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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ncis Lee Oct 18. 2023

“반성·소통·통합” … 달라진 윤 대통령 행보?

아직도 그 나물에 그 밥이다.

<아이뉴스24>의 위와 같은 제목이 기특하여 기사 내용을 정독해 보았다.(링크: https://v.daum.net/v/20231018182616629) 가사의 첫 단락이 다음과 같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여당과의 스킨십을 늘리고 있다. '국민통합'이나 '국민소통', '반성' 등 그동안 찾아볼 수 없던 표현도 쏟아내고 있다.”     


그래서 이제라도 정신 차리고 ‘국민’만을 보고 가나보다 했다. 그런데 그다음 단락을 보니 혹시나 했더니 역시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18일 윤 대통령이 여당 4역과 오찬을 갖고 당정 현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전날 국민통합위원회 만찬에 연이은 회동으로 흔치 않은 일이다.”     


자기들끼리 모여 점심 먹고 덕담을 한 것을 두고 찌라시의 기레기가 ‘윤비어천가’를 남발하고 있다. 뭐 저간의 사정을 보니 급하기는 한 모양이다. 이준석을 필두로 여론조사 기관의 장이라는 사람도 나서서 윤석열 정권의 지지율이 곧 20%대로 하향할 것이라고 선언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자칭 윤석열 멘토라는 신평은 또 ‘尹신당’ 타령을 불러젖히고 있다. <뉴스1>에 관련된 내용이 다음과 같이 나온다.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진행자가 ‘여당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대통령 중심의 신당? 윤석열 신당? 이게 가능한 얘기냐’고 하자 신 변호사는 ‘윤 대통령은 대단한 능력과 리더십을 가진 사람, 난관을 돌파하려는 의지력도 대단히 강한 분이다’며 ‘자신을 둘러싼 포위망을 과감하게 돌파하려는 시도를 분명히 할 것이며 신당 창당도 그 하나의 방법으로 선택할 수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그런 말들이 나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윤 대통령이 취임 후 계속해서 정계개편을 염두에 두고 지금까지 국정운영을 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세히 말하기는 그렇지만 그런 대비(신당)는 계속했다’며 대통령이 신당이라는 변수를 염두에 두고 이런저런 구상을 해왔다고 밝혔다. 신당을 만들 경우 당 얼굴로 김한길 사회통합위원장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것과 관련해선 ‘김한길 위원장에게 그만한 희망을 둘 그런 모멘텀이 없다’며 김 위원장이 신당을 꾸려갈 카리스마와 능력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뭐가 뭔지 어지러워지는 가운데 다른 뉴스를 보니 아니나 다를까? 윤석열 대통령이 헌재 소장에 이종석을 지명했단다. 이종석이 누구인가? 낙태법 폐지에 죽어라 반대한 것은 차라리 애교에 속한다. <중앙일보>가 알뜰하게 소개한 그의 ‘전적’을 살펴보자.     


“이 후보자는 2018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의 추천으로 헌법재판관이 됐다. 중도·진보 성향 재판관이 다수 포진한 현 헌재 구성에서는 그가 가장 보수적인 재판관으로 꼽힌다. 이 후보자는 지난 2020년 4월 헌재가 고(故) 백남기 씨 사망과 관련해 ‘집회 현장 물대포 직사는 위헌’ 결정을 내릴 때 홀로 반대 의견을 냈다. 지난 6월 아동·청소년 음란물을 소지했다 처벌받은 사람도 공무원이 될 수 있도록 헌재가 빗장을 풀어줄 때도 ‘공직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손상시킨다’며 반대 의견에 섰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탄핵심판 사건 주심을 맡아 지난 7월 기각 결정을 내렸다.”(링크: https://v.daum.net/v/20231018194106850?f=p)     


‘국민’의 법감정과 대립되는 판결만 내려온 ‘잘난 자’를 헌재 소장으로 추천하면서 뭔 국민만 보고 간다는 말인가? 여전히 그들만의 리그를 공고히 하면서 립서비스만 남발하는 버릇을 고치지 못하고 있다. 어차피 내년 총선에서 강서구 보선과 같은 결과가 나올 것이 충분히 예상되는 데도 아무것도 바뀐 것이 없다. 그저 찌라시들만 날뛰면서 변죽을 울려서 마치 윤석열 정부가 뭔가 반성하고 바뀌는 것처럼 선전·선동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정권에 기쁘면 주고 사랑받는 일에 이골이 난 자들이니 뭘 바랄까이냐만, 요즘 한국 언론의 작태를 보면 해도 해도 너무하는 작자들이라는 생각밖에 안 든다.     


이 와중에 <시사저널>의 다음과 같은 기사 제목이 많은 것을 말해준다.(링크: https://v.daum.net/v/20231018095502228)      


“‘左기현 右한길’ 尹 ‘내가 다 안다는 생각으론 국민통합 어려워’”     


신평이 강력한 라이벌로 여기는 김한길이 내년 총선에서 김기현과 더불어 총대를 메도록 한 모양인데 과연 이런 사골 재탕 삼탕의 꼬락서니를 보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김한길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등과 17일 만찬에서 외쳤다는 “국민통합! 우리부터!”라는 구호가 공허하게 들릴 수밖에 없다. 그런데 국민통합위원회가 뭐지? 홈피에 들어가 보니 윤석열 정권이 수립된 이후인 2022년 7월 27일 신설된 대통령 직속 부서다. 예산을 절감해야 한다면서 이런 듣보잡 위원회를 만들어 혈세를 퍼붓는 심보는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그래도 명색이 국민통합을 위한 부서라니 그 활동이 국민의 통합을 위한 것인가 해서 지난 활동 내용을 보니 한심하기 그지없다. 그 하위 위원회만 잔뜩 만들어 밥 먹고 회의만 하고 있다. 2023년 10월 6일까지의 활동 내용을 보니 토론회, 회의, 토론회, 회의. 토론회, 회의.... 도대체 국민 통합은 언제 하려고 그저 모여서 회의와 토론만 하나? 그런 회의와 토론이 끝나면 좋다고 밥은 열심히 먹겠지? 회의랍시고 거마비도 두둑이 받아 갈 것이고. 아마도 회의만 줄곧 하다가 윤석열 정권이 끝나야 통합 활동을 시작할 모양이다.      


그런데 이런 회의만 하는 위원회 위원장이 김한길이다. 설립 후 어디서 뭐 하는 지를 국민 대부분이 잘 모르던 위원회의 장이 갑자기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며 혜성처럼 등장하는 모양새가 수상쩍다. 그동안 그저 ‘딸랑이’ 역할에만 충실했지, 국민의힘이 엄연한 정당이라는 사실을 전혀 보여주지 못한 김기현만으로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 모양이기는 하다. 그렇다고 김한길에게 내년 총선을 맡긴다고? 물론 윤핵관과 이미 교감이 되고 나서 결정이 되었겠지만, 지나가던 개가 웃을 일이다.     


김한길이 누구인가?     


1953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났다. 한국으로 건너와 학교에 다닌 다음 소설가, 기자 생활을 하다가 14대 총선에서 통일 국민당으로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그러나 일단 정치물을 먹었으니 그 중독에서 벗어나기 힘든 법 아닌가? 바로 당을 갈아타서 정주영의 보좌관이 되었다. 물론 이번에도 썩은 줄을 타서 낙동강 오리알이 되었다. 그러나 15대 총선에서 새정치국민회의 비례대표로 여의도에 입성했다. 그리고 김대중 후보의 홍보를 담당하여 기쁨을 주고 사랑받는 자가 되었다. 김대중 정부에서 비서와 장관으로 출셋길을 달리면서 잘 나갔다. 2006년에는 열린우리당의 원내대표까지 되었다. 그러나 바로 다음 해 노무현 대통령을 배신하고 뛰쳐나가 신당을 창당하고 대표가 되었다. 그리고 다시 민주당에서 이런저런 자리를 맡다가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고 2016년 안철수의 국민의당에 들어갔다. 그런데 2022년 이 당도 탈당했다. 그러더니 느닷없이 국민의힘에 들어가 국민의힘 새시대준비위원회 위원장,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민통합위원장, 대통령직속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으로 또 출셋길을 타고 있다. 이번에 잡은 줄이 썩은 줄이 아니길 바라고 있겠지?     


그 자신이 이미 전국구와 비례대표를 한 데다가 서울 구로구와 광진구에서 당선되어 무려 4선 의원의 관록이 있으니, 총선이 만만해 보일만도 하다. 그리고 한국의 정치 바닥에서 변화무쌍한 ‘박쥐 신공’을 보이고 살아남았으니 ‘국민’도 만만해 보일만도 하다. 그래서인가? 윤석열 대통령이 그 실력을 극찬하고 있다는 기사도 보인다. 그 실력이 과연 무슨 실력일까?     


이런 와중에 낙동강 오리알이 되어도 거위의 꿈을 여전히 꾸고 있는 이준석이 초를 친다.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100석 이하를 받을 수도 있다는 공갈을 때리는 것이다. 총 300석에서 100석 이하가 되면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 이루어지고 민주당이 특검을 발동시키면 한동훈 패거리를 수장시킬 수도 있다는 암시도 잊지 않는다. 그러나 아무리 이준석이 내년 총선에 목을 매고 있다고 해도 이런 공갈 협박은 너무 속이 뻔히 보이는 것 아닌가? 때려죽여도, 나라가 망해도 국민의힘을 뽑겠다는 경상도·강남 수구 세력이 30%대 초반인데 절대로 100석 이하로 내려갈 리가 만무하다.      


그리고 대통령 지지도가 정말로 20%를 밑돌아 아예 20% 초반까지 밀리면 ‘尹신당’을 만들어 총선 판을 흔들어 놓고 검찰 사단 60여 명으로 경상도 지역구를 싹쓸이하고 비례대표 20명을 접수한 다음 국민의힘 ‘찌끄러기’ 20여 명을 흡수 통합하면 얼추 100명을 넘길 수 있을 것으로 이미 계산이 나왔을 것이다. 이번 강서구 보선에서 잘 목격할 수 있었던 대로 사전투표에서는 분노한 민심이 반영되어 진교훈 후보가 월등히 앞섰지만, 위기감을 느낀 보수 세력이 노인층을 중심으로 떼거리로 몰려들어 본 투표에 참여하는 바람에 가까스로 17%p 선을 유지할 수 있었다. 총선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65세 이상 노인이 1,000만 명에 이르고 선거 참여율도 높은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그저 넋 놓고 패전을 바라만 볼 리가 있겠는가? 21대 총선에서 유권자가 4,400만 명이었다. 60~70대의 투표율이 각각 80%, 78.5%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 그리고 전국적으로 민주당이 압승을 거둔 상황에서도 경상도와 강원도는 현재 국민의힘의 전신인 미래통합당이 거의 싹쓸이했다. 내년 총선도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사실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을 포함한 진보 세력은 전체 득표율에서 20대 총선에 비해서 8%p나 줄어들었다, 그럼에도 압승을 거둔 결정적 원인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 강남을 제외한 저의 모든 지역에서 승리를 거두었기 때문이다. 내년에도 결국 수도권에서 승부가 갈릴 것인데 강서구가 현재의 민심을 반영하고는 있지만 6개월은 매우 긴 시간이다. 국민의힘이 불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문자 그대로 최후의 발악을 할 것이 뻔한 데 민주당이 안심할 수는 없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렇지만 현재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구석에 몰리고 있는데 쓸 수 있는 카드는 여전히 이재명 대표 낙마밖에 없다는 것이 명백한 사실인 상황에서 사골 재탕 삼탕만 애용하는 윤석열 정부의 식성이 쉽게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민주당은 낙관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더구나 진보 진영의 정의당이 문자 그대로 죽을 쑤고 있는 상황에서 내년 총선에서 정의당 지지표가 민주당으로 모이게 되면 국민의힘과의 의석 차는 더 벌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입으로만 국민을 찾으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말하는 국민이 국민의힘 지지 세력인 경상도·강남의 주민만을 말하고 있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는 상황에서 김한길 아니라 그 누가 와도 상황을 반전시킬 카드가 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인가? 조·중·동이 앞다투어 경고 신호를 날리기 시작하고 있다. 그러나 어차피 대통령 될 생각이 없었던 사람을 그 자리에 올린 국민의힘과 보수 세력의 업보 아닌가? 물론 이제라도 윤석열 정권이 참으로 반성하고 경상도·강남 만이 아니라 그 나머지의 훨씬 넓은 지역에 사는 70% 가까운 한국인도 국민이라는 사실을 자각한다면 상황은 급변할 수 있다. 그러나 ‘빨갱이 딱지 붙이기’ 말고는 별다른 뾰족한 수가 없는 윤석열 정부에서 그런 각성이 있을 리는 없어 보인다.     


윤석열 정부가 태세 전환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이, 지금 자존심을 있는 대로 상해 반전 카드를 만들고자 피땀 흘리고 있을 한동훈을 12월쯤 가서 탄핵 카드로 ‘날려버리면’ 내년 총선에서 낙승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기세로 밀어버리는 것도 생각해 볼 만하다. 그러나 정치는 유기체와 같은 것이니 아직 아무도 모를 일이다. 그래서 정치판을 들여다보는 것은 축구 경기만큼이나 쾌감을 준다. 답답하기만 한 요즘 세상에도 불구하고 정치에 관심을 끊을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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