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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ancis Lee Apr 08. 2024

사회연대임금제가 사회주의라고?

한국 수구 세력을 깨우치는 일이 이렇게 어렵다.

조국 대표가 사회연대임금제를 주장하자 ‘조선 제일의 혀’ 한동훈이 예의 그 가벼운 혀를 놀린다. 한마디로 조국 대표가 사회주의자라는 말이다. 차마 ‘빨갱이’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인가 보다. 사실 한국의 태극기 부대사회주의자나 빨갱이나 아무런 색깔 차이를 모를 일이니 그저 사회주의 딱지만 붙여도 알아서 성조기를 들고 시청 앞으로 달려 나갈 태세이니 별생각 없이 사회주의를 말해도 되는 것 아닌가?     


그러나 사회연대임금제는 조국 대표가 말한 대로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 이미 실시하고 있는 제도이다. 그런데 조국 대표는 한국의 일부 대기계열사도 이 제도를 이미 실시하고 있다고 말한다. 놀라운 일이다. 한동훈의 논리대로라면 그 기업도 사회주의, 더 나아가 빨갱이 기업이겠네.  그런데 기다렸다는 듯이 조선일보를 필두로 한국경제, 매일경제, 데일리안이 야단법석을 피워댄다. 그저 대기업 임금 빼앗아 중소기업 주자는 논리라고 선전해 댄다. 윤석열 정권의 붕괴는 ‘빨갱이’ 때문이 아니라 바로 이런 무지한 찌라시들과 기레기들 때문이라는 사실을 이들은 과연 언제나 깨닫게 될지 모르겠다. 이런 무지몽매한 기레기들에게 휘둘릴 일반 백성의 안녕을 위해 몇 자 적어본다.     


사회연대임금제의 상위개념은 social and solidarity economy, 곧 사회연대경제다. 이 개념을 명료하게 설명한 국제연합의 문서를 참고하여 설명해 보겠다.(링크: https://www.un.org/sites/un2.un.org/files/social_and_solidarity_economy_29_march_2023.pdf)     


먼저 여기에 나온 요약문을 그대로 번역해 본다.    

 

“사회연대경제(SSE)는 이윤 [추구] 동기보다 사회적, 환경적 목표를 우선시하는 경제 활동과 관계의 형태를 말한다. 여기에는 집단으로 행동하고 생산자와 노동자, 소비자를 포함한 경제와 사회의 민주화를 위해 연대하는 시민이 참여한다. 이는 '사회적 경제', '연대 경제' 또는 제3분야 조직과 기업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용어로 자주 사용된다. 사회연대경제는 근본적으로 경제에 대한 사회적 통제를 재확인하고 경제를 사회와 자연에 다시 연결하는 것이다. 많은 사회연대경제 조직과 기업(SSEOE)은 사람들과 지역사회의 특정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설립되지만, 어떤 경우에는 경제 운영 방식을 참여민주주의, 연대, 형평성, 인권, 지구의 권리, 자결, 상호성 및 협력과 같은 가치를 기반으로 하는 시스템으로 변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모든 사회연대경제 조직과 기업은 경제 활동과 관계, 민주적 거버넌스와 자기 관리, 상호성, 연대성, 적극적 시민권을 바탕으로 구축된 경제 관행에서 인간의 사회적 가치와 윤리를 강조한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사회연대경제 조직과 기업의 숫자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모두에서 빠르게 증가했다. 풀뿌리 수준에서 조직된 이 사회연대경제 조직과 기업들은 특히 선진국에서 빈곤과 불평등의 심화, 환경 악화 및 탈산업화로 숙련된 근로자가 실업 상태에 빠지는 등 장기적 파괴 추세를 완화하는 데 이바지해 왔다. 또한, 사회연대경제 조직과 기업은 특히 정부 예산이 압박을 받고 삭감되는 시기에 지역사회 전반에 걸쳐 사회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공정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외에도 사회연대경제 조직과 기업은 코로나19 시기를 포함해 정부와 시장이 실패하는 위기 상황에서 고용주로서 일자리를 유지하고 창출하는 놀라운 역량을 전반적으로 보여주었다. 따라서 점점 더 많은 정책 입안자가 지역 수준에서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SDGs)를 이행하는 수단으로서 사회연대경제 조직과 기업의 역할과 잠재력에 관심을 두기 시작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연대경제는 국제연합이 제시한 17개의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를 위한 필수적인 수단으로 이미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 구상에서 나온 것이 사회연대임금제다. 그런데도 한동훈은 사회라는 말이 들어간 것만 보고 사회주의로 매도하는 것이다. 정말로 이런 수준이 한국의 보수 진영의 지능이라면 심각한 정도가 아니라 절망적이라고 할 수 있다.      


사회연대경제는 경제적 목표와 함께 사회적, 환경적 목표를 우선시하는 다양한 경제 활동 및 조직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협동조합, 공제조합, 비영리단체, 사회적 기업, 지역사회 기반 조직, 공정 무역 네트워크를 포함한 광범위한 계획이 포함된다. 사회연대경제는 민주적 의사결정, 협력, 지속가능성, 자원과 혜택의 공평한 분배를 강조하는 것이 특징이다.


사회연대경제는 이익 극대화보다 사회적, 환경적 목표를 우선시한다. 주요 목표는 지역사회의 요구를 충족하고 사회 정의, 평등 및 포용을 촉진하는 것이다. 그리고 사회연대경제 조직은 구성원이나 이해관계자가 집단으로 결정을 내리는 민주적 원칙에 따라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참여적 접근 방식은 모든 구성원의 이익을 고려하고 의사결정이 투명하고 책임 있게 이루어지도록 보장한다. 사회연대경제는 경쟁보다는 구성원 간의 협력과 협조를 강조한다. 그래서 근로자나 소비자가 공동으로 기업을 소유하고 관리하는 협동조합이나 자원을 공유하고 서로의 목표를 지원하는 조직 네트워크의 형태를 취할 수 있다. 사회연대경제는 환경 측면으로 지속 가능한 관행을 장려하고 이른바 ‘생태 발자국’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여기에는 재생 에너지, 폐기물 감소, 지속 가능한 농업 및 보존에 초점을 맞춘 계획이 포함된다.


사회연대경제는 지역 경제 발전과 지역사회 역량 강화에 우선순위를 두는 경우가 많다. 사회연대경제 구상은 지역 자원과 기업에 투자함으로써 더욱 강력하고 탄력적인 지역사회를 구축하고 경제적 불평등을 줄이며 경제적 자립을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사회연대경제는 공정 무역, 유기농업, 사회적 책임 투자 등 윤리적인 생산 및 소비 관행을 장려한다. 이러한 관행은 근로자의 권리, 공정한 임금 및 환경 보호를 우선시한다. 사회연대경제 구상에는 먼저 직원이 소유하고 민주적으로 운영하는 기업인 근로자 협동조합이 있다. 그리고 이익과 혜택을 공유하는 고객이 소유하고 운영하는 소매점인 소비자협동조합도 있다. 그리고 지역 경제 개발, 사회 복지 및 옹호에 중점을 둔 비영리 및 지역사회 기반 조직인 지역 사회 개발 조직이 있다. 남반구의 생산자와 북반구의 소비자 간의 공정하고 공평한 거래 관계를 촉진하는 구상인 공정 무역 네트워크(Fair Trade Networks)는 이미 세계적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은행, 보험 및 기타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원이 소유하고 운영하는 금융 기관인 상호조합 및 신용조합도 여기에 속한다.


그리고 사회적 또는 환경적 목표를 추구하면서 수익을 창출하고 사명 달성을 위해 수익을 재투자하는 기업인 사회적 기업은 한국에도 이미 많이 설립되어 있다. 한마디로 사회연대경제는 전통적인 자본주의 모델에 대한 풀뿌리 대안을 대표하며, 경제 발전에 대해 보다 포용적이고 지속 가능하며 사회적으로 정의로운 접근 방식을 제공한다.     


사회연대경제가 기존의 자본주의 특히 탐욕적으로 수익만 추구하는 자유민주주의로 위장한 미국 신자유주의의 폐해를 극복하는 대안이 되고 있다. 사회연대경제에서는 무엇보다 주류 경제 체제에서 제외될 수 있는 소외되고 취약한 인구의 요구를 다루는 포용적 경제 관행이 우선된다. 예를 들어, 노동자 협동조합은 장애가 있거나 교육에 대한 접근이 제한된 사람들과 같이 전통적인 고용에 대한 장벽에 직면한 사람들에게 고용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그리고 사회연대경제 구상은 국경을 넘어 자주 협력하여 지식, 자원, 모범 사례를 공유한다. GSEF(Global Social Economy Forum)와 같은 네트워크는 전 세계 사회연대경제 조직 간의 대화와 협력을 촉진하여 국제적 연대와 상호 지원을 촉진한다. 사회연대경제는 지역, 국가 및 국제 수준의 지원 정책 프레임워크를 지원한다. 이러한 정책에는 사회연대경제 기업 및 구상을 촉진하는 재정적 인센티브, 법적 보호 및 규제 프레임워크가 포함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일부 정부는 사회 및 경제 발전에 대한 기여를 인정하여 협동조합과 사회적 기업에 세금 감면이나 보조금을 제공한다. 사회연대경제는 경제적 충격과 위기에 직면하여 지역사회 회복력을 강화할 수 있다. 자연재해나 경기 침체 등 위기 상황에서 사회연대경제 조직은 필수 서비스 제공, 지역 경제 지원, 사회적 결속 촉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사회연대경제 구상은 개인과 지역사회가 경제적 의사 결정 및 기업가 정신에 참여할 수 있도록 교육 및 역량 구축에 우선순위를 두는 경우가 많다. 교육 프로그램, 워크숍, 멘토링 기회는 개인이 사회연대경제 기업을 시작하고 유지하는 데 필요한 기술과 지식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된다. 사회연대경제는 문화 및 창조 산업을 포함한 광범위한 분야를 포괄한다. 예술가, 공예가, 문화 생산자는 문화유산을 홍보하고 지역 예술가를 지원하며 지속 가능한 생계를 창출하기 위해 협동조합이나 사회적 기업을 형성하는 경우가 많다. 사회연대경제 구상은 커뮤니티 투자 자금, 소액 금융,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과 같은 대체 금융 메커니즘에 의존할 수 있다. 이러한 형태의 연대 금융은 순전히 재정적 수익보다 사회적, 환경적 영향을 우선시하여 개인과 지역사회가 자신의 가치에 맞는 프로젝트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한다.


사회연대경제에는 정부, 시민 사회, 학계, 민간 부문을 비롯한 여러 부문 간의 협력이 포함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공공-민간-커뮤니티 파트너십은 각 부문의 강점을 활용하여 복잡한 사회적, 경제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한마디로 사회연대경제는 사회 정의, 지속가능성, 연대에 대한 헌신을 공유하는 다양하고 역동적인 계획을 포괄한다. 그래서 사회연대경제는 경제 발전에 대한 포용적이고 참여적인 접근 방식을 육성함으로써 더욱 공평하고 지속 가능한 세상을 위한 대안적인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다. 특히 파괴적이고 탐욕적인 미국의 신자유주의 자본주의에 대립하는 인간적인 얼굴을 한 자본주의의 발전을 촉진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연대경제의 근간이 되는 것이 바로 독일의 사회윤리다. 그리고 이 사회윤리는 전통적인 기독교 사회론에서 출발한 것이다. 사회윤리는 개인의 행동 지침을 다루는 개인윤리와 달리 사회 제도 자체의 윤리성을 탐구한다. 이 사회윤리의 기본 원칙은 연대성과 보조성이다. 바로 이 연대성에서 사회연대경제의 개념이 나온 것이다. 

 

조국 대표는 북구 유럽 국가에서 사회연대임금제를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사실 독일의 사회적 시장경제 제도에서 사회연대경제의 모상을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유럽 선진국 대부분의 나라에 존재하는 사민당도 이 사회연대경제의 뿌리가 되는 이념을 추구하는 정당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대한민국만 여전히 빨갱이 타령이나 하고, 그 말을 쓰기 부끄러운 것을 아닌 자들이 대타로 사회주의를 여전히 입에 담고 있으니 그저 참담할 뿐이다. 총선에서 회오리바람이 아니라 아예 태풍을 일으키고 있는 조국 대표가 이런 무지몽매한 자들을 깨우치는 일을 시작한 모양인데 과연 얼마나 임팩트를 줄 수 있을지? 만약 조국 대표가 성공한다면 윤석열 정권 들어 초토화된 대한민국은 기적적으로 되살아날 것이다. 그래서 기대를 해보지만 수구 세력의 반격이 얼마나 거셀지도 충분히 예상되기에 두려움도 그만큼 크다. 그저 조국 대표가 사즉생의 정신으로 무소의 뿔처럼 나가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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