을 것이다. 빨갱이라는 단어는 결국 이낙연 계파의 텃밭인 전라도를 똘똘 뭉치게 하는 데 최고의 명약이기 때문이다. 비록 이낙연이 대권을 잡을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지만 적어도 정동영의 길은 갈 수 있는 것 아닌가? 그 정도만 되어도 “마이 묵었다 아이가!”라는 탄성이 절로 나올 판이다. 늘 소탐대실로 다 같이 죽기 놀이에 길들은 민주당 계보를 충실히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대표가 선택할 길은 무엇일까? 굳이 사주를 들먹이지 않아도 내년 갑진년은 이재명 대표의 일생에서 거의 최악의 운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은 쉽게 예측할 수 있다.  그러나  궁즉통이다. 최악 다음은 늘 최선이 기다리는 법이다.


국민의힘은 총선에서 지난번처럼 또 참패할 때 문자 그대로 난장판이 되고 말 것이다. 오로지 권력만 보고 모여든 십상시들이 난무하는 국민의힘 내부의 갈등은 임계치에 이르러 핵분열이 저절로 일어날 것이다. 그래서 적어도 참패는 아닌 ‘졌지만 잘 싸웠다!’라고 자위할 수준은 되어야 한다. 그래서 빨갱이 딱지를 동원하여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의 계보를 이어볼 심산이다. 그러나 현재 정국을 보면 반타작도 압승으로 여겨야 할 정도다. 그래서 별별 전술이 난무하고 있다. 일단 빨갱이 딱지 붙이기는 시작되었고, 한동훈에게 선거를 맡긴다는 말도 나온다. 처음부터 허수아비에 불과했던 김기현은 낙동강 오리알이 될 것이다. 사실 국민의힘은 내년 총선 준비를 할 수가 없다. 계보도 없고 정치 경험도 없는 윤석열 후보를 바지 사장으로 앉히고 맘대로 해보려고 했지만, 허를 찔렸기 때문이다. 좌충우돌하는 윤석열 대통령을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이 국민의힘 안에는 단 한 명도 없다. 그저 내년 공천 때 불 피바람을 피하고 싶은 모리배들만 넘치고, 꼭 공천받고 싶어 날뛰는 간신배밖에 없다. 그러니 대통령이 나라를 두 쪽으로 갈라놓고 중도층에게 경기를 일으켜도 꿀 먹은 벙어리처럼 가만히 있을 뿐이다.    

  

민주당을 보아 이쁜 구석이 하나도 없다. 적폐를 청산해 보라고 전대미문의 180석을 밀어줘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 그저 파벌 싸움이나 하면서 소탐대실 놀이에 흠뻑 빠져 있다. 골목대장 놀이에 몰두하다가 결국 자멸한 정동영의 그림자가 현재 민주당에 길게 늘어져 있다. 그러나 당내 지분이 모자라는 이재명 대표가 이러한 당내 판세를 정리할 만한 힘도 없다. 그래서 자중지란이 지겹게 지속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낙연이 공천권을 쥔다고 민주당의 대오가 정리될까? 어림 반 푼어치도 없는 소리다. 소리만족의 전통을 이어가다가 쪽박을 차게 될 것이다. 정동영처럼 말이다.     


아무리 천하의 이재명이라도 ‘다구리’를 지속적으로 당하면 일당백의 기개도 아무 소용이 없는 법이다. 더구나 당내에서도 입지가 점점 좁아지는 상황이라 문자 그대로 사면초가인 상황이다. 결국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야 할 것이다. 어차피 윤석열 정부는 물론 검찰과 언론의 합작으로 이재명 대표는 무너지게 되어 있다. 그렇다면 당을 제압할 힘도 없고, 여권의 끊임없는 공격으로 투사의 모습도 많이 상한 이재명 대표에게 남은 선택은 무엇일까? 설훈이 말한 대로 인당수에 빠져야 하나? 그것은 절대로 아니다. 공양미 없는 인당수 행은 머리가 좋은 이재명 대표가 절대로 선택할 리가 없다. 현재로서는 인당수보다는 남강이 더 맞을 것 같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물러나는 시기와 방법이다. 언제 누구를 껴안고 남강에 뛰어들 것인가?     


후보는 이미 나와 있다. 나를 가장 괴롭히는 ‘놈’을 껴안고 뛰어들어야 한다. 한국에는 이제 너무 흔해진 학폭의 사례를 볼 때 ‘다구리’ 당한 아이가 혼자 자살해 버리면 학폭 가해자는 물론 그 가족, 학교, 교사들은 물론 교육 당국도 기뻐 춤추고 날뛴다. 앓던 이가 빠진 기분으로 말이다. 아니라고? 깊이 반성한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다. 한 일주일 애도 기간이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또 다른 학폭 먹잇감을 찾아다닌다. 폭력도 중독이 되어 버리면 영원히 끊지 못한다. 약해 보일수록 더 괴롭히고 싶은 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그러니 비록 이재명 대표가 다구리를 당하고 있지만 혼자 죽어서는 안 된다. 그러면 학폭의 경우처럼 악한 상황이 지속되기 때문이다. 심청이가 심 봉사를 사랑한 것처럼 나라를 진정으로 사랑하여 국민이 눈을 뜨게 하고 싶다면 악을 제거해야 한다. 살신성인의 자세로 말이다. 현재 이재명 대표를 가장 괴롭히는 이들은 누구인가? 당연히 제1번은 이낙연이다. 지난 대선 전에 당내 경선에서 큰 차이로 패배했음에도, 끝까지 인정하지 않고 몽니를 부리다가 4사5입 논쟁까지 불러일으킨 장본인이 바로 이낙연이다. 그리고 대선 패배에서도 아무런 책임감을 느끼지 않고 미국으로 도망가서 푹 쉬다 들어와서는 다시 깐죽거리면서 이재명 대표의 딴지 거는 일에만 골몰하고 있다. 내가 이재명 대표라면 정말 죽이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미워도 민주당 사람이다. 만약 이재명 대표가 이낙연을 안고 남강에 뛰어든다면 이낙연과 똑같은 수준의 인물밖에 안 되는 것이니 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낙연에게는 호남이라는 든든한 뒷배가 있다. 그에 필적할 만한 세력이 없는 이재명 대표로서는 무리할 필요가 없다.     


그다음으로 이재명 대표를 괴롭히는 자는 당연히 한동훈이다. 더구나 한동훈은 국민의힘 총선을 지휘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사람이니 끌어안고 함께 산화한다면 민주당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한동훈은 체급이 이재명 후보에 전혀 미치지 못하는 피라미다. 그런 수준의 인물은 제거하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쓸모가 없어지면 국민의힘 안에서도 저절로 버리는 카드가 될 것이니 쓸데없는 힘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 언론이 부채질을 열심히 하고 있지만 한동훈이 보수진영의 대표가 되기에는 너무 가볍다. 그리고 패기도 없다. 검찰총장에서 대통령으로 파죽지세로 달려간 윤석열의 결단력과 추진력을 한동훈에게서는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 그저 윤석열 대통령의 충견으로 쓰이다가 ‘팽’당할 것이 뻔하다. 체면이고 뭐고 다 버리고 목숨 걸고 권력을 노리는 자들이 차고도 넘치는 국민의힘 안에서 한동훈 같은 풋내기가 두 발로 서는 것은 mission impossible이다. 그러니 이재명 대표가 신경 쓸 일이 전혀 없다.      


이재명 대표를 괴롭히는 셋째 인물은 당연히 윤석열 대통령이다. 일단 대통령이라 ‘끕’이 앞의 두 사람과 전혀 다르다. 사실 이 두 사람은 원수가 될 필요가 없었다. 사주를 보아도 ‘을경합’이라 궁합이 맞는다. 그리고 어차피 자기가 갈 길을 가다가 운명으로 서로 교차로에서 만나게 된 것뿐이다. 다만 서로가 적으로 만난 것이 악연이다. 1차 대결은 윤석열 승으로 마무리되었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 윤석열 정부의 지지율이 30%대 초반을 전혀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국민의 정부에 대한 불만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가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불만으로 들어서게 된 것처럼 post-윤석열 정부도 불만과 분노 때문에 들어서게 될 것이 확실해진 상황에서 다시 한번 붙어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일부 세력이 주장하는 대로 올해 대표직을 물러나면 큰일이 난다. 게다가 총선 판세가 불리하게 돌아간다는 판단을 내린 윤석열 대통령이 불리하게 돌아가는 총선 판세를 뒤집어 보려고 무리하게 이데올로기 논쟁을 불러일으키며 평지풍파를 일으키는 상황에서 민주당 대표가 물러나 공석이 되고 비대위 체제가 수립되면 문자 그대로 도토리들이 키재기를 하는 5호16국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그러면 국민의힘에는 자다가 떡이 생기는 일이 되고 민주당은 풍비박산이 되어 버린다. 이낙연과 그 패거리는 호남에서 거뜬히 재선에 성공하겠지만 그 대신 민주당은 국민의힘에 다수당 자리를 내주게 되고 만다. 소탐대실의 전형적인 형국이 벌어질 것이다. 어제 정부가 제출한 내년 예산안에서 볼 수 있듯이 윤석열 정부에서 호남은 노골적으로 천대를 받게 되어 있다. 빨갱이 딱지를 들고 나온 상황에서 가장 큰 손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이낙연과 그 패거리가 소탐대실을 자청한다면 이 나라 자체에 미래가 없어진다. 그런 일을 이재명 대표가 물러나서 조장할 필요가 어디 있겠는가?     


그래서 일단 이대명 대표는 내년 총선까지 버텨야 한다. 매우 힘들겠지만, 계파 안배를 최대한 하면서 공천권을 행사해야 한다. 당연히 파벌보다는 인물 중심으로 후보를 선출해야 한다는 원칙을 지키면서 말이다. 물론 이재명 대표가 버티기에 들어가면 윤석열 정부의 공격은 더욱 강해지고 민주당 내부의 수박과 개딸의 대결은 더욱 첨예화될 것이다. 그러나 그런 위기가 커질수록 이재명 후보는 살아나게 될 것이다. 그의 일생이 보여준 것처럼, 이재명의 팔자는 인동초의 운명이다. 추운 겨울에 태어난 을목의 삶은 그럴 수밖에 없다. 게다가 구설수는 평생 따를 팔자다. 일단 올 하반기에 들어서면 경천동지 할 일이 생길 것이다. 그럴 때 위기를 피하지 말고 정면 돌파하면 내년 총선을 지휘하게 된다. 그리고 나라에 대격변을 일으키게 될 것이다.     


물론 내가 걱정할 일은 아니다. 누구보다 이재명 대표 자신이 어찌해야 할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의 일생을 보나, 현재의 모습을 보나, 이재명 대표의 본성은 ‘독종’이다. 원래 독하지는 않았으나 살아온 삶이 이재명을 그렇게 만들었다. 그러니 앞으로도 독하게 살 것이다. 그러니 겨우 공양미 300석에 남 좋은 일만 하는 ‘착한’ 심청이보다는, 왜놈을 끌어안고 남강에 뛰어들어 나라를 구하는 일에 앞장선 ‘독한’ 논개가 이재명에게 더 어울린다. 그래서 '독한' 이재명과 '좌충우돌'하는 윤석열의 리턴매치가 있을 총선이 있을 때까지 정치판을 흥미 있게 지켜볼 수는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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