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보다 차라리 허경영이 더 참신해 보인다고?

한동훈의 정치적 상상력의 한계가 너무 일찍 노출되어 버렸다.

by Francis Lee

수구 언론이 한동훈 바람몰이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벌써 약발이 다한 모양새다. 아무리 광고를 때려도 제품이 시원치 않으면 팔리지 않는 것이 자본주의의 냉정한 시장 논리다. 천하의 <조선일보>가 한동훈에 대한 실망감을 벌써 드러낼 정도이니 말 다 한 것 아닌가? <조선일보>는 “[데스크에서] “한동훈이 계속 셀카만 찍는다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다음과 같이 한동훈 ‘디스’를 시전하고 있다.(링크: https://v.daum.net/v/20240117030315181)


“한 위원장의 취임 일성은 여전히 민주당 비판과 운동권 청산이었다. 상당수 중도층은 “상대방에게는 가혹하고 자신들의 문제에 대해서는 관대한 것 아니냐”고 받아들였다. 한 위원장 등판 전후 별반 변화 없는 여권의 여론 지형이 이를 보여준다. ... 지난 총선 직전 ‘문재인 정권을 지원해야 한다’는 여론은 ‘견제해야 한다’는 여론보다 10% 정도 높았다. 이는 민주당의 180석 기록적인 압승으로 이어졌다. 반면 총선을 석달 앞둔 최근에는 ‘윤석열 정권을 견제해야 한다’는 여론이 ‘지원해야 한다’는 여론보다 10% 이상 높은 반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여권은 “총선에서 지면 윤석열 정부는 식물이 된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정권이 식물 상태가 된다는데 과연 무슨 일인들 못할까 싶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할 수 있는 일과 그럼에도 절대 바꿀 수 없는 것의 한계는 명확했다. 한 위원장은 ‘윤심 공천’ 우려에 “당을 이끄는 건 나”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내가 당대표”라고 밝혀야만 하는 현재 상황은 역설적으로 한 위원장을 둘러싼 정치적 현실을 상징한다. 이번 총선에서는 제3신당도 나오는 만큼 민주당이 지난 선거처럼 압도적 의석을 가져가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여권이 지지층만 결집해도 양당 의석 차가 21대 국회보다는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그때 가서 여권의 누군가는 “졌지만 잘 싸웠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역시 ‘졌잘싸’가 내심 목표였던 작년 서울 강서구청장 선거 결과는 모두가 알고 있다. 전국을 순회하는 한 위원장의 신년 인사회 일정은 17일로 끝이 난다. ‘정치인 한동훈’에 대한 냉정한 평가의 시간도 다가오고 있다.”


윤 대통령에게 이른바 ‘김건희 리스크’를 털고 가라고 애걸복걸했던 <조선일보>가 윤 대통령이 ‘김건희 특검법’을 단칼에 거부하는 허망한 현실을 보고 한동훈에게 일말의 희망을 걸었던 모양이다. 그러나 인용한 기사의 제목대로 ‘한동훈은 전국 투어 셀카 찍기’ 시전 말고는 하는 일이 없다. 그리고 최고 존엄의 이름은 차마 입에 올리지 않는 황공무지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그 와중에 ‘1992 티셔츠’ 사달, ‘코로나 시기 야구 경기 단독 관람’ 사달, ‘직장에서 1시간 이상 떨어진 부산 해변 거닐기’ 사달에 이어 마침내 ‘국회의원 정수 250명 축소’ 사달과 같은 구설수를 스스로 무한 생산하고 있는 중이다.


이런 한동훈을 보고 민주당의 박용진은 자기 페이스북에 한동훈의 일단 던지고 보기식 발언을 다음과 같이 비판했다.(링크: https://www.facebook.com/yongjin.bag/?locale=ko_KR )


“<허경영과 안철수의 길을 걷는 한동훈>

한동훈 위원장이 총선 1호 법안으로 국회의원 정원을 50명 축소하겠다고 한 것은, 그야말로 안철수와 허경영의 길을 걷겠다는 선언입니다. 선무당이 사람잡듯이 정치초보가 삼권분립을 휘청거리게 만들까 두렵습니다. 국회의원 숫자 줄여서 50명 빼는게 정치혁신이면 100명 줄인다는 안철수, 200명 줄인다는 허경영은 그야말로 정치9단이고 정치고수이자 정치개혁에 진심이었던 사람들입니다. 기왕 하시는거 국회의원 50명 한다 그러시지 그랬습니까? ... 250명으로 줄이면, 그때 비례대표는 어떻게 할 것입니까? 선거제와 연동된 국회의원 정수를 어떻게 할지조차 명확한 계획이 서지 않았으면서 정치개혁을 이야기하는 것은 무책임의 극치일 것입니다. 무턱대고 제시카법 던지기만 해놓고 어디 갈지는 말 끝까지 못하던 장관시절 모습과 판박이입니다.”

아무 생각도 없이 일단 던지고 보는 한동훈의 언행에 대해 민주당만 실망한 것이 아니다. 이재명 대표에 대해 비판적 태도를 유지하고 보수 진영에 호의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진중권조차 한동훈이 정치적 상상력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는 ‘걱정’을 하고 있다. 진중권의 말을 인용해 본다.(링크: https://v.daum.net/v/20240117050946009?f=p)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시한 현행 300명 국회의원 정수를 250명으로 축소하자는 안을 두고 "정치적 상상력의 한계를 드러낸 게 아닌가 싶다"고 꼬집었다. 진 교수는 16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뭐가 혁신안인지 모르겠다. 과거로 퇴행하자는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국회의원 정수를 줄이는 게 문제가 아니라 국회의원의 특권을 줄여야 된다"며 "지금 세비도 너무 많고. 절반으로 깎아야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원 축소안을 두고 "지금의 문제는 250명이 300명분의 권력을 행사하는 것"이라며 "이 사람들이 정치적 기능을 제대로 발휘해 왔다면 이런 문제가 제기되었겠는가. 기능을 안 하고 신분만 누려왔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또 한 가지는 한동훈 위원장은 정치를 게임하듯이 안 하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나. 그런데 지금 '이렇게 던지면 민주당 못 받겠지' (이러면서) 게임하듯이 한다"며 "이건 올바른 방식도 책임있는 정치인의 자세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맞는 말이다. 지금 국회는 숫자가 아니라 비용 대비 효율이 너무 낮다는 데 있다. 현재 지역구가 254개인데 250명으로 줄이려면 당장 지역구를 통폐합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비례대표는 한 명도 선출할 수 없다는 말이다. 이는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국회가 다양한 지역과 계층의 이익을 대변하라고 최대한 합리적으로 지역구를 만들어 놓은 것인데 느닷없이 노름판이나 되는 듯이 ‘250 받아라!’라며 카드를 던지고 상대방의 의중을 떠보는 짓이나 하는 자가 바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다. 상상력만이 아니라 현재 한국 정치판에 대한 기본 상식도 없다는 말 아닌가?


그런데도 수구 세력과 언론은 이런 한동훈 띄우느라고 지역마다 몰려다니며 자가발전을 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현재 한동훈의 지지율이 20% 초반으로 이재명 대표와 오차범위 안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고 언론이 난리를 피운다. 그러나 정치 12단인 김종인은 이미 본질을 파악하고 있다. 그가 한 말을 인용해 본다.(링크: https://v.daum.net/v/20240116144222915)


“차기 대권주자 여론조사에서 한 위원장이 최근 정치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재명 대표와 비슷한 지지율을 보인 것에 대해서는 "과거 21대 총선 때 황교안 전 대표의 지지율도 24%까지 올라갔지만 선거를 해보니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습니다. 김 전 위원장은 한 위원장이 정치개혁 화두로 제시한 불체포특권 포기, 금고형 확정판결 시 세비 반납 등의 제안에 대해서는 "과거부터 나오던 이야기다.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한동훈 비대위가 보름 정도 됐는데 당을 어떻게 변화시키겠다는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며 "당의 변화된 모습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했습니다. 특히 그는 "지금 체제에서 수직적 당정관계가 깨질 수 없게 돼 있다"며 "대통령 임기가 3년 이상 남아있는 상황에서 대통령 그늘에서 벗어날 수 없다. 한 위원장이 새로움을 제시할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전망했습니다.”


적지 않은 사람이 한동훈의 등장 때부터 예상한 이른바 ‘윤석열 아바타’와 ‘김건희 리스크 방어막’에 불과한 카드라는 사실을 한동훈 스스로 시전 하는 중이라는 말이다. 한때 하늘 위에 태양이 두 개 뜰 수 없는 법이니 한동훈의 인기가 오르면 윤 대통령과의 갈등이 심화하여 여권 분열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호사가들의 말이 있었다. 그러나 한동훈 등장 한 달도 안 된 시점에서 이미 한동훈 거품은 꺼지고 있다. 윤 대통령도 권력의 향방에 대한 동물적 본능을 지닌 사람인데 자기를 이길 인물을 내세울 리가 처음부터 없었던 것이다. 사람들이 윤 대통령을 너무 우습게 본 모양이다. 어쨌든 보수 진영에서는 애석한 일이겠지만, 한동훈 자신도 자신의 그릇을 알기에 처음부터 총선에 나오지 않겠다고 선을 그은 것 아닌가?


일부 호사가는 벌써 ‘post-한동훈 카드’를 점쳐보기 시작하고 있다. 그러나 공고한 윤·김·한 삼각편대를 깰만한 대안은 전혀 안 보인다. 윤핵관은 공중분해 되었고, 당대표는 다 쫓겨났고, 검찰 사단은 경상도와 강남에서 꽃가마 탈 꿈에만 젖어 있는데 누가 용산 방위대를 자처할 수 있겠나? 결과를 보고 판단하기는 쉬운 일이기는 하지만 한동훈이 너무 일찍 등판했다. 그리고 아무 경험도 없이 무대 위에 올라 좌충우돌만 거듭하다가 갑자기 퇴장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보수 세력에서는 무척 아쉬운 카드일 것이다.


이제 한동훈마저 가면 누가 용산을 지킬 것인가? 정치판의 생리라는 것이 권력을 구심점으로 모였다가 권력이 떨어지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바람에 구름 가듯 흩어지는 허상과 같은 것이니 어쩔 수 없는 일 아닌가? 그래서 다시 한번 세간의 격언이 새삼 맞는다고 생각하게 된다. ‘있을 때 잘하지.’ 권력이 있을 때, 인기가 있을 때, 세력이 있을 때 잘했다면 용산이 이런 곤경에 처해서 더 이상 낼 카드도 없는 상황에 부닥치지는 않았을 것이다. 참으로 애석한 일이다. 상상력, 더 나아가 창의력이라는 것이 단순히 사법 고시를 소년 급제했다고 턱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진실을 한동훈이 몸소 시전하는 중이니 그저 더 감상하며 즐기면 그만이지만, 이 나라를 그런 창의력 부재자에게 맡겨야만 하는 국민은 무슨 죄라는 말인가? 더구나 북한이 이제는 자기 헌법에 남한을 '주적'으로 명시하고 적화 통일해버리겠다고 선언하는 마당에 말이다. 문자 그대로 눈 앞에 캄캄해 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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