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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ncis Lee Feb 21. 2024

한동훈은 되고 이재명은 안 된다고?

법꾸라지들을 다 잡아서 얼큰한 추어탕이나 만들어 먹고 싶다.

총선 판은 이제 이재명 대표와 한동훈의 대결로 압축되는 모양새다. 그런데 한동훈은 지역구만이 아니라 비례대표 출마도 선언했으니, 진검승부는 아니다. 이재명 대표는 인천 계양 출마 결심을 굳힌 모양새이니 전장에 직접 뛰어든 장수의 면모다. 그에 비해 한동훈은 본부에서 전장을 지켜보면서 수시로 작전 명령을 내리는 형국이다. 누구의 전략이 더 효용이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그런데 뉴스를 보니 위성정당을 만들게 된 상황에서 한동훈은 자신이 비난한 위성정당의 선거 운동을 합법적으로 도울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반면에 이재명 대표가 그런 식으로 위성정당을 도우면 바로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당한다. 이렇게 하여 한동훈은 그의 내로라하는 법꾸라지 선배들의 전통을 이어가게 되었다. 박근혜의 비서실장으로 모든 권력을 누리던 김기춘과 그의 부하 우병우의 전통 말이다. 과연 그가 선배들의 그 자랑스러운 전통을 얼마나 잘 구현할지는 아직 알 수 없는 노릇이지만 지금까지 한동훈이 보여준 언행을 보면 법의 테두리 안에서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 뻔하다. 법 만능주의 사회에서 법을 최대한 이용하여 내로남불을 시전 하면 그만 아닌가? 이재명 대표의 아내 김혜경 여사의 7만 원 법카 사용은 물론 문재인 전 대통령의 아내 김경숙 여사의 인도 방문도 법으로 걸고넘어지면서도 김건희 리스크의 한복판에 있는 김여사의 그 많은 위법이 의심되는 잠재적 범죄 행위는 털끝 하나 안 건드려도 법을 위반하지 않는 현실을 보면서 서울대 법대씩이나 다니면서 법을 배운 이유가 결국 이거였나 하는 자괴감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그 무슨 짓을 해도 법망만 최대한 피해 가면서 아무 일이 없는 이 나라에서 한동훈이 계속 허언증을 보여도 누구 하나 막을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까워도 법꾸라지가 아닌 동료 시민들은 그저 가슴만 치면서 울분을 억누를 수밖에 없다.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 법을 배워놓는 것인데 하는 한탄이나 하면서 말이다. 과연 한동훈 부모가 법꾸라지나 되라고 그를 서울대 법대에 보냈을까? 그러지 않았기를 바란다.     


그런데 법꾸라지 축에 들지 못하면서 그 흉내를 내는 자가 있으니 바로 조국이다. 조국 패밀리는 사연이 어떻든 법의 심판을 받은 범죄가 가족이다. 조국 자신도 고등법원에서 2년 실형을 받은 상황이다. 그런데 창당 출마 운운하면서 설치고 다닌다. 사실 현재로서는 확정판결을 받지 않았으니 맘대로 해도 된다. 역시 서울대 법대 출신 다운 짝퉁 법꾸라지 행위다. 좌나 우나 서울대 법대 나온 강남 귀족들이 하는 행태는 어찌 이리 똑같은지 신기할 정도다. 법을 배운 이유가 고작 이렇게 개인적 영달과 가족의 호의호식을 위한 것이었다는 말인가? 윤 대통령도 이 카테고리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내인 김여사의 비리 의혹에 대해서 모르쇠로 일관하고 뇌물성 디올 백을 강제로 받았으니, 죄가 되지 않는다는 해괴한 논리를 전개해도 한국의 그 많은 서울대 법대 출신 법 전문가들은 꿀 먹은 벙어리로 살아가는 이 현실을 어찌 해석해야 한다는 말인가? 그런 든든한 남편을 둔 김여사처럼 한국의 모든 뒤끝이 구린 여자들도 서울대 법대 나오고 고시 합격하여 검찰에 들어간 자만 만나면 평생 법망을 피해서 갈 수가 있다는 모범을 보여준 이 법꾸라지들의 세상이 답답한 국민이 할 수 있는 일은 사실 아무것도 없다. 그런 실질적인 합법을 가장한 불법의 진실을 파헤치고 법적으로 따지고 들어가기에는 법꾸라지들의 ‘실력’이 너무 출중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법조 카르텔’의 견고한 단결력을 깰 수 있는 사회적 하위집단이나 문화가 한국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NGO가 이러한 법조 기득권 세력의 전횡을 막아보려고 큰 노력을 기울이지만 사실 달걀로 바위 치기다. 그리고 설사 이런 법꾸라지들을 법정에 세운다고 해도 그들을 기소하고 죄를 묻는 검찰 자체가 이미 기득권 세력으로 그들만의 리그를 형성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한 싸움만이 될 뿐이다. 그리고 그런 법조인의 죄를 묻는 경우 그들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괘씸죄까지 덮어쓰게 되는 것이 현실 아닌가? 이길 재간이 없다. 물론 한국 사회의 공동선에 몸 바치겠다는 숭고한 희생정신으로 무장된 일부 ‘전사들’의 노고로 한국 사회의 완전한 타락을 막아오기는 했지만, 문자 그대로 그 희생이 너무 컸지만, 실질적인 임팩트는 제한적이다. 이명박과 박근혜는 물론 김기춘과 우병우도 법의 심판을 받는척하더니 지금 모두 사면 복권되어 잘 먹고 잘 사는 행태를 그대로 이어가고 있지 않은가? 나라를 뒤집는 역적질에 가까운 짓을 해도 그 모양으로 법망을 피해 가는 판인데 그보다 작은 ‘죄’를 짓고 있는 자들의 경우는 더 심할 것이 뻔하지 않은가?     


총선 정국이 가까워질수록 왜 윤 대통령이 한동훈을 아바타로 내세웠는지가 분명해지고 있다. 결국 법꾸라지 정신으로 무장하여 현실적으로 땅에 떨어진 지지율에 맞서 싸워보겠다는 심산이다. 법으로 따져가면서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를 철저히 올가미에 묶어 두고 국민의힘과 한동훈에게는 ‘법대로’라는 날개를 달아줄 모양새인 것이다. 역시 서울대 법대를 나와서 평생 법만 다루어 온 전문가 다운 솜씨다.     


사실 김건희 리스크가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에 최악의 아킬레스건이 될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이 카드는 총선이 다가올수록 민주당에 최고의 카드가 될 수 있고 잘하면 꽃놀이 패로도 충분히 이용이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법꾸라지들이 잔뜩 모인 국민의힘과 보수 진영과 맞선 형국에서 과연 얼마나 이 카드를 활용할 수 있을까? 더구나 국민의힘의 선봉장으로 앉아 있는 한동훈은 소년 급제한 법에 관한 천재 아닌가? 물론 그의 법 전문가로서의 성적은 형편없지만 말이다. 그가 기소한 사건이 대부분 무혐의로 판결이 나거나 하다못해 구속영장마저 기각되는 형국에서 한동훈의 ‘조선 제일의 검’이 무디어지고 이제는 누구나 그가 ‘조선 제일의 혀’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여전히 법꾸라지다운 면모는 유지하고 있으니 무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매우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위성정당의 선거 운동을 한동훈만 지원할 수 있는 현재의 법적 현실에서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는 커다란 핸디캡을 안고 그린 위에 올라갈 수밖에 없다. 바둑으로 치면 상대방에게 서너 점 깔아주고 시작하는 대국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형국이 정당하지 못하다는 비난에 한동훈은 예의 ‘법대로’ 하는 데 무슨 문제냐면서 뒤꿈치를 한껏 들어 올릴 것이다. 그래도 그 모습을 그냥 두고만 봐야 하는 국민의 속은 타들어 가도 아랑곳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인제 와서 어쩌겠는가? 제3세력이 풍비박산되는 상황에서 위성정당의 역할은 선거 결과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 분명해지고 있다. 이준석의 정당은 3%도 못 얻을 것이고 이낙연은 지역구에서 1~2개 정도 승리를 거둘 가능성이 매우 높다. 게다가 3% 지지율의 벽을 넘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결국 이재명 대표가 말한 151석이 단순히 엄살이 아닌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다는 말이다.      


과연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대표가 내밀 수 있는 카드에는 무엇이 있을까? 민주당의 지지율을 최대한 높여서 비례대표 의석에서도 국민의힘을 능가할 수밖에 없지만 지난 총선 결과를 볼 때 이는 만만치 않은 일이다. 당장 민주당이 압승을 거둔 지난 총선에서도 당 지지율에서는 현재의 국민의힘에 뒤져서 비례대표 의석에서 뒤졌다. 그리고 위성정당의 관리에서 세련되지 못한 처리로 조정석 같은 박쥐도 만들어 낸 것이 민주당이다. 이번 총선에서 과연 민주당이 얼마나 위성정당 관리를 잘할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그러나 앞에서 말한 대로 이미 핸디캡을 안고 들어가는 위성정당 싸움에서 민주당은 몇 배의 노력을 기울여야 본전 치기라도 할 것이다. 한동훈은 김여사 뺨치는 나대기 시전으로 윤 대통령 부부 리스크, 특히 김건희 리스크를 최대한 가릴 것이 뻔하고. 이런 총선에서 한 표를 행사하는 국민이 깨어있는 시민이 되는 수밖에 없는데. 과연 자청해서 개·돼지가 되고 ‘개 사과’를 받아 들고 감격해서 윤비어천가, 한비어천가도 모자라 김비어천가까지 목청껏 불러대는 콘크리트 지지층이 여전히 30%를 넘어서는 현실에서 이는 그저 꿈이 되어 버릴 것만 같다는 불안감을 떨칠 수가 없다. 언제나 깨어있는 동료 시민과 더불어 법꾸라지가 감히 발을 디딜 수 없는 사회를 만들 수 있을까? 그날이 올까? 아니면 길재처럼 그저 산천은 의구한데 인걸은 간데없네. 어즈버 태평연월이 꿈이런가 하노라. 노래하며 탄식이나 할 수밖에 없나? 지금 이 사회를 휘젓고 있는 서울대 법대 출신 4인방, 곧 윤 대통령, 한동훈, 이낙연, 조국이 사라지기 전까지는 그저 탄식만 되풀이할 것 같다. 아니 그들이 사라져도 또 다른 4인방이 나타나 법꾸라지 시전의 전통을 이어갈까? 오늘 날씨처럼 맘이 참으로 우울하다. 그저 법꾸라지들을 다 잡아서 얼큰한 추어탕으로 만들어 한 사발 들이키고 싶은 날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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