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정치인인가요. 목소리를 왜 내요” 언론에 보도된 임영웅이 한 말이라고 전해지는 문장이다.(링크: https://v.daum.net/v/20241207212658457) 워낙 가짜 뉴스가 판치는 세상이니 이 뉴스의 진위 여부는 좀 더 가려질 필요는 있겠다. 그런데 뉴스를 보면 임영웅이 ‘개 사진’을 올리면서 개 생일 축하 메시지를 남겼단다. 그런 ‘한가한’ 임영웅의 사고방식에 누군가가 비판적인 반응을 했고 그에 대해 위와 같은 답을 했다는 것이다. 상식을 가진 국민이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말을 한 것이다. 그래서 가짜 뉴스가 아닐까 하는 의심마저 든다.
그러나 만약 이 뉴스가 사실이라면 기가 막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임영웅의 논리대로라면 가수는 노래만 하고 정치는 정치가만 하는 ‘일’이라는 말이 된다. 더구나 김건희의 ‘개 사과’로 민감해진 민심을 건드리는 ‘개 바보’ 사진을 이런 극히 민감한 시기에 올리면서 세상모르는 신선놀음이나 하는 모습을 노출하는 어리석음을 저지르는 임영웅을 보고 실망하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은 당연한 일이다. 언제부터 대한민국이 개 생일은 챙기면서 윤석열의 ‘역적질’에는 무관심한 나라가 된 것인가?
어제 여의도와 광화문에 나온 100만 시민을 굳이 들먹이고 싶지 않다. 나는 내 눈으로 직접 그 시민을 보았다. 여의도로 가는 교통편이 차단되자 88도로 위로 난 여러 다리를 걸어서 여의도로 모이는 그 시민들 말이다. 그들을 보면서 눈물이 저절로 났다. 그 추위에 그들은 왜 여의도로 모인 것인가? 그리고 경찰이 가득 찬 광화문에 모여 탄핵을 외치는 국민의 마음을 임영웅은 정말 모른다는 말인가? 정말 모른다면 심각한 문제다.
정치는 정치가에게만 맡기는 직업이 아니다. 정치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는 것이다. 그런데 생업에 바쁜 국민이 일일이 챙길 수 없으니 대표를 뽑아서 대신해달라고 부탁하는 것이 정치다. 그 대표는 민주주의를 위해 일하라는 위임을 받았다. 민주주의는 문자 그대로 그리스어 δημοκρατία, 민중(dēmos)이 통치(kratos)하는 제도다. 그리고 그 통치를 국회의원 (representative)과 대통령(president)에게 일정 기간 위임하여 정치를 맡기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 윤석열의 계엄사태에서 보듯이 그렇게 위임만 하고 감시하지 않으면 사달이 나게 되어 있다. 감시에는 국민의 관심만이 아니라 올바른 지식이 필요하다. ‘정치는 정치가가 하는 것 아니냐’는 한심한 질문을 하는 국민이 바로 윤석열을 만들어 낸 것이다.
임영웅이 누군지 잘 몰랐다. 워낙 <조선일보>가 만들어낸 트로트 문화를 경멸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번 음주운전 사달로 한 방에 간 김호중도 그 트로트 가수였는데 임영웅도 그 계열에 속하는 인물인 모양이다. 물론 가수에게 민주주의를 강의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최소한 국민의 기본 소양을 배워야 한다. 그래야 제2, 제3의 윤석열의 등장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수는 노래만 하고 정치가는 정치만 한다는 지극히 무식한 소리를 하는 자가 ‘아줌마 부대’의 열렬한 지지, 아니 나아가 숭배를 받는 신흥 종교 교주가 되는 세상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정치는 정치가가 아니라 국민이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