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의 생명력에 대한 검증은 더 이상 필요 없다.
'이재명 죽이기'가 시작된 지 참으로 오래되었다. 이런저런 명목으로 사법부에 걸린 굵직한 사건만 4개가 넘는다. 그런데 이렇게 질질 끌어오던 ‘사건들’이 10월쯤 결론이 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그리고 그 판결에서 이재명 대표가 100만 원 이상의 벌금을 내는 결론이 내려지면 그의 정치 생명이 끝날 것이라는 ‘예견’이 많은 언론에 올라오고 있다. 이런 장면을 보면 마치 이재명 죽이기에 정부만이 아니라 온 언론이 나선 느낌이 든다.
이재명이 누구인가? 척박한 가정환경을 이기고 사시에 합격하여 문자 그대로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전형적인 인물이다. 그의 출신 가정이 보잘것없었던 만큼 가정사가 복잡했다. 그리고 그것을 걸고넘어진 언론의 집요한 공격에 세뇌된 이른바 수구 진영에서 형성된 증오는 단순한 한 개인 정치가에 대한 혐오를 넘어선 수준으로 고착되었다. 정치판에서 특정 정치인에 대한 증오와 희화화는 흔한 일이지만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것은 거의 치졸한 수준이다. 그런데 법으로 걸고넘어지려는 반대 세력의 엄청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대표는 ‘아직까지는’ 건재하다. 그런데 아무리 천하장사라도 지속적인 잔매에 결국 무너지는 법 아닌가? 이재명 대표가 그의 사주에서 나타난 대로 인동초와 같은 강인한 생명력을 이번에도 보여줄까? 만약 10월 위기설마저 극복한다면 그의 대권 행로는 문자 그대로 탄탄대로가 될 것이다.
그러나 운명은 알 수 없는 법이다. 그래서 이재명 죽이기에 나선 언론과 더불어 민주당 내부에서 잉태되고 있는 이른바 ‘반이대명 연대’의 씨앗이 post-이재명 논란을 부채질하고 있는 모양새다. 그런데 그 연대에 거론되는 인물들이 다 변변치 못하다. 김동연은 아직 잠룡 수준에도 이르지 못하고 있다. 그의 청렴도와 행정 능력은 이미 정평이 나 있지만 정치력은 전혀 검증이 되지 못한 상태다. 그런 와중에 김부겸이 뜬금없이 거론된다. 게다가 이낙연이 정치 재개를 선언했다는 소식까지 들린다. 물론 최근 사면복권된 김경수의 이름도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이외의 인물들은 아직 거론조차 안 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지금 거명된 인물만 다 합쳐도 차기 대선 선호도에서 이재명 대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문자 그대로 오합지졸인 것이다. 그런데도 수구언론들은 툭하면 ‘DJ, 노무현의 정신 계승’ 운운한다. 과연 이들 가운데 이런 설명에 어울릴 인물이 누가 있을까? 김동연? 이명박 박근혜 시절에 관료로 일 했던 인물이다. 김부겸? 문재인 정부 시절에 국무총리. 이낙연? 말을 말자. 김경수? 문재인 당선을 위해 ‘드루킹’이라는 무리수를 두다가 법의 심판을 받았다. 도대체 이들 가운데 누가 당당하게 ‘DJ, 노무현의 정신 계승’을 외칠 수 있을까? 아무도 없다. 그저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다.
그렇다면 이재명 대표가 ‘DJ, 노무현의 정신 계승’을 외칠 수 있나? 나의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아니다. 2005년 열린우리당에 입당하면서 정치 생활을 시작했지만, 시장과 국회의원 선거에서 번번이 낙방했다. 그러다가 마침내 성남에서 시장이 된 것을 시작으로 경기도지사까지 성공적으로 역임했다. 그 과정에서 탁월한 행정 능력을 발휘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그의 정치력은 검증된 바가 없었다. 그러다가 20대 대선 후보가 되어 윤석열에서 0.76%p라는 문자 그대로 간발의 차이로 패배하면서 그의 정치력이 확인되었다. 패배 이후 계양을 보궐선거에 당선되어 마침내 국회에 입성하고 더불어 민주당 당대표까지 치고 올라갔다. 그리고 피습 사건에서 기적적으로 생명을 건지고 나서 당대표 연임에 성공한다. 이재명 대표가 지나온 행적을 보면 정말로 그의 질긴 생명력이 믿을 수 없을 정도다. 그런 그에 맞선다고 언론에서 호들갑을 떠는 이들은 이런 이재명 대표의 맞수가 되지 못한다. 특히 윤석열 당선에 혁혁한 공을 세운 이낙연은 문자 그대로 낙엽이 되었으나 민주당의 거름이 되지도 못하는 형색이다. 참으로 구차하기 이를 데 없다.
과연 반이재명 연대가 형성될까? 만약에 형성된다면 어떤 효과가 있을까? 개인적으로 민주당 내부에서 반이재명 연대가 수립되는 것이 이재명 대표에게 오히려 바람직해 보인다. 지금 수구 세력은 이재명 독재 운운하고 있는데 ‘적절한’ 견제 세력이 형성된다면 그런 논리가 무너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대세로 굳어진 이재명 체제에서 그런 세력이 등장한다고 해서 커다란 흐름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물론 과거 이낙연이 보여준 행보대로 민주당 안에서 수박들이 준동하는 사태가 벌어진다면 어느 정도 혼란이 야기될 것이다. 이러나 이재명 2기 체제의 확립 과정에서 보여준 대로 이재명의 정치 감각은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매우 탁월하다. 그래서 그에 맞서 이길 전사는 없어 보인다.
더구나 이낙연이 보여준 대로 민주당에 속해 있으면서 국민의힘에 협조하는 ‘간첩’들이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에서 이적 행위를 하는 당내 세력이 준동할 것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한번 ‘이낙연 행패’를 경험한 국민이 호락호락 넘어갈 리가 없다. 결국 반이재명 연대의 형성은 이재명 체제의 강화를 가져올 공산이 크다. 그럼에도 수구 언론이 반이재명 연대 운운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수구 진영의 초조함을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한동훈 카드를 내밀었지만 모호한 정체성으로 인기가 사그라든 지 오래다. 윤석열에 맞서는 것도 아니고 윤석열에 충성하는 것도 아닌 모호한 중립 자세를 취하는 기회주의자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한동훈에 대한 신뢰는 점점 더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물론 최후의 경우 반이재명 연대가 국민의힘, 정확히는 한동훈 편을 드는 극단적인 경우도 상상해 볼 수는 있다. 그러나 과연 위에서 거론된 인물 가운데 이낙연 말고 누가 그런 자살 공격을 할까? 더구나 국민의힘 안에서도 이미 post-한동훈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과연 보수 대연대를 명분으로 벌어지는 그런 사태가 일어날까? 내 생각에는 불가능하다.
결국 반이재명 연대가 수립되면 이재명 체제 강화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그 반대의 가능성보다 훨씬 높다.
도대체 왜 이재명인가?
그 대답은 간단하다. 윤석열 정권이 오로지 반문재인 정서로 들어선 것처럼 이재명 체제도 반 윤석열 정서에 힘입은 바가 크다. 그러나 이재명 대표는 문재인의 경우처럼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떠밀려 권력을 잡은 것과 다른 행보를 보일 것이다. 문재인에게는 없던 Wille zur Macht, 곧 권력의지, 그것도 매우 강한 권력의지가 이재명 대표에게는 보인다. 역대 정치가 가운데 독재자 트리오, 곧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이 보여준 권력의지만큼 강하다. 다행인 것은 그 독재자 트리오와 달리 이재명 대표는 자유민주주의의 원칙을 존중하면서 이 자리까지 왔다는 점이다. 그래서 국민의 기대가 남다른 것이다.
비록 경상도를 중심으로 한 30% 정도의 묻지 마 수구 세력이 엄연히 존재하지만, 윤석열 정권이 들어선 이후 하루도 편한 날이 없었던 한국의 상황을 볼 때, 이재명 대표가 10월 위기를 극복하든 안 하든 3년 남은 대선에 결정적 지장은 없어 보인다.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에는 한동훈 말고 나경원, 오세훈 정도가 고개를 내밀고 있는데 언감생심이다. 민주당에는 아직 이재명에 대적할 만한 준마가 없다. 무엇보다 국정 지지율이 20%를 맴돌고 있는 현 상황에서 국민의 분노라는 에너지를 그러모아 반윤석열 전선을 이끌 인물은 이재명 대표 밖에는 없다. 그래서 윤석열 정권이 사생결단으로 그들의 특기인 법을 내세워 이재명 죽이기에 혈안이 된 것이다. 그에 변죽을 울리는 수구 언론의 장단에 놀아난 30% 콘크리트 지지층은 날마다 ‘찢’ 노래나 불러대고 있고. 그러면서 아무런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해서 이미 함량 미달로 검증이 마무리된 한동훈을 택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참으로 한심한 정국이다.
이 위대한 대한민국에서 정치력으로도 이재명 대표를 능가할 인물이 하나도 없다니. 그래서 수구 언론이 ‘반이재명 연대’라는 허상의 카드를 조작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니. 한국 국민은 정말 재수가 없어도 한참 없나 보다. 그러나 한반도에서 5000년 동안 전개된 역사를 돌아볼 때 이 나라 국민은 늘 최악의 위기에서 살아나는 인동초의 모습을 보여왔다. 이번 윤석열 정권이 들어선 이후 야기된 최악의 국제 정치, 경제, 사회적 혼란도 마무리되고 새 세상이 열릴 것이다. 대한민국은 그런 유구한 역사의 산물이다. 그러니 희망을 버릴 수가 없다. 그저 하루빨리 ‘김여사 커버 치기’ 말고는 보여준 것이 없는 검찰 독재 정권이 마무리되고 새로운 나라가 도래하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