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김포구에 이어 이제 공매도 금지라고?
민주당이 이대로 가면 총선에서 반드시 진다.
by Francis Lee Nov 6. 2023
서울시 김포구의 여파가 가시기도 전에 이제 공매도가 내년 6월까지 한시적으로 금지된다고 한다. 국민의힘이 정말로 급한 모양이다. 이제 다음 카드는 뭘까? 그러나 카드가 무엇이든 간에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의 머리가 상당히 심각한 문제에 있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식으로 잔머리를 굴리면 과연 국민의힘이 내년에 버틸 수 있을까? 그렇지 않을 것 같다는 신호를 이준석이 보여주고는 있다. 이준석의 호언대로 신당이 들어서면 여권에서 혼란이 발생할 것이니 말이다.
그러나 민주당이 과연 어부지리를 얻을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는 사실을 최근 국민의힘의 행보가 보여주고 있다. 국민의힘은 계속 이슈를 선점하면서 치고 나가고 있는데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부터 어정쩡한 스탠스만 유지하고 있다. 한 마디로 당황한 것이다. 그런 와중에 일부 한심한 자들이 내년 총선 200석 이상을 떠들고 다니고 있다. 그래서 뭔 자신감인가 하고 뜯어보니 윤 대통령의 실정으로 민주당을 지지할 것이란다. 만약 그 누군가가 진심으로 이런 생각을 하고 200석 이상 운운했다면 민주당은 반드시 패하고 과반도 획득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될 것이다. 여전히 자중지란에 빠져있고 친명 반명으로 갈려서 좌충우돌하는 상황에서 무슨 200석이란 말인가?
서울시 김포구와 공매도 중단은 전형적인 포퓰리즘적인 생각에서 내민 카드다. 그리고 그 부작용은 엄청날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부동산과 주식은 국민 전체를 들었다 놓을만한 엄청난 폭발력을 지닌 이슈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런 식으로 순간적인 기지로 카드를 내밀고 배팅할 만한 사안이 아니다. 그래서 현재 국민의힘이 내미는 정책의 연속성은 전혀 보장이 안 되는 ‘짓’이다. 그러나 문제는 민주당도 국민의힘만큼이나 이 문제에 대한 대안이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현재 양상은 그저 민주당이 이슈 선점을 놓친 상황에서 당황하여 끌려면 다니고 있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이런 와중에 이준석이 신당에는 민주당 내에 잔존하고 있는 반명 세력에도 문이 열려있다는 추파를 던지고 있다. 민주당은 겉으로는 이제 이재명 대표 체제로 굳어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언제든 분열될 수 있는 상황에 있다. 이낙연과 이른바 ‘반명 오적’만이 아니라 공천 탈락을 하면 철새처럼 날아갈 자들이 넘쳐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이 현재 지닌 유일한 무기는 윤 대통령을 ‘좋아하지 않는’ 70% 정도의 민심이다. 그러나 그 70% 모두가 윤 대통령을 혐오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윤 대통령에 ‘적대적’인 국민은 기껏해야 30% 정도다. 윤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층과 비슷한 숫자다. 국민의 40~50%는 이른바 중도층이다. 그 어느 쪽에도 마음을 안 주었다는 말이다. 그리고 이들은 언제든 기분에 따라서 지지 세력을 바꿀 준비가 되어 있다. 70%가 모두 민주당을 지지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근거 없는 자만심에 빠져서 마치 이미 200석을 차지한 듯 굴고 있다. 그러면서 서울시 김포구와 공매도 중단에 신속한 대처를 전혀 하지 못하고 미적대는 모습만 보이고 있다. 그런 어정쩡한 스탠스에 대한 대가가 이미 나오고 있다. 윤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다시 오르는 추세이고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이제 국민의힘이 서울시 구리구, 하남구, 광명구, 안양구, 성남구, 남양주구, 부천구, 파주구, 고양구, 과천구, 그리고 마침내 윤 대통령 처가의 땅이 넘치는 양평구가 나타나면 민주당은 무슨 대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인가? 없다. 현재로 봐서는 아무 대책이 없다.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죽을 쑤고 있다가 서울시 김포구와 공매도 금지라는 단 두 개의 카드만 내밀었는데 민주당이 이 정도로 휘청거릴 정도로 내공이 없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이재명 대표가 30일 가까운 단식으로 분위기를 돌려놓은 것을 하루아침에 말아먹은 꼴이 되었다. 그런데 어찌 감히 200명을 운운하는가? 국민의힘은 국민을 개·돼지로 본다지만 민주당은 국민을 한 마디로 ‘졸로’ 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식이라면 민주당은 결코 국민의힘의 대안이 되지 못할 것이다. 어처구니없는 서울시 김포구와 공매도 금지라는 단 두 장의 카드에 이렇게 흔들리는 정당을 누가 믿을 수 있겠는가?
이런 상황에서 거의 소멸 위기에 있는 정의당이 이른바 ‘선거연합정당 추진’이라는 카드를 들고 나왔다. 지지율이 2%대로 추락한 상황에서 살아남으려고 몸부림치고 있는 것이다. 이 계획이 성공을 거둔다면 민주당의 표를 앗아갈 것은 너무나 자명하다. 노동계, 진보정당이 연합하여 기호 3번을 유지하며 좌편향 세력을 규합할 수 있다면 결코 승산이 없지 않다. 더구나 민주당이 이렇게 기득권 유지를 위해 중도 세력에 어설픈 추파를 던지기 위해 이른바 ‘엄중한 태도’를 유지한다면 민주당을 ‘버릴’ 중도층은 차고도 넘쳐 있다.
지금 민주당은 어설픈 중도 좌파 흉내를 내고 있을 때가 아니다. 총선이 5개월 정도 남은 시점에서 이슈 선점을 시작해야 한다. 그러나 과연 무슨 이슈를 내밀 수 있겠는가? 커다란 이슈가 결국 ‘민생’인데 지난 4년 동안 180석에서 쪼그라들었지만 168석을 가지고도 아무 성과도 못 낸 것으로 국민에게 비치는 상황에서 말이다. 국민의힘에서 아무 대책도 없이 내민 서울시 김포구와 공매도 중지 카드에 대해서 국민의힘보다 더 대책이 없는 모습만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서 결국 민주당의 이슈 선점 카드가 없으면 다음 총선은 결국 지난 대선과 마찬가지로 이재명 대표 대 윤석열 대통령의 1대 1 대결 양상이 전개될 것이다. 지난번 국민의힘 연찬회에서 나온 말대로 국민의힘 한 사람 한 사람이 윤 대통령이라 생각하고 나올 것이다. 어차피 친윤만이 공천을 얻게 될 것이니 말이다. 그러나 과연 민주당이 친명으로만 후보를 낼 수 있을지는 전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만약 이준석의 계략이 성공하여 반명 세력이 신당에 규합된다면 민주당은 최악의 사태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과반수는 고사하고 다수당의 지위도 빼앗기게 될 것이다. 그러면 민주당은 형편없는 소수 야당으로 전락하여 차기 대선도 물 건너간 일이 되고 말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충분히 예상되는 데도 민주당에는 위기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지난 총선에서 180석이라는 ‘횡재’를 거둔 것에 완전히 취해버린 모양이다. 사실 지난 총선에서도 민주당이 잘해서라기보다는 코로나 사태로 위기의식을 느낀 데다가 이 사태를 신속히 잘 처리해 낸 문재인 정부를 국민이 신뢰한 데 따른 밴드웨곤 효과가 크다. 여기에 더해 국민의힘의 전신인 미래통합당의 자중지란이 결정적인 요인이 되었다. 한마디로 공천 실패와 막말 논란으로 미래통합당이 스스로 무너져 버린 결과 민주당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대승을 거두게 되었다.
그러나 그런 와중에 미래통합당은 수도권에서 대패하면서도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심판론이 먹힌 강남에서 선방하여 기존의 민주당이 차지한 의석을 빼앗아 올 수 있었다. 민주당이 늘 앞서던 서울에서 이런 성과를 거둔 것은 예사로이 볼 일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자기가 잘해서 승리했다고 자만해 온 것이다. 특히 미래통합당은 전체 의석수에서는 처참한 결과를 보였지만 경상도 지역은 거의 싹쓸이하였다. 그리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당 지지율에서는 비례대표 위성 정당인 미래한국당이 33.84%로 민주당의 위성 정당인 더불어 시민당의 33.35%보다 앞섰다는 사실이다. 선거 결과 민주당이 대승을 거두었지만, 전국적인 지지율에서는 민주당이 분명히 뒤졌었다. 그래서 지역구는 163석 대 84석으로 민주당이 더블 스코어로 이겼지만, 비례대표는 오히려 2석이 적었다. 서울과 수도권을 싹쓸이한 것이 결정적 승리의 원인이었다.
그런데 내년 총선에서 지난 총선의 결과가 되풀이될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오로지 윤 대통령의 실정을 물고 늘어질 수밖에 없는데 총선이 가까울수록 국민은 이슈에 몰두하기 마련인 상황에서 이미 이슈 선점에서 민주당이 지고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 김포구’와 ‘공매도 금지’는 단순히 총선 카드로 이용하기에는 그 후유증이 어마어마한 사안이다. 그러나 총선에 눈이 먼 국민의힘이 폭발력이 큰 이런 카드를 마구 던지고 있는 것이다. 선거에 눈이 멀어버린 국민의힘이 다음에 무슨 카드를 던질지 이제는 예측이 안 될 정도다. 그런데 현재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를 비롯하여 당 전체가 이 사태를 그저 ‘엄중히’ 바라만 보고 있다. 과거 이낙연이 쓴 수법을 따라만 하고 있는 민주당이 그래서 한심해 보일 정도다. 도대체 민주당은 무엇을 믿고 이리 느긋한지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이런 민주당을 그래도 밀어야 하는 국민의 입장은 참으로 곤혹스러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