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을 돌며 상처받은 민주당원을 위로하고 무너진 일상에 지친 국민들께 다시 희망을 이야기할 것입니다.
사형선고를 받고도 지켜냈던 김대중의 민주당을 찾아갈 것입니다.
엄동설한을 녹이며 국민통합을 부르짖었던 노무현의 민주당을 다시 세울 것입니다.
온 국민의 촛불로 쏘아 올린 '나라다운 나라' 문재인의 민주당을 위해 백의종군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재명을 사랑하는 모든 당원들과 함께할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민주당입니다.”
분명히 문재인 전 대통령과 교감이 끝난 모양새다. 총선을 한 달 남기고 마침내 진보 진영이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결속했다는 선언으로 보인다. 이 글을 읽으면서 왜 하필 이낙연의 얼굴이 떠오르는지는 모르겠다. 물론 이낙연이 항복을 하고 기어들어 온다면 진보 진영이 완전체를 이루겠지만 현재로 봐서는 이낙연 스스로 가을비 내린 도로에 깔린 낙엽이 되기로 작정을 한 모양이니 그럴 일은 없겠다. 조선·중앙·동아일보를 중심으로 진보 진영 분열에 열을 올리던 언론이 성급하게 임종석의 탈당과 이낙연과의 합류를 보도했지만, 그들만의 소망으로 끝났다. 이렇게 친명과 친문의 기세 싸움이 싱겁게 마무리될 줄은 사실 많은 사람이 예측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결과는 이제 나왔다. 민주당의 실질적 세대교체가 이루어진 것이다. 그 긴 여정 끝에 드디어 이재명 시대가 열렸다. 그리고 윤석열 정권 타도의 길이 열리나 싶을 정도다. 사실 국민의힘으로서도 ‘김건희 리스크’를 3년 더 끌고 간다는 것은 무리수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다. 그리고 보수 진영에서는 누구보다도 조중동이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조국 대표를 향한 날을 세우기 시작하고 있다. 정말로 이번 총선이 재미있어질 모양이다. ‘지민비조’, 곧 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의 구호가 먹혀들게 되었다. 그동안 민주당의 분열을 원했던 조선일보가 원하는 대로 분열이 되었지만 오히려 분열된 계파가 이제 핵융합을 하는 모양새다. 그래서 당황하기 시작한 것이다.
게다가 이제 한동훈 효과가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다. 지금까지 한동훈은 입만 열면 이재명 대표 걸고 넘어 지기에만 전력하고 있었다. 그러나 갑자기 조국 대표라는 전선이 또 하나 형성된 것이다. 둘을 상대하기에 한동훈의 역량이 부족하다. 게다가 한동훈은 혼자다. 이준석은 떨어져 나가 보이지도 않지만, 여전히 국민의힘에 척을 두고 있다. 아무리 한동훈이라도 2대 1로 싸우면 힘이 부칠 것이 당연하다. 더구나 그동안 이재명 때리기에만 골몰하던 관성이 붙은 바람에 갑자기 등장한 조국을 때리기 위해 방향 전환을 하다가는 차가 전복 사고를 일으킬 수도 있다. 그리고 그동안 한동훈은 윤심을 따라 '김건희 지키기'에 전력을 기울이는 바람에 공천 개혁도 사실 실패로 돌아갔다. 검찰 사단의 입성도 지지부진하다. 이른바 ‘조용한 공천’을 했다고 자뻑하고 조중동도 찬가를 부르고 있지만, 그 조용함이 결국 김여사 살리기를 위한 타협책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난 마당에 효과는 얼마 안 갈 것이다.
물론 친문 세력이 항복한 것은 아니다. 권력은 절대로 양보하는 것이 아니라 뺏고 빼앗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임종석의 항복 선언이자 출사표인 위에 인용한 글의 행간에서 그의 결기가 읽힌다. 민주당의 전통, 곧 김대중과 노무현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의 정신을 이어갈 것을 이재명 대표에게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번 선거가 이재명 대표의 결기를 보여주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는 임종석을 앞장세운 친문 세력의 바람도 들어 있다. 김대중의 투쟁 정신, 노무현의 국민통합 정신, 문재인의 촛불 정신을 이어 과연 이재명은 무엇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인가? 그것은 순전히 그의 몫이 되었다. 내분을 정리한 장수로서 이제야말로 이재명 대표는 진검승부에서 승리를 거두어 그의 실력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이재명 사당화에 반대하여 떠났던 고민정도 복귀하고, 이재명과 이해찬 쌍두마차에 김부겸이 참여하면서 문자 그대로 트로이카를 구성했다. 그러나 과거 로마 제국의 triumvirātus, 곧 삼두정치가 아니라는 것을 오늘 임종석이 고백했다. 일단 윤석열 정권 타도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나가되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돌파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이재명이 흔들리면 민주당은 무너지니 이제부터는 친명도 비명도 없다고 선언했다. 결국, 삼두정치 모양새를 갖추었지만 일단 이재명 대표를 선두에 내세우겠다는 말이다. 사실 로마 제국의 삼두정치 체제에서도 세 지도자가 동등한 권력을 누린 적은 없었다. 결국은 한 사람이 앞으로 나서고 위기 상황에서는 그를 dictator, 곧 독재자로 세웠다. 로마 제국에서 독재자는 특정한 시기에 특정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제한된 기간에 권력을 독점할 수 있었다. 그러나 율리우스 시저에게서 볼 수 있듯이 권력에 눈이 멀면 dictator perpetuo, 곧 종신 독재자가 되고자 하는 권력자가 많았다.
그런데 합법적 독재자는 다른 이들, 특히 아래로부터의 자발적인 동의를 얻은 권위를 부여받을 때 비로소 정당한 권력을 행사할 수 있었다. 이제 친문의 좌장인 임종석이 이재명 대표의 ‘독재’에 동의했으니 율리우스 시저와 같이 등에 칼을 꽂는 일은 적어도 당분간 안 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총선 이후 논공행상이 벌어지면 다시 민주당 내부에서 권력 다툼이 일어나겠지만 4월 10일까지는 무조건 단일 대오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진보 진영의 단일 대오 형성에 가장 큰 촉발제가 된 것은 분명히 조국 대표다. 그가 자청해서 이재명 대표와 역할 분담을 하겠다고 나선 때부터 상황이 급변한 것이다. 한때 200석을 생각했던 민주당이 공천 잡음과 조선·중앙·동아일보의 공격으로 120석도 장담 못 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앞둔 것이 지난주다. 그러나 한 주 만에 전세가 역전되고 있다. 민주당의 분열을 바라면서 불로소득을 노리던 이낙연이 문자 그대로 추풍낙엽이 되어버린 것도 삼두정치의 모양새를 갖추게 된 작은 요인이 되었다.
이렇게 정치라는 것은 살아있는 생물과 같이 예측할 수 없는 판이다. 국민의힘이 ‘김건희 리스크’의 요체인 ‘김건희 특검법’ 부결을 위해 개혁 공천을 포기했지만 이제 본격적으로 나머지 자리를 놓고 이해다툼이 벌어지면 민주당보다 더 잡음이 심해질 것은 뻔하다. 다만 경상도 65석의 대부분은 국민의힘이 독차지하게 될 것이니 전체 판세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다. 어차피 이토 히로부미가 다시 살아서 나와도 북한의 최고 당 간부가 남한으로 들어와서 나와도 당선되는 당이니 말이다. 민주당이 전라도를 석권해도 경상도의 절반도 안 되는 현실에서 승부처는 언제나처럼 수도권이 될 것이다. 그런데 과거 수도권은 바람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특히 총선에서 정권 심판 바람은 늘 좋은 효과를 거두었다. 그 바람을 조국 대표가 일으켜 분다면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콜라보는 판타스틱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인가? 조국혁신당은 윤석열 정권의 아킬레스건인 김여사에 더해 한동훈을 칠 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 한동훈의 친인척으로 비리의 의심을 받고 있는 이정섬 검사의 처남댁 강미정 아나운서도 조국혁신당에 입당했다. 결국 현재 윤석열 정권의 트리오인 윤석열, 김건희, 한동훈을 모두 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이런 와중에 의대정원 카드가 생각처럼 먹히지 않고 있고, 호주로 도망간 이종섭은 국제적인 망신살이 뻗친 모양이 되고 있다. 그리고 독일의 유력 일간지인 Berliner Morgenpost는 윤 대통령을 ‘독재자’라고 묘사하기에 이르렀다. 윤석열 정권이 자충수를 둔 여파가 국제적으로도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관련 기사의 제목이 다음과 같다. Südkoreas „Donald Trump“ legt die Axt an die Demokratie. 직역하면 다음과 같다. “남한의 ‚도널드 트럼프‘가 민주주의에 도끼질을 하고 있다.”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제목이라고 하겠다. 이 신문은 이미 이전에 윤 대통령과 천공과 관련된 미신에 대한 기사도 보도한 적이 있다. 그 제목은 다음과 같다. Südkoreas unheimliche Macht: Zieht ein Schamane die Fäden? 직역하면 이렇다. “남한에 있는 기괴한 권력: 무당 하나가 [권력의 끈을] 조종하는가?”
<서울의 소리>가 공개한 비디오에 보면 천공은 전광훈을 찜 쪄먹는 자다.(링크: https://www.youtube.com/watch?v=k3Szm-5sbFA) 전광훈은 전에 다음과 같은 말을 공개적으로 말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하나님 꼼짝 마. 하나님 까불면 나한테 죽어”그런데 천공은 여기서 한술 더 떠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아버지 특명받고 지금 세상에 나와 있기 때문에 이 종교 지도자들이 다 지금 내 앞에 다 와야 해. 종교 지도자들이 전부 다 하늘의 일꾼들이기 때문에 나한테다 와야 돼. 너희는. 이 사람들이 누구냐를 조금 알면 좋은데 이 사람들은 ‘구도자’들이에요. 종교 지도자들은 모든 지식인들이 지금 ‘구도자’로 이 땅에 온 사람들이에요. 나는 누구냐면 ‘구도자’가 아니에요. 나는 ‘수행자’에요. 인류의 수행자가 한 사람밖에 안 나왔어요. 지금. 인제 진짜로 내가 나가야 되는 시대가 왔으니까. 이렇게 요렇게 준비가 되는 것이라서. 나는 신한데도 무릎 안 꿇는 사람이었었어요. 하나님 좋아하고 앉았네! 내 주먹을 믿으라고 그랬지.”
이런 소리나 하는 자를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존경하는 분이라고, 너희들도 그 말씀을 들어보라고 했다. 그리고 이 천공을 윤 대통령과 이어준 사람이 김여사라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윤석열 정권이 그 시작부터 기괴함은 이미 해외에 널리 알려져 있다. 특히 김여사에 관련된 일들은 서양 언론에 단골 메뉴가 되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언론을 실질적으로 통제하는 기레기들의 가짜뉴스로 한국 국민만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물론 천공을 비롯한 김여사를 둘러싼 쥴리 사달에서 시작된 여러 잡음, 그리고 학력과 경력 위조는 물론 주가 조작, 성형과 명품 사랑에 이르기까지 ‘김건희 리스크’는 이제 총선에서 국민의힘에 결정적인 타격을 입히게 될 것이다. 국민의힘의 존재 이유가 ‘겨우’ ‘김여사 구하기’라는 것을 이번 공천 과정에서 보여주었기에 더욱 그렇다. 결국, 이번 총선에서도 국민의힘은 윤심의 격노를 막는데만 급급할 것이고 그 격노의 주요 원인은 바로 ‘김건희 리스크’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믿었던 한동훈도 그 효용 가치가 결국 ‘김건희 리스크’ 방어막 수준으로 전락해 버린 현실에서 한동훈의 입시 비리 소문과 관련된 딸과 비위 소문이 무성한 이정섭 검사에 더해 부친의 AMK 관련 소문 등, 이른바 ‘한동훈 친인척 비리’가 드러나는 상황에 이르게 되면 한동훈 자신이 총선의 제물이 될 가능성이 커질 것이다.
조국 대표가 폭발적인 흡인력을 보이는 것은 바로 이런 윤석열 정권의 ‘비리 청산’에 앞장서겠다고 선포한 데 있다. 조국 대표가 얼마나 큰 폭발력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총선 판세는 판가름이 날 것이다. 윤석열 정권이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분노를 발판으로 세워진 것처럼 이번 총선도 윤석열 정권에 대한 분노로 민주당이 승리는 물론 탄핵 정국까지 수립하게 된다면 여의도 정치판만이 아니라 한국 사회가 큰 변혁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이번 총선이 남달라 보인다. 이제 한 달도 안 남은 총선에 대한 흥미가 새롭게 솟아나는 것 같다. 어쩐지 기대가 된다. 한동훈이 말한 대로 목련꽃이 피게 되면 세상이 달라지려나? 그렇다. 성질이 급한 한국인에게 3년은 너무 길다. 올해 승부를 보자는 사람이 많아질 것 같다. 승부가 나서 올해 크리스마스 때 삼두마차를 탄 산타가 기쁜 소식을 전해주는 일이 벌어진다면 좋아할 사람이 많아지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