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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ncis Lee Oct 21. 2023

중국이 또 한국의 목줄을 죈다고?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것을 그저 바라만 보는 정부다.

<매일경제>에 “중국, 또 한국 목줄 죈다…‘배터리 핵심’ 수출통제에 타격 불보듯”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다음은 그 기사의 첫머리다.(링크: https://v.daum.net/v/20231020195700287)    

 

“중국 정부가 12월부터 이차전지에 사용되는 고순도 흑연의 수출을 통제한다. 지난 8월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산업에 많이 쓰이는 갈륨과 게르마늄 수출을 제한한 지 두 달여 만에 추가 조치를 내놓은 것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잇따른 제재에 맞선 중국의 ‘자원 무기화’ 전략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여 흑연을 포함한 중국산 소재 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들이 적잖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미 한국이 많이 얻어맞았고 아직도 중국에 더 두들겨 맞을 것이 숱하게 남아 있는 상황에서 이제는 더 이상 놀랍지 않다. 그러나 지난 1년 반 동안 중국에 맞서고 미국에 줄을 서고 일본에 아부한 결과로 우리가 얻은 것이 무엇인지 중간 결산이라도 해야 하는데 윤석열 정부는 이재명 대표 죽이기 말고는 관심이 아무것도 없어 보이니 답답할 뿐이다. 이를 어찌해야 하는지 국민만이 발을 동동 구르며 걱정하는 모양새다.     

 

흑연은 한국이 차기 주도산업으로 키우고자 하는 이차전지, 더 나가 전기차에 필수적인 자원이다. 현재 한국은 흑연을 전량 수입해서 사용하고 있다. 천연흑연의 중국 의존도는 100% 가깝다. 지난해 천연흑연의 수입액 7,195만 달러 가운데 89.6%가 중국에 지출한 것이다. 이렇게 전적으로 중국에 의존해 온 천연흑연이 미국의 이른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국산화 필요성이 높아진 지 오래다. 그러나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가 이번에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이제 어쩔 것인가?      


전 세계에 약 7,100만 톤의 흑연이 매장돼 있는데, 이 중 중국 매장량이 5,500만 톤으로 77%를 차지하고 있다. 생산량도 비슷한 수준이다. 북한은 200만 톤으로 전 세계 10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윤석열 정권은 ‘빨갱이’ 물리치기를 국가 제일 과제로 삼았으니 언감생심이다. 그래서 중국과 북한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 흑연을 수입해야 하는데 매장량 1위인 터키나 3위인 브라질에서 수입하면 거리가 멀어 그만큼 더 많은 물류비가 발생한다. 생산량이 3위인 마다가스카르, 4위인 인도도 너무 멀다. 5위인 러시아는 매우 가깝지만 ‘빨갱이 딱지’가 붙었으니 안 된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실용보다는 이데올로기가 판치다 보니 국익은 안중에도 없고 그저 이데올로기를 이용하여 권력 유지밖에는 관심이 없으니 자원 외교가 제대로 될 리가 없다. 도대체 나라의 경제가 어디로 가도 상관없다는 말인가?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경제 문제는 자원에서만 벌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미 중국과의 무역에서 지속적인 적자 행진을 유지하는 중이다. 문재인 정부 때까지만 해도 한국 최고의 무역 수지국이었는데 하루아침에 망해버린 것이다. ‘빨갱이’ 물리치는 것은 좋다. 그러나 국민이 밥은 먹고살게 해 주면서 이데올로기 놀음을 해야 할 것 아닌가?     


현재 윤석열 정부에 대한 지지율이 20%대로 주저앉고 특히 한국 인구의 절반 이상이 모인 서울과 수도권에서는 20% 중반 아래로 내려가는 중이다. 도대체 윤석열 정권은 뭘 믿고 이리 무책임한 행마를 지속하는지 알 수가 없다. 이재명 대표만 죽이면 만사형통인가? 참으로 어이가 없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한반도는 미국의 외교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렸다. 이제 이스라엘 전쟁이 발발했으니 더욱 뒤로 밀릴 것이 뻔하다. 그저 중국과 맞서며 미국에 이쁜 짓 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참으로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순진한 외교 행보를 보인 윤석열 정부가 벌인 외교 참사가 이제 현실적인 문제로 여기저기서 드러나고 있다. 이를 어찌 막을 것인지 정말 모를 일이다.    

 

한국은 흑연만이 아니라 에너지도 전적으로 외국에서 수입하는 나라다. 중동에서 전쟁이 일어나 또다시 석유 파동이 일어나면 한국 경제는 문자 그대로 붕괴하게 된다. 그러나 정부의 그 누구도 한국의 에너지 비상 대책을 속 시원히 국민에게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그저 원자력 발전소 염불이나 외우고 있다. 원자력 발전소든 화력 발전소든 한국의 에너지 정책을 분명히 세워야 경제 발전의 기틀이 마련된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일이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원자력 발전소마저도 전 정부 때리기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이데올로기 투쟁에 올인하고 있을 뿐이다. 정말로 ‘이러다가 다 죽어’라는 외침이 들릴 정도다. 1년 6개월 동안 국민을 철저히 분열시키는 이데올로기 놀음에만 빠져 나라의 경제가 붕괴하는 것을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정부가 과연 정부인가?     

문제는 이데올로기로 국민을 분열시키는 정부와 더불어 그런 장단에 놀아나는 국민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현실이다. 모든 경제 지표가 한국이 대단히 심각한 난국에 처해있음을 보여주는 데 그 누구도 책임지는 자가 없고 국민도 정신 차리고 문제 해결을 위해 단합할 의사가 없어 보인다. 그저 내편 네 편으로 갈라서 죽기로 싸우자고 서로 덤빌 뿐이다. 어차피 이판사판이니 정말로 다 같이 죽자는 것으로만 보인다. 어쩌다가 이런 지경까지 왔을까?     


그런 와중에 국민의 관심은 딸이 친구를 두들겨 팬 대통령실 비서관 김승희의 사임, 마약상에게 3억 5천만 원을 뜯긴 이선균의 마약 투약 뉴스에만 쏠려 있다. 그러면서 3년 전 어느 무당이 이선균의 미래를 ‘예언’ 한 것이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다. 이런 패륜적인 것에 관심을 두는 국민이 과연 국민다운 국민일까?     

 

서울에서 윤석열 정부에 대한 지지율이 25%로 급전직하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결국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국민이 알고 있다는 소리다. 그런데 대안이 없어 보인다. 국민의힘이 아무 일도 못 하고 있고 민주당은 친명과 수박의 전쟁으로 조용할 날이 없다. 게다가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가장 공을 들은 이재명 대표 죽이기 작전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실 국민에게는 아무런 선택지가 없다. 내년 총선에서 정권 심판을 하겠다는 결심을 한 지 오래되었지만 심판하고 나서 당장 정권이 바뀌는 것이 아니니 현재와 같은 대치 국면이 이어질 뿐이다. 정부와 의회가 힘을 합쳐도 현재 한국이 당면한 경제 문제와 국제 외교 문제를 해결할지 말지인 상황인데 이런 대치 국면이 이어진다면 파국만이 남을 뿐이다. 결국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라는 현 정권과 헤어질 결심을 하는 수밖에 없어 보인다. 그러자면 탄핵을 할 수 있는 200석 이상을 민주당에 몰아주어야 하는 데 현재 여론 조사로는 이 숫자를 달성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국민의힘에 대한 콘크리트 지지층이 30% 초반대에 이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윤석열 정권이 이재명 대표 죽이기 작전에서 작은 성과라도 거두어 민주당이 분열된다면 더욱 가망성이 없다.     


결국 막힌 정국을 탁하기 위해 의대 정원 1,000명 이상 증원 카드를 내밀었지만, 과연 그 효과가 내년 총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무도 모른다. 현재 윤석열 정부의 행보를 보면 일단 아무거나 내 질러보고 하나라도 걸리기를 바라는 도박을 하고 있다고 여길 수밖에 없다. 처음부터 하고 싶지 않은 사람을 대통령 자리에 올려놓은 국민의힘이 오히려 굴러들어 온 돌에 이리저리 치이는 형국에서 다른 뾰족한 방법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MB 시절의 사골을 모아서 다시 국을 끓이는 상황에서 사실 무대책이 차라리 대책일 수 있다고 보일 정도다.      


과연 내년에 민주당이 총선 승리와 더불어 정권까지 재탈환한다고 해서 국정이 안정될 수 있을까? 총선 이후 탄핵을 시작해도 새 대통령을 선출하고 정국을 전환하기까지 최소한 6개월은 걸릴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 내년도 새로운 시작으로 다 ‘날리게’ 된다는 말이다. 그렇게 2024년을 날리면 한국의 경제와 사회가 과연 안정될 수 있을까? 현재 국제기구들이 예측한 바에 따르면 한국의 내년 경제 전망도 매우 불투명하다. 그런 상황에서 정변이 일어난다면 국민의 삶은 더욱 어려워질 뿐이다. 과연 그러한 혼란을 극복하고 더 나은 미래가 보장될 수 있을까?     


국민의힘 측에서는 한동훈 카드가 이제 거의 무의미한 것이 되었으니 다른 카드를 내야 하지만 마땅한 인물이 없다. 그렇다고 이미 힘이 빠진 한동훈을 가지고 계속 판을 키우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사실을 국민의힘에서 정신이 제대로 든 사람이면 다 알고 있을 것이다. 판을 크게 키워 문자 그대로 올인하여 다 잃으면 결국 국민의힘은 해쳐·모여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인가? 이준석과 유승민이 신당을 만든다는 소문과 더불어 이른바 ‘尹신당’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는 소문도 만만치 않다. 그러나 어떤 일이 벌어지든 결국 권력다툼일 뿐이니 이 또한 한국 사회에 많은 혼란을 가져올 것이다. 이러나저러나 혼란이 일어나면 당하는 것은 늘 ‘국민’뿐이다. 대한민국 국민은 어쩌면 이렇게 정치 지도자 복이 지지리도 없는지. 정말로 무당을 불러 굿이라도 한판 벌여봐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날은 이렇게 좋은데 국민의 마음에 깃든 어두운 구름이 벗어날 길이 안 보인다. 밖으로 나가서 시원한 공기라도 들여 마셔야 할 것 같다. 한때 흑연 생산과 수출이 세계 1위였던 대한민국이 어쩌다 이 모양이 되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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