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가 다가 아닌 것도 아닌 것 같다.
조국혁신당의 조국 대표가 언론에 공개적으로 자신의 생년이 1965년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중의 점쟁이들이 엉터리로 자기 사주를 봤다고 불평했다. 나도 조국 대표의 사주를 1963년생으로 보았으니, 불평의 대상이 되겠다. 그런데 82학번이니 당연히 1963년생 이리라고 ‘상식적으로’ 생각했고 석사장교 앨범에도 생년이 1963년으로 나왔기에 심증을 굳힌 것이다. 그런데 본인이 1965년이라고 선언하니 그러면 그렇게 다시 시주를 보겠다.
1965년 4월 6일 양력 기준으로 본다. 시는 그가 살아온 인생을 돌아보면서 추론할 수 있지만 여기서는 생략한다.
O庚庚乙
O寅辰巳 乾命 1大運
2016년부터 갑술 대운에 들어서 있다. 61세가 되는 2026년부터는 계유 대운으로 바뀐다.
많은 술사들이 알고 있던 1963년 4월 6일 사주는 다음과 같다.
O己丙癸
O卯辰卯 乾命 1大運
2014년부터 시작된 경술 대운을 지나고 이제 2024년부터 기유 대운에 들어섰다.
한 마디로 어느 해에 태어났든지 절대로 ‘대통령 깜’은 아니다. 이런 사주로 대권을 잡는다는 것은 어림없는 짓이다. 그러나 도저히 대통령이 될 수 없는 사주를 가지고 태어난 윤석열도 그 자리에 갔으니, 사주가 다는 아니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는 없다.
조국 대표가 이재명 대표와 전략적 협력 단계에 들어선 모양새라서 이재명 대표와의 궁합이 중요하다고 보겠다. 이재명 대표의 [알려진] 사주는 다음과 같다.
O乙甲癸
O酉子卯 乾命 1大運
조국 대표의 원국에서 을경합이 둘이나 나와서 재가 불길했다. 그런데 이재명 대표와도 을경합을 이루니 이재명 대표에게 이로울 것이 없는 궁합이다. 물론 조국 대표에게는 마음의 짐을 더는 형국이 되기는 하지만 말이다. 더구나 을목은 정재인데 합거가 되어버려 금으로 화하니 좋을 것이 전혀 없다. 그래서 조국 대표는 여전히 무사하지만, 아내는 물론 딸까지 화를 당한 것이다. 1963년 사주로 봐도 재성 곧 아내는 고통을 당하는 모양이 나온다. 2년 차이가 있어도 조국 대표의 사주는 거의 똑같다. 다만 1963년의 기묘 사주는 조선 시대 ‘선비’의 것이지만 1965년 경인 일주 사주는 은근히 돈과 출세에 욕심이 많은 정치꾼의 사주다. 게다가 지지에 편재 편인 편관을 깔고 있으니, 성격이 깔끔하지 못하다. 말하자면 남을 의심하는 경향이 크다는 말이다. 이렇게 ‘편’이 지지에 좍 깔린 사람은 남을 의심하는 것뿐 아니라 언행일치가 잘 안 되고 기분의 변화도 극에서 극으로 달린다. 그래서 궁극적으로 주변 사람을 불편하게 만든다. 고집이 세기 때문에 그 불편함이 더 커진다. 다만 인복이 많아서 주변의 도움이 지속되어 본인의 삶은 도전을 포기하지 않는 방향으로 나갈 것이다. 그만큼 식구와 주변 사람들이 고단해지지만 말이다.
문제는 이재명 대표와 천간은 을경합으로 묶어버려 자기 마음대로 통제하려는 마음이 강하다는 것이다. 물론 1963년으로 본 기유 일주에서 나타나는 묘유충보다는 훨씬 나은 조합이지만 이재명 대표로서는 좋다가 마는 헛된 콜라보가 될 공산이 커 보인다. 결국 조국 대표에게 이용만 당하고 버림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그렇다면 조국혁신당이 비례대표를 10석 이상, 최대 20석을 모아 교섭단체를 이루기라도 한다면 민주당의 말을 안 듣고 독자노선을 갈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 되겠다. 결국 궁합이 맞는 듯하지만, 이재명 대표가 일방적으로 손해를 보는 모양새다. 이재명 대표는 산전수전 다 겪고도 지금처럼 버티는 겨울에 태어난 인동초와 같은 팔자이니 이번 역경도 이겨낼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조국 대표와 콜라보가 환상적인 수준으로 나갈 수는 없어 보인다. 참으로 아쉬운 부분이다.
그러나 다시 말하지만, 사주가 다가 아니다. 그리고 조국 대표가 공개적으로 말한 대로 정치인의 생일은 아무도 정확히 알 수가 없다. 그리고 정치인들은 설사 그 사주가 맞는 것이어도 자기에게 불리한 내용이 나오면 아니라고 손사래를 치기 마련이다. 그러니 사주만 보고 그 사람의 미래를 볼 필요는 없는 일이다.
과연 조국혁신당이 원내 교섭단체 구성을 위한 최소한의 숫자인 20석을 확보할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불가능해 보인다. 최대 12석 정도를 얻을 것이다. 그래서인가? 새진보연합 상임대표인 용해인을 만난 자리에서 조국 대표는 원내 교섭 단체 구성요건 의석수를 10석으로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럴 경우 거대 양당 사이에서 소수 정당들이 목소리를 크게 낼 기회가 오기는 한다. 그러나 의원내각제가 아닌 강력한 대통령제에서는 사실 정국을 뒤집을 만한 구도가 수립되지는 않을 것이다. 만약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에서 떨어져 나간 세력이 선전하여 다당제의 기초가 될 만한 구도를 만들어 낸다면 차기 국회에서 의원내각제를 위한 헌법 개정을 추구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워낙 서열에 익숙하고 양당제에 길들은 한국 국민이 그런 다양성을 포섭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더구나 윤석열 정권 심판의 분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적전 분열을 진보 진영에서 허용할 것 같지는 않다. 지금은 조국혁신당이 조국 대표의 이미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지만 막상 총선 날짜가 다가오면 각자도생의 분위기가 고조될 것이다. 그러면 민주당도 비례대표 의석을 하나라도 더 건지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고 조직과 돈이 부족한 조국혁신당이 맞서 싸울 힘은 없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잘 파악하고 있기에 조국 대표는 자신이 윤석열 정권 타도의 선봉에서 서서 민주당과 역할 분담을 하겠다고 자청한 것이다. 물론 윤 대통령 사주에서도 일간이 경금이니 둘이 충돌할 가능성은 매우 높지만 상관격의 윤 대통령을 칠만한 내공을 지니지는 못했다. 더구나 일지가 진토로 신자진 삼합의 분위기가 강한 윤 대통령의 사주를 만나면 오히려 그 페이스에 말려들 가능성이 크다. 맞서 싸우기에는 기가 너무 약한 것이다. 그래서 조국 대표가 공언한 대로 조국혁신당이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는 일은 벌어지지 못할 것이다. 그저 이재명 대표의 도움으로 의석을 확보하여 여의도에 진출하는 수준에 머물 것이다. 그러나 지도력이 부족해서 당을 이끌만한 저력을 보여주지는 못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차라리 1963년 사주가 더 나아 보이는 것이다. 그런데 왜 1965년생이라고 커밍아웃을 했을까? 정치인의 속마음은 알다가도 모를 것이니 그냥 의문으로 남길뿐이다.
사실 정치인의 사주는 모호한 채로 놔두는 것이 좋다. 그래서 과거 김대중, 김영삼 같은 정치인도 사주를 10개 정도 뿌렸다. 고도의 정치적 술수다. 그래야 상대방에게 책잡힐 일이 없고 우리 편에게는 희망을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어차피 미신이지만 그 미신마저 정치에 이용할 줄 아는 지혜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조국 대표는 ‘순진하게’ 자신의 사주를 밝혔다. 물론 편재 편관 편인으로 깔린 탓이리라. 그러나 그런 식으로 나의 패를 다 보이는 것은 정치적으로 현명한 행위는 아니다. 나를 최대한 감추고 적의 공격을 피하는 일에 지혜를 동원해야 하는 것이니 말이다. 그의 사주에 나온 성격대로 한 것이니 뭐라 할 일은 아니지만 아직은 정치판에서 더 배워야 할 것 같아 매우 아쉽다. 지금 조국 대표는 배울 단계가 아니라 그가 스스로 공언한 대로 윤석열 정권 타도라는 엄청난 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배울 시간이 없는데 더 배워야 한다니 답답한 노릇이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그것도 다 팔자소관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