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 부대'만 믿고 눈치 안 보나 보다.
국민의힘의 내홍이 점입가경이다. 뉴스를 보니 장제원이 교회에서 간증했단다. 그런데 간증 제목을 보니 괴이하기 이를 데 없다. “난 눈치 안 보고 산다.”란다. 하도 기가 막힌 제목이라 간증을 방송한 ‘장제원 TV’를 찾아가 그 간증을 직접 들어 보았다. 기가 더 막힌다. 나는 장제원이 목사의 아들이라는 것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 어쩐지 92대 버스로 몰고 간 4,200명의 산악회를 빙자한 지지자들의 면면이 다 50대 이상 아줌마들이어서 이상하다 했더니 이른바 ‘교회 아줌마 부대’였던 모양이다.
참 애처롭게 되기는 했다, 한때 자타가 공인하는 윤핵관인데 뭔 잘못을 해서 이제 낙동강 오리알이 되었는지 그 속 사정은 알 길이 없지만, 정권욕을 필 수 없어서 ‘아줌마 부대’를 이끌고 간증이나 하고 다니는 처지가 되다니 참으로 몰골이 말이 아니다. 사진을 보니 차라리 신흥종교 교주를 하는 것이 나아 보이는 폼세다. 그게 걸쭉하면 아예 교회를 차려서 전광훈처럼 광화문 앞으로 아줌마 부대 몰고 다니면 더 재미날 것 같다. 교회 이름은? 당연히 ‘노엘 교회’ 아닌가?
어차피 아버지 장성만이 원래 목사였으니 그 길을 가는 것이 어렵지 않아 보인다. 그런데 장성만은 목사가 아니라 부산 지역 사학 재벌로 더 유명했다. 그래서 어쩐 일인가 자료를 찾아보다가 아예 장제원이 그 ‘간증’에서 밝힌 내용이 더 충격적이다.(링크: https://v.daum.net/v/20231114132621287)
“부산 사상구 소재 동서대학교 설립자이기도 한 부친을 떠올리면서 장 의원은 “우리 아버지가 돈이 많아 산을 개간해서 학교를 지은 게 아니다”라며 “산에 가건물을 짓고 15명의 학생으로 시작한 게 오늘날의 대학교”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 돈은 어디서 마련했느냐”며 “미국에 가서 (아버지가) 트럭을 타고 전 교회를 다니면서 ‘대한민국이 못 먹고 못 살고 어렵다, 신앙의 인재를 키워서 대한민국을 일으켜 세우려 하니 헌금을 해 달라’ 이래서 10불, 100불, 1000불. (이렇게) 헌금을 하면 아버지가 송금해서 대학이 커왔다”고 덧붙였다.”
결국 목사라는 타이틀로 미국의 여러 교회를 돌아다니면서 구걸한 돈으로 사학 재벌의 기초를 마련했다는 말 아닌가? 장성만의 학력을 보니 부산공고를 나와서 일본 오사카 신학교와 미국 신학대학원을 거쳐 목사가 된 모양인데, 목사를 그만두고 사학 재벌이 된 다음 전두환 군사독재정권에서 1981년 민정당 후보로 부산에 출마해 정치가의 길에 들어섰다. 게다가 무투표로 당선되는 기록을 세웠다. 1985년에 재선 한 이후로 두 번 더 욕심을 부렸으나 낙선했다. 신앙의 인재를 키운다는 약속은 어디로 간 것일까? 이를 두고 장제원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장 의원은 “공천받아 낙선하면 그 집안은 초상집보다 더하다”며 “울고불고 억울해서 땅을 친다”고 설명하면서 자신이 대학생 시절 부친이 낙선했을 때를 상기하기도 했다. 30대 후반 정계 진출을 생각한 자신의 ‘정치하겠습니다’라는 각오에는 ‘최고가 되도록 하라’는 부친의 답변을 받았다며, 장 의원은 “아버지께서 ‘정치로 어려운 사람을 보살피고 좋은 국회의원이 돼라’고 말씀하실 줄 알았는데, ‘무조건 1등을 하라’고 하셨다”고 언급했다.”
목사였다가 사학 재벌이 되었다가 국회의원도 된 아버지 장성만이 정계 진출하려는 아들에게 한 말이 ‘어려운 사람을 보살피는 좋은 국회의원’이 아니라 ‘무조건 1등’이 되라는 것이었다니... 놀라야 하나? 그래서 ‘난 눈치 안 본다.’라고 큰소리치는 것인가?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집안이다. 간증 영상을 보니 흥분하고 손을 올리고... 완전히 전형적인 ‘개독교 목사’ 스타일이다. 아줌마 부대 사이에서 마이크 잡고 ‘노는’ 모습도 어디선가 많이 본 익숙한 자세다.
윤 대통령은 자기에게 대드는 자를 ‘극혐’한다. 그리고 토사구팽은 과감히 한다. 이준석과 나경원을 버릴 때 세상이 그 사실을 다 알게 되었다. 이제 장제원도 낙동강 오리알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 현실에서 그가 택할 길은 아버지처럼 무소속으로 나왔다가 낙선하는 것밖에 없어 보인다. 그러나 아버지가 낙선하고 나서 집안이 초상집보다 더한 꼴을 보는 것을 경험했으니, 아버지의 과오를 되풀이해서는 안 될 것이다. 남은 것은 아버지의 길을 따라 신학교에 들어가 목사가 되는 것밖에 없어 보인다. 1967년생으로 이제 ‘겨우’ 50대 중반이니 아무 신학대나 가서 6개월 안에 안수받으면 된다. 버스 92대에 4,200명의 아줌마 부대를 동원할 실력이면 당장 교회를 세워도 중견 교회의 담임 목사가 될 수 있는 노릇 아닌가? 장제원에게 개인적으로 권유한다. 하나님의 뜻을 따르라고. 세상 눈치 안 보고 오로지 주님만 보고 나가는 길 좀 좋은가? 찬송도 하면서 말이다. 주님을 찬송하면서. 할렐루야 할렐루야. 내 갈길 험해도 나 주님만 따르리. 아멘 할렐루야.
목사가 되고 나면? 당연히 전광훈에게 한 수 배워야 할 것이다. 그 유명한 ‘하나님도 까불면 죽어’라고 큰소리치는 전광훈이 전수한 비법으로 4,200명의 ‘아줌마 부대’를 관광버스 92대에 태워 광화문 광장으로 몰고 한번 와 봐라. 그러면 ‘시시한’ 부산 지역구 의원이 아니라 나라를 흔드는 큰 인물, 아버지가 바라던 1등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안 준다는 공천받으려고 ‘치사하게’ 허리를 굽히느니 눈치 안 보고 할 말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전광훈 같은 목사 되는 것이 얼마나 좋은가? 인요한이 협박한 대로 ‘두들겨 맞고 우유를 마실’ 사람은 아닌 것으로 보이니 다른 길이 없다.
사실 장제원은 국회의원을 하는 동안 가장 구설수가 많았던 자에 속한다. 윤석열 사단에 용케 입성했지만, 아들 ‘노엘’이 사고 치는 바람에 낙마했다가 기사회생하여 더 기고만장해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이전부터 아무에게나 반말하고 삿대질하고 성질을 부린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 아버지가 아들도 꼴 보기 싫었는지 ‘노엘’은 자기 인스타에 아버지 사진을 올리고 ‘체할 것 같다.’라는 토를 단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그 아들도 토 나오는 짓을 너무 많이 해서 아버지의 정치 인생에 결정적인 걸림돌이 된 지 오래다. 원래 자식이야 부모 맘대로 되는 것이 아니니 장제원만 탓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더 문제는 박근혜 탄핵에 앞장서면서 유승민과 손을 잡고 바른정당으로 뛰쳐나갔다가 다시 자유한국당으로 복당 하는 철새 본능을 발휘하는 신공을 발휘한 그의 경력이다. 그러나 윤석열 검찰총장 청문회 때 앞장서서 ‘까대기’ 하던 장제원이 윤석열 당선 후 ‘윤핵관’을 자처하는, 놀라운 재주를 선보이며 세간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박근혜 탄핵에 앞장선 자가 막상 박근혜에게 징역 30년이 구형되자 그런 검찰을 정권에 아첨하는 집단으로 매도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박근혜 국정농단 조사 청문회에서 그 당시 청와대 의무 실장의 주리를 틀어 박근혜가 백옥 주사, 감초 주사, 태반 주사를 맞았다는 고백을 끌어내어 ‘주사 여왕’ 박근혜를 대한민국 전체의 웃음거리로 만들어 버린 자가 바로 장제원 아닌가? 그런데 갑자기 태세 전환을 하여 윤석열 검찰을 비난하더니 다시 ‘윤핵관’이 되었다. 이 정도면 박쥐보다 더 복잡한 카멜레온 본색이라고 할만하겠다.
그런 장제원도 운이 다한 모양이다. 그러니 살아있는 권력에 대드는 모양새를 보이는 것 아닌가? 사실 따지고 보면 국회에 장제원 같은 자가 한둘이 아니다. 그러니 장제원만 두고 뭐라 할 일도 아닌 법이다. 그러나 이런 장제원이 부산에서 3선을 했으니 말 다 한 것 아닌가? 도대체 그 ‘동네’는 왜 그러는지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92대의 관광버스에 올라 놀러 간 4,200명의 ‘아줌마 부대’의 힘이 그리 쎈가? 이런 식으로 수준 미달의 국회의원을 뽑는 구조적 악이 판치는 지역구라면 차라리 물갈이가 차선책이다. 그래서 윤 대통령이 지금 불도저식으로 밀어붙이는 ‘물갈이’가 반가울 정도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계가 난장판이 되어가고 있다. 늘 되풀이되는 일이지만 이럴 때마다 작은 희망을 품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번 총선에서는 ‘쓰레기’를 다 치워버리고 정말로 나라를 생각하고 국민을 생각하는 후보가 당선되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 처신도 입도 인생도 행실도 쓰레기인 정치인은 제발 모두 모아 후쿠시마 앞바다에 버려 방사능 오염수나 실컷 마시라고 했으면 좋겠다. 하느님, 하나님, 알라, 부처님, 야훼, 절대자, 옥황상제, 제우스, 조로아스터, 아수라, 자연의 이법. 모든 신적 존재에게 기도한다. 이번에는 제발 ‘쓰레기’를 후쿠시마 앞바다에 버리고 바른 사람을 당선시켜 달라고 말이다. 그런데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역구 국민의 의식 수준이 높아져야 하는데 92대의 관광버스에 실려 간 4,200명의 ‘아줌마 부대’를 보면서 암울해질 뿐이다. 전광훈의 교회도 보니 온통 ‘아줌마 부대’고, 절에 가도, 교회에 가도, 성당에 가도 다 ‘아줌마 부대’만 보인다. 어쩌다 대한민국이 ‘아줌마 부대’의 나라가 되었는지 정말 모를 일이다. 그래서 이분들을 위해 기도해야 할 모양이다. 아멘, 할렐루야,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