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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이 침몰하는 배의 선장이 된다고?

결국 국민의힘은 이렇게 '검찰 사단'에 무너지고 마는가 보다.

by Francis Lee

“민주당은 어떻게 ‘정치인 한동훈’을 키웠나” 오늘 <조선일보>의 박정훈 칼럼 제목이다. ““아들과 장관님 눈 닮았다”… 순직 군인 엄마 말에 울어버린 한동훈” <조선일보> 문지연이 쓴 기사 제목이다. 김건희 리스크를 계속 경고하더니 이제 대놓고 한동훈 밀기 모드에 들어간 모양새다. 여권에서는 한동훈이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를 이끈다는 말도 이미 언론에 흘렸다. 여론을 떠보는 모양새다. 이런 식으로 이제 국민의힘은 ‘검찰 사단’이 접수하게 되는 것이 뻔해 보인다. 국민이 뽑아서 입법을 위임한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은 다 추풍낙엽이 되고 검사가 점령해 버리는 한국 헌정사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사실 윤석열 정권이 들어선 이후 국민의힘 의원들이 특별히 잘못한 것은 기억나지 않는다. 오로지 윤석열 부부의 해외 방문 때마다 벌어진 사달만 기억에 생생할 뿐이다. 정부와 여당은 그때마다 사태를 수습하느라고 불난 호떡집처럼 난리를 피운 것밖에 없는데 모든 죄를 국민의힘이 뒤집어쓰고 무너지는 모양새다. 그래도 보수 진영에서는 찍소리도 없다. 이른바 ‘검찰 캐비닛 파일’의 힘이 정말로 엄청난 모양이다. 이라고도 공당이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나는 이건희 삼성 회장의 말씀 중에 깊이 생각한 게 와이프와 아이 빼고 다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 [국민의힘도] 많이 바뀌어야 할 것 같다.” 이제는 낙엽이 되어버린 인요한이 혁신위원장을 맡으며 한 말이다. 그런데 그의 말이 정말로 이루어질 모양이다. 윤 대통령의 와이프 김여사는 온갖 추문에도 굳건히 버티고 있다. 아이는 없으니 아예 논외가 될 모양이다.


“"와이프 빼고 다 바꾸라" 했더니, 정말 부인과 본인만 빼고 다 바꾸는 대통령?” 오늘 <프레시안>의 박세열이 쓴 글의 제목이다. 지금 돌아가는 형세를 보면 정말 그렇다. 정작 여러 사달을 일으키며 여권의 지지율과 호감도를 급락시킨 윤 대통령 부부는 멀쩡한데 국민의힘은 이제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이제 김기현 당대표가 물러난 다음 비상대책위원회가 세워지고 총선까지 유지되면 국민의힘은 박세열이 말한 대로 정권을 잡은 이후 23개월 가운데 11개월이 비상사태에 있게 된다. 도대체 어떤 공당이 이런 지경에서 이렇게 오랫동안 벗어나지 못한다는 말인가?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바닥을 향해 달리는 근본적인 이유는 윤 대통령 부부가 일으킨 사달인 것은 천하가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도 애먼 국민의힘이 얻어터지고 있다.


“문제는 ‘김건희’가 아니다” <경향신문>의 김민아가 쓴 글의 제목이다. 글을 인용해 본다.(링크: https://v.daum.net/v/20231215113900804)


“조선·중앙·동아일보 등 보수언론 논객들이 연일 ‘김건희’를 외치고 있다. 경쟁적이다. 수위도 높다. ‘사가(私家)’로 가서 근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조선시대 왕후나 세자빈이 폐서인 되면 궁에서 내쫓겨 가던 곳이 사가다. 금기어였던 V1(VIP1·대통령)·V2(VIP2·퍼스트레이디)도 거론한다. 대통령실 참모들을 겨냥해 ‘왜 직언하지 않느냐’며 비판하는 글도 줄을 잇는다. 일단은 놀라운 변화다.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여 의혹 등이 제기될 때 굳게 입 닫거나, 미소지니(Misogyny·여성혐오)라며 감싸던 보수언론이 갑자기 왜 이러는 걸까. 짐작할 만하다. 총선 때문이다. ‘여사님, 하고 싶은 거 다 하세요’ 식으로 놔뒀다가는 국민의힘이 질 거 같아서다. 모두가 핵심을 피해 가고 있다. 핵심은 김 여사도, 참모들도 아니다. 배우자를 ‘방치’하고, 직언하는 이에게 ‘격노’하는 윤석열 대통령이다.”


그렇다. 문제는 여전히 ‘아마추어’인 윤 대통령 자신이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재미에 빠져서 천방지축으로 나대며 자신의 지지율을 폭락시키고 있는 ‘와이프’를 전혀 통제하지 않고 결국 국민의힘만이 아니라 보수 진영이라는 배가 침몰하는 중이다. 원래 침몰하는 배에서 쥐들이 가장 먼저 빠져나가는 법이다. 이른바 ‘윤핵관’과 ‘윤심의 복심’을 자처하던 장제원과 김기현 아니었던가? 그런데 눈치를 보니 토사구팽이 될 것이 분명하니 둘이 미리 선수를 친 것이다. 더구나 김기현은 윤 대통령의 ‘격노’를 불러일으켰다.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부산 엑스포 수준의 참패를 당하고 나면 그 책임을 당연히 윤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의힘이 죄다 뒤집어쓸 것이 뻔한데 뭐 하러 남아서 애먼 욕을 먹겠는가? 장제원과 김기현은 여의도 바닥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자들인데 그런 정도의 눈치가 없을 리가 만무하다.


그런데 이제 그것도 모자라 아예 한동훈이 나서서 당을 완전히 접수한단다. 한 마디로 국민의힘이 망하려고 작정을 한 모양 아닌가? 정치에 문외한인 ‘아마추어’ 후보를 대통령으로 뽑은 후유증에서 전혀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보다 더 아마추어인 한동훈을 황태자로 옹립한다고? 참다못한 김웅이 한동훈 비대위 체제에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한동훈을 김주애로 비유’ 김웅 “오랜만에 욕설 문자가 쏟아진다.”” <문화일보> 김병채가 쓴 기사 제목이다. 한동훈을 황태자로 옹립하려는 ‘윤심’ 세력의 의도에 분노한 김웅이 한동훈을 북한의 독재자 김정은의 딸인 김주애를 후계자로 내세운 것에 빗대자, 육두문자가 섞인 문자가 그의 휴대전화기를 마구 울려대고 있단다. 이것이 현재 여권 지지층의 수준이다.


원래 침몰하는 배는 한 가지 원인으로만 가라앉지 않는 법이다. 퍼펙트 스톰을 맞아 가라앉기 전에 이미 여러 자잘한 사태가 벌어진다. 그러나 가라앉기 직전까지도 ‘설마’라면서 버티다 보니 어느 사이 바닷속으로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지금 조·중·동마저 위험 신호를 계속 보내고 있는데도 모든 사달의 원인인 윤 대통령은 꿈쩍도 안 하고 ‘격노’ 시리즈만 이어가고 있다. 정작 격노해야 할 주체는 국민인데 말이다. 문재인 정부에 너무 실망해서 그보다 더 잘해보라고 표를 억지로 끌어모아 0.73%p 차이지만 국정 운영을 맡겨 놓았더니 더 엉망으로 만들어 놓았다. 그런데도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의 당권 장악에만 올인하는 모습이다. 물론 ‘굴러들어 온 돌’이어서 당내지지 기반이 전혀 없고, 검사 체질이라고 정치인을 완전히 불신하는 윤 대통령은 말을 잘 듣는 ‘검찰 사단’으로 국민의힘을 환골탈태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을 것이다. 그러나 결국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을 다 태워버리는 꼴이 되어가고 있지 않은가?


지금까지 윤 대통령이 보여준 모습은 고집불통이다. 김웅은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한동훈이 비대위원장을 맡으면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100석 이하로 가서 탄핵당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말했단다. 그러자 지역구도 아닌 비례대표로 여의도에 입성한 초선 주제에 이용이 ‘윤심’을 헤아려 고성을 지르며 맞섰단다. 그렇게 둘이 싸우는 데 나머지 100여 명의 국민의힘 의원들은 꿀 먹은 벙어리고. 이것이 현재 국민의힘의 모습이다. 그런데 이런 당을 윤 대통령보다 더 아마추어인 한동훈이 이끌어 보겠다고? 이미 ‘윤심’은 ‘격노’ 말고는 아무것도 할 줄 아는 것이 없다는 사실이 천하에 드러났는데, 그 ‘윤심’을 따르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한동훈에게 국민의힘이라는 배의 조종간을 그저 내맡긴다고? 그런 와중에 천하의 <조선일보>가 한동훈에 줄을 서는 모양새인데. 요즘 보수 세력은 정말로 제정신이 아닌 모양이다. 문제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그저 전가의 보도처럼 줄 서기만 시전 하는 이 보수 세력을 어찌해야 할까?


사실 민주당은 한동훈이 비대위만이 아니라 국민의힘을 아예 접수하기를 속으로 간절히 바라고 있을 것이다. 그러면 정말로 완벽한 꽃놀이 패가 계속 이어질 것이니 내년 총선은 누워서 떡 먹기가 될 것이 뻔하니 말이다. 윤석열 검사가 대통령의 자리에 오르기까지의 여정을 복기해 보면 천운이 작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제 그 천운이 민주당 쪽으로 기우는 느낌이 든다. 다만 권력에 취한 보수 세력만 그것을 아직 감지하지 못한 모양이다. 한동훈을 내세워 총선에서 대패해도 윤 대통령은 ‘무사’할 것이라고 생각하나? ‘검찰 캐비닛 파일’이 그 정도 무소불위의 힘을 가진 것인지 정말 궁금하다.


문제는 이렇게 정권을 놓고 아귀다툼을 벌이는 사이에 사회는 모래알처럼 부서지고 경제는 파탄으로 달려가 애먼 국민이 그 모든 고통의 질곡을 온몸으로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 도래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이다. 정치인들이 입으로는 ‘민생’을 외치지만 이미 내버린 자식 취급한다는 것을 모든 국민이 체감하고 있지 않은가? 언제나 상식과 공정으로 민생을 챙기는 정치가가 나올지 모르겠다. 그런 와중에 한동훈이 이제 ‘윤심’ 방탄에 나선다는 소식이 들리니 이미 고민하는 것 자체가 사치라는 생각만 들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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