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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ncis Lee Feb 21. 2024

이낙연이 결국 6억에 팔려 간 신부가 되었나?

이낙연이 추풍낙엽이 되는 과정이 참으로 애처롭다.

이낙연이 결국 이준석의 계략에 넘어가 돈만 빼앗기고 쫓겨난 신부 모양이 되어 버렸다. 이런 것을 점술에서는 망신살이 뻗쳤다고 한다. 망신살은 자평명리에서 감명할 때 곁다리로 보는 십이신살에 속하는 것이다. 대개 망신살은 돈과 불륜에 관련된다. 그런데 이번 이낙연과 이준석의 합당 사달을 보면 이 두 가지가 다 관련되어 있다. 결국 이낙연은 돈 뺏기고 소박맞은 새댁이 된 모양새이니 말이다. 그런데 이렇게 망신살이 뻗치게 되는 근본적인 이유는 과욕이다. 분에 넘치는 돈을 바라고 맞지도 않는 집안에 속여서 시집가려다가 뒤탈이 나거나 뻔히 본처가 있는데도 불륜을 저지르다 걸리면 망신살이 뻗치게 되는 것이다. 자신의 분수를 알고 욕심을 부리지 않으면 망신살은 절대로 발동하지 않는다.     


이번 합당 분당 사달을 보면 전형적인 과욕에서 나온 망신살의 발동이다. 나이 어린 파트너에게 속아서 차마 몸과 마음을 주지는 않았지만, 돈과 명예를 빼앗겼다. 이준석이 누구인가? 박근혜 키즈로 화려하게 정계에 등장하여 틈만 나면 하버드를 팔고 다니던 자 아닌가? 그리고 국회의원 자리를 4번이나 노렸으나 번번이 낙선하고 결국 유튜브에 나와 화려한 입놀림으로 먹고사는 격이 낮은 음지의 인생을 살아오면서 오로지 권력의 주변을 부나방처럼 떠나지 못한 자다. 그런 자에게 관직과 의원직을 두루 거치는 동안 꽃가마만 타고 양지만 골라 다닌 이낙연이 보기 좋게 한 방 먹은 꼴이다.     


그러나 이번 망신에도 불구하고 이낙연은 노욕을 버리지 못할 것이다. 한번 권력의 맛을 보면 뽕쟁이보다 더 심각한 중독 현상을 보이기 마련이 아닌가? 이제 스스로 낙동강 오리알이 되어버렸으니, 이낙연에게 남은 길은 호사가들이 말하는 대로 국민의힘에 들어가서 자폭하는 것 말고는 없어 보인다. 다른 무슨 방법이 있겠는가? 결국 평생을 권력 주변에서 해바라기 역할을 자임하면서 꽃가마만 타고 다니던 버릇을 절대로 버릴 수 없을 것이니 말이다. 지난 대선에서 심상정과 손에 손잡고 정권 이양에 앞장선 그 자세로 이번 총선에서도 민주당과 진보 진영에 흠집을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할 이낙연의 모습이 눈앞에 선하다.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중앙대 법대 출신의 이재명 대표에게 결코 머리를 조아릴 수 없다는 그의 ‘결기’가 고작 잔머리 굴리기 대마왕 이준석에게 돈 빼앗기고 마지막 남은 자존심마저 빼앗긴 현재의 이낙연은 저잣거리에 돌아다니는 그의 ‘호’가 말해주는 대로 낙엽 신세 아닌가?     


이낙연이 전매특허로 내세우던 ‘신사’ 이미지가 이번 사달로 완전히 구겨지게 된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의 고향인 전라도에서 과거 안철수가 일으킨 바람을 흉내 내고 싶겠지만 돈도 없고 조직도 없으며 무엇보다 진흙탕 같은 정치 바닥에서 굴러다닐 배포도 없는 이낙연에게는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일이다. 결국 6억 원, 정확히 말해서 6억 6천만 원의 정당 보조금을 받고 나가떨어진 형국이다. 이준석이 의원 수가 5명 이하가 되면 반납하겠다고 큰소리쳤지만, 아직도 감감무소식이다. 돈맛을 안 이준석이 법에도 없는 반환을 할 리가 있나? 법을 핑계로 그대로 꿀꺽할 것은 자명한 일이다. 어차피 지역구 의원을 단 한 명이라도 낼 조직과 돈이 없는 정당 아닌 정당에서 6억 원이면 쏠쏠한 돈이다. 이준석 혼자 원맨쇼를 하면서 저비용 고효율의 비례대표 당선을 위한 정장 지지율을 높이겠다는 꼼수를 부리고 있을 뿐이다. 한국 정치사에서 돈 없고 조직 없는 신생 정당이 성공한 경우는 단 한 번도 없다. 안철수의 국민의당은 기존의 전라도 지역구를 발판으로 그의 돈을 썼기에 그런 성공을 거두었다. 그러나 그런 성공도 일회성이 그치고 마는 것이 한국의 정치판이다. 그런데 돈도 없고 조직도 없으며 성 추문으로 검찰 캐비닛 파일에 오르는 사법 리스크에 걸린 이준석이 가진 무기라고는 그저 그 입방아밖에 없는 현실에서 다른 대안은 없다. 이준석도 잘 알고 있다. 그가 급조한 정당이 지역구에서 단 한 석도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 말이다. 그러니 돈이라도 챙겨야 하지 않겠나?     


그런 이준석의 꼼수에 어리숙하게 넘어가 놓고는 바로 이혼을 한 다음에 ‘엄중히’ 사태를 관망만 하고 있는 이낙연의 어리석음에 기가 찰뿐이다. 그동안의 신사 이미지를 쌓은 것도 이낙연 자신의 능력이 아니라 전적으로 줄타기 신공으로 권력에 붙어서 2인자 역할을 잘해온 덕분이다. 이낙연은 그런 사실을 그 자신만 모르고 있다. 그래서 ‘감히’ 창당 운운하면서 설쳐대고 있는 것이다. 이미 70을 넘긴 나이에 아직도 자신이 정치 엘리트라는 망상에 빠져서 사람과 돈이 모일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그의 행보는 처량할 정도다.     


이제 이낙연이 정신 차리고 물러나서 자신이 가진 돈과 능력을 후진 양성에 쏟는다면 그나마 남은 명예라도 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겨우’ 6억 원에 팔려 갔다가 이혼당한 신부 꼴을 보이고 말았으니, 그나마도 그에게 최선의 선택지가 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이미 속내를 들킨 이낙연에게 남은 선택지는 무엇인가? 결국 지역구에 자신이 만든 당명으로 출마하는 길밖에 없다. 더 이상 그에게 남은 꽃가마는 없기 때문이다. 지역구에 3번이든 4번이든 나가서 정치판의 오물을 다 뒤집어쓰면서 싸움을 벌이는 사나이다운 기백을 보여주어야 한다. 자기 돈과 노력을 전혀 기울이지 않고 만만한 숙주에 붙어서 편하게 살아온 그동안의 삶을 청산하고 말이다. 그러나 과연 꽃가마만 타고 다닌 이낙연에게 그럴 의지가 있을까? 그의 행적으로 봐서는 전혀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니 6억 원 가운데 자기 지분을 받아 내고 조용히 은퇴하는 것이 이낙연에게 최선의 길이 될 것이다. 더 이상 망신살을 타지 말고 말이다. 그나마 남아 있는 명예 아닌 명예라도 간직하고 싶다면 말이다. 그러나 과거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과 같은 독재자만이 아니라, 퇴물이나 다름없는 이인재가 지금 보여주는 모습처럼 이 정치권력이라는 뽕을 한번 맞으면 차라리 죽기 전에는 치유가 불가능한 법이니 이낙연도 같은 길을 갈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사실 이낙연이 보여주는 좌충우돌이 새로울 것은 없다. 한국의 정치사에서 정치적 퇴물들은 늘 같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추하게 사라졌으니 말이다. 평생 자기가 먹던 우물에 침을 뱉고 나가서는 이런 식으로 좌충우돌하면서 토사구팽까지 당한 그의 몰골을 보면서 결국 이거였나 하는 아쉬움이 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의 행보가 결국은 자신의 사주팔자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기에 운명을 거스를 수는 없는 법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저 이제라도 이낙연이 스메타나의 오페라 <팔려 간 신부>를 즐겁게 감상하면서 인생의 의미를 관조하기만 바랄 뿐이다. 서울대 법대씩이나 나오고 동아일보 기자를 시작으로 국회의원 도지사 국무총리까지 했으면 이제 만족하고 물러나 인생을 되돌아보고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책이나 쓰면서 말이다. 더 이상 정치판을 기웃거리다가는 더욱 추락할 길 밖에 남은 사실을 깨달을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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