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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ncis Lee Jan 10. 2024

북한의 김정은이 왜 남한을 주적이라고 했나?

남북한은 이제 한 겨레가 아니다.

북한의 김정은이 작년 말 남한을 주적으로 정의하고 나서 얼마 안 되어 전쟁 불사를 언급 했다. 다음은 관련 언론 보도 내용이다.(링크: https://v.daum.net/v/20240110073040751)    


“"우리는 결코 조선 반도에서 압도적 힘에 의한 대사변을 일방적으로 결행하지는 않겠지만 전쟁을 피할 생각 또한 전혀 없다. ... 대한민국이 우리 국가를 상대로 감히 무력사용을 기도하려 들거나 우리의 주권과 안전을 위협하려 든다면 그러한 기회가 온다면 주저 없이 수중의 모든 수단과 역량을 총동원하여 대한민국을 완전히 초토화해 버릴 것이다. ... 우리에게는 그런 의지와 역량과 능력이 있으며 앞으로도 드팀없이 계속 확대강화해 나갈 것이다. ... 대조선 대결 정책의 오유를 깨닫고 완전히 포기하지 않는 한 정의의 투쟁원칙에 기초한 우리 공화국의 뚜렷한 실천 행동은 변함없이 결행될 것이다.”    


그동안 북한은 남북한인 한민족임을 강조하여 남한을 남조선으로 북한을 북조선으로 통칭하여 왔다, 그러나 이제 노골적으로 ‘대한민국’이라는 칭호를 사용하여 남한과 북한이 별개의 국가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제 서로 한민족이라는 이데올로기로 잠재적 불가침 원칙을 지켜왔던 관례를 철폐하겠다는 의미다. 남북한이 서로를 주적으로 간주하여 전면전을 벌일 준비가 되어 있다는 선언을 한 것이다.    


이쯤 되면 이제 문자 그대로 ‘막가자는’ 말이다. 그런데 왜 하필 남한의 총선을 코 앞에 둔 이 시점에서 이런 호전적 발언을 하는지 알 듯 모를 듯하다. 그러나 과거 북한의 행적을 보면 어느 정도 감이 잡힌다. 이른바 북풍을 다시 획책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과거 박정희나 전두환 그리고 이회창과 같이 권력에 눈이 어두운 자들이 ‘북풍 공작’이라는 사달을 계획한 것에 비해 이번에는 북한의 김정은이 스스로 북풍의 바람을 일으키려고 애쓰는 모양새다.     


윤석열 정권이 들어선 이후 대중 관계만이 아니라 대북 관계가 얼어붙어 온 것을 보면 이러한 북한의 태도가 남한의 적대적 태도에 대한 반응으로 여겨질 수 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북한은 전쟁을 일으킬 능력도 의지도 없는 나라인 것은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4강 국가 가운데 북한 편을 드는 러시아와 중국이 한반도에서 전면전을 일으킬 의지도 능력도 없는 상황에서 북한이 단독으로 전쟁을 일으킬 수는 없기 때문이다. 북한의 군사력이 세계 34위로 세계 6위인 남한에 크게 못 미치고 무엇보다 남한의 뒤에는 세계 최강의 군사 대국인 미국이 버티고 있다. 북한은 핵무기를 최소 20기에서 최대 100기 정도 보유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데 미국이 보유한 3,708기에 비해 형편없이 적은 숫자다. 물론 북한을 지지하는 러시아가 4,477기, 중국이 350기를 보유하여 미국을 능가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실전 배치한 숫자로만 보면 미국이 1,744기로 러시아의 1,588기를 능가하고 있다. 2022년 현재 전 세계의 핵탄두 숫자가 12,205기인데 러시아와 미국이 합쳐서 64%를 보유하고 있다. 핵무기를 제외한 재래 무기로 가면 러시아와 중국을 합쳐도 미국에 상대가 안 된다. 만약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생한다면 당연히 4강 국가의 대리전이 될 것이 뻔하여 결국 미국과 일본이 러시아와 중국을 상대로 싸우게 된다면 승산은 당연히 한·미·일 연합군 쪽에 있다. 더구나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볼 수 있듯이 러시아의 군사력이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과 맞짱을 뜨기에는 매우 부족하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을 보아 한반도에서도 비슷한 양상의 전쟁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한반도에서 전면전이 일어난다면 우크라이나 전쟁이 그대로 재현될 것이 뻔하다. 실질적인 전쟁 당사국인 미국과 러시아는 자국 영토에 아무런 또는 거의 피해를 보지 않는 반면에 실질적으로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는 문자 그대로 초토화되어버린 것처럼 한반도는 불모지가 될 것이 뻔하다. 남북한 모두 치명상을 입어서 전후 복구를 하더라도 지금의 모습을 되찾기까지는 매우 오랜 세월이 걸릴 것이 뻔하다. 이런 사실을 실질적으로 북한을 군사 기지로 만들어 온 김 씨 왕조와 그 친위대가 모를 리가 없다. 그래서 그들은 전면전을 일으킬 생각도 의지도 능력도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인제 와서 왜 김정은이 ‘주저 없이 수중의 모든 수단과 역량을 총동원하여 대한민국을 완전히 초토화해 버릴 것’이라는 허풍을 떠는 것일까?    


당연히 남한의 혼란을 노린 ‘북풍 공작’의 일환일 뿐이다. 총선이 지나면 북한의 전쟁 위협도 바로 사라지게 될 것이다. 이승만 정권 때부터 지겹게 이어져 온 ‘북풍’이 여전히 먹힌다고 북한도 믿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 대다수는 조·중·동보다는 유튜브를 더 신뢰하는 시대에서, 그리고 해외의 뉴스를 아무런 장애 없이 접할 수 있는 시대에 일부 음모 세력의 선전·선동의 약발은 매우 제한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종래의 ‘북풍’ 수준으로는 약발이 안 먹힐 것을 잘 알고 있는 김정은이 좀 더 세게 나오고 있을 뿐이다. 김정은이 세게 나올수록 남한에서는 이른바 수구 세력이 신나 할 수밖에 없다. 전쟁 위협만큼 국민의 심정을 건드리는 이슈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정은이 한마디 하면 조·중·동은 바로 받아 적을 뿐 아니라 확대 재생산하여 이른바 안보 정국을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그러면 30% 남짓의 이른바 보수층을 자처하는 ‘개·돼지’는 남한에 존재한다고 믿고 있는 ‘빨갱이’ 색출과 처단을 외치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승만 정권 때 이미 사멸한 남한 내의 ‘빨갱이’가 남아 있을 턱이 없다. 그래서 박정희와 전두환이 잘 보여준 대로 없는 ‘빨갱이’도 만들어 내어 정적 숙청이 도구로 이용하는 짓이 되풀이되었다. 지금은 그런 군사독재 정권 시대가 아니기에 박종철이 ‘'탁' 치니 '억'하고 죽었다.’라는 식의 조작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그런 조작을 하고 싶은 유혹은 독재적 권력자는 늘 받기 마련이다. 모든 선전·선동을 동원하여 권력만 유지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남한의 현대 정치사에 나타난 대로 그런 조작과 가짜 뉴스로 권력 유지를 도모하는 실질적 ‘독재자’에 맞서 ‘동료 시민’은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게 된다. 그러면 남한 사회는 극도의 혼란에 빠지게 된다. 바로 그런 남한의 사회적 혼란을 간절히 바라는 것은 남한의 독재자와 더불어 김정은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남한이 혼란에 빠져 내란 수준에 이르면 북한에 대한 위협이 그만큼 줄어들게 되기 때문이다.     


이런 남한의 사정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김정은이 ‘북풍’ 미끼를 던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기형적 권력을 유지하고 싶은 남한의 실질적 독재자도 기꺼이 그런 미끼를 이용하여 사회의 혼란을 최대한 일으키고자 한다. 사회적 위기의식이 제고될수록 기존의 권력이 강화되는 정치공학적 공식이 적용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이야말로 북한의 김정은과 남한의 실질적 독재자가 서로 이익이 되는 일 아니겠는가? 이러한 남북한의 갈등과 남한 사회 안의 혼란은 당연히 미국도 바라는 바다. 한반도의 위기가 높아질수록 미국의 무기를 한국에 수출할 명분이 서기 때문이다. 미국의 군수업자가 로비하지 않아도 남한 정부가 무기를 간절히 원하는 상황이 전개될 것이 뻔하니 이야말로 땅 짚고 헤엄치기 아닌가? 한반도가 위기에 처하면 CNN과 같은 미국의 언론도 신나기 마련이다. 한반도가 사실 전 세계에 몇 안 되는 화약고라는 사실은 이미 오래전부터 잘 알려져 있다. 그래서 CNN과 같은 언론은 ‘언제 터지나?’ 하는 마음으로 한반도를 늘 주시하고 있는 것이다. 일단 터지면 CNN은 종일 생중계하면서 광고비 수익을 더욱 높일 수 있으니 마다할 일이 없다. 오로지 뉴스로 먹고사는 CNN의 특성상 전 세계에서 날마다 ‘사고’가 터지기를 간절히 바라는 악마적인 구조적 모순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나면 이렇게 미국의 군수업체와 언론만 수지맞는 것이 아니다. 30년 장기 침체에 허덕이던 일본은 제2의 한국전쟁 특수로 경기가 살아나는 기적을 맛보게 될 것이다. 더구나 85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경제 규모를 지난 한반도가 전쟁으로 초토화되고 나서 재건 단계에 들어선다면 이때 발생할 수익은 천문학적인 수준에 이를 것이니 일본으로서는 감지덕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한국과 무역 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과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쾌재를 부를 것이다. 한국이 차지한 무역 시장을 그들이 빼앗아 갈 수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런 경제적 이익 이외에도 남의 나라에서 벌어지는 전쟁을 구경하는 이른바 ‘강 건너 불구경’만큼 재미있는 일이 또 어디 있겠는가? 이런 상황에서 한반도에서 전쟁이 나면 말릴 사람이 사실상 아무도 없을 것이다. 전쟁 발발할 때 남북한의 주요 후원국인 미국과 중국 본토도 아무런 타격을 받지 않을 것이니 전쟁의 진행 속도 조절도 두 나라가 맘대로 할 것이 뻔하다.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이 보여주는 것이 이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초기에는 서방 대부분이 우크라이나가 ‘빨리’ 지기를 바랐다. 그러나 뜻밖에 우크라이나가 잘 버티자, 러시아의 세력 약화를 바란 서방에서 우크라이나를 적극 지원했다. 그런데 우크라이나가 국내적 모순과 갈등, 그리고 무능력으로 이제 전쟁에서 패배할 기미가 보이자, 서방이 발을 빼기 시작하고 있다. 젤렌스키는 이제 국내외적으로 고립무원의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서방의 그 누구도 우크라이나의 ‘동료 시민’의 안녕을 걱정하지 않는 것이다. 이미 우크라이나 국민 수십만 명이 희생되었고 수천만 명이 난민이 되어 집도 절도 없이 인도적 고통을 받고 있는데도 말이다. 세계는 이제 우크라이나 전쟁이 종식되면 초토화된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뛰어들 준비만 하고 있다. 한반도에 전쟁이 나도 똑같은 일이 벌어질 것이 뻔하다. 한반도의 경제 규모가 우크라이나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니 먹잇감이 그만큼 더 많은 것 아닌가?    

이렇게 세계의 거의 모든 나라가 한반도에서 전쟁이 나면 문자 그대로 ‘수지맞게’ 된다. 그러니 한반도의 전쟁을 적극적으로 막고자 하는 나라는 사실 하나도 없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한반도에 전쟁이 나면, 특히 전면전이 일어나 제2의 한국전쟁이 시작되어 과거와 마찬가지로 3년 정도 전쟁이 이어진다면 세계 경제도 살아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을 정도다. 세계 경제를 살리기 위해 한반도에서 남북한이 모두 희생제물이 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할까? 당연히 아니다. 그러나 오늘도 남북한의 극단주의 세력은 전쟁 불사를 노래하고 있다. 실제로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의 전쟁은 남북한의 의지로만 절대로 일어날 수가 없다. 특히 남한의 전시작전통제권은 미국이 소유하고 있기에 전쟁이 발발하면 남한은 문자 그대로 허수아비가 되고 만다. 세계 34위 수준의 군사력을 가지고 있는 북한도 자력으로는 3개월 이상 전쟁을 수행할 능력이 없다, 그렇다고 아직 세련되지 않은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북한의 존재 자체가 사라질 것임을 뻔히 알고 있는 북한이 핵무기를 건드릴 리가 만무하다. 다 같이 죽을 결심을 한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남북한 모두 자력으로 전쟁을 일으킬 수도, 수행할 수도, 종결할 수도 없는 삼중고에 빠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반도가 전쟁의 위험에서 벗어나 살아날 길은 무엇인가? 지난번에도 말한 바대로 미국의 군수업자와 CNN 같은 수구 언론을 포함한 기득권 세력과 척지고 있는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것이 최선이다. 한반도에서 전쟁이 나를 것을 바라지 않고 미군 철수까지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는 트럼프와 그의 사단이 미국 정권을 장악한다면 잠시라도 한반도가 숨을 쉴 기회가 생길 것이다. 그래서 군수업자의 로비에 철저히 놀아나는 미국 민주당 세력이 물러나고 기득권층을 거부하는 미국 ‘동료 시민’의 지지를 받는 트럼프가 미국의 정치 지형을 바꾸어 놓기만을 바랄 뿐이다. 남북한이 자력으로 한반도의 위기를 극복할 방법도 의지도 없는 상황에서 트럼프만이 유일한 구세주가 될 것이다. 그래서 그의 대선 승리를 간절히 바라게 된다. 그러나 결국 모든 것은 하늘의 뜻이니 천운을 빌어야 겠지. 그리고 그 천운은 천심이고 천심은 민심인 것이니 민심이 제대로 정신차리게 해달라고 하늘에 비는 수밖에는 없다. 간절히 바라면 하늘도 움직이는 법이라고 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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