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선은 전례 없는 내전이 될 것이다.
많은 이들의 예상을 깨고 조희대가 위법 소지가 있는 파기환송 판결을 주도했다. 고등법원의 판결문을 분석하고 법리적 모순점을 파악하여 문제점을 지적하고 판결을 내리는 절차를 모조리 무시하고 서둘러 전원합의체라는 강공책으로 결론을 내린 것이다.
이는 누구나 알 수 있듯이 한국 사회의 엘리트로 자리 잡고 있는 수구 세력의 최후의 반격이다. 윤석열의 몰락을 참아내지 못한 수구 세력이 그 희생양으로 이재명 후보를 삼은 것은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이미 대세가 기운 상황에서 조희대가 쏘아 올린 내전의 공이 어디로 튈지 장담하기는 힘들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번 대선이 단순히 21대 대통령을 선출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한국 사회를 손아귀에 쥐고 마음대로 흔들어 대던 수구 세력과 신진 권력의 아마겟돈 수준의 전쟁이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물론 그 유탄의 가장 큰 희생자는 국민이다. 권력자는 수구든 진보든 큰 해를 입지 않을 것이다.
도대체 조희대는 그런 전망이 뻔히 예상되는데 이런 강수를 둔 것일까? 여러 추측이 가능하지만 가장 분명해 보이는 것은 기득권 세력의 위기의식이다. 그동안 누리던 그 엄청난 권력, 아무리 불법을 저질러도 서로 용서해 주던 그 공고한 카르텔 구조가 깨지는 것을 정치권이든 사법계든 바라지 않는 것이다.
서양에서 이런 구세력, 이른바 앙샹레짐과 신진 세력, 이른바 부르주아와의 대결이 피를 흘리는 혁명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신진 세력이 주도권을 잡았다. 귀족 제도의 몰락이 이루어진 것이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서는 통일신라시대 이후 민중의 뜻을 따르는 아래로부터의 혁명이 단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다. 물론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같은 독재자를 국민이 몰아냈다. 그러나 그것은 진정한 의미의 구체제 붕괴를 가져오는 혁명이 아니었다. 혁명은 반드시 피를 부른다. 그런데 그동안에 있었던 4.19, 5.18, 6.10 혁명에서는 오로지 시민만이 피를 흘렸을 뿐이다. 기득권 세력은 그 과정에서 다치지 않았다. 희생이 있어도 몇몇 개인에 한정되었을 뿐 기득권 카르텔이라는 프레임은 깨진 적이 없다.
그런데 이재명이 나타났다. 잘 알려진 대로 경상도 산골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그는 성남 빈민촌에서 성장하여 문자 그대로 개천의 용이 되었다. 기득권 카르텔과 아무 관련이 없는 실력자가 나온 것이다. 그리고 그는 기득권 프레임의 해체, 패러다임의 전환을 공언했다. 이런 이재명은 기득권 세력에게는 '괴물'이다. 신라시대부터 일제 강점기를 거쳐 대한민국에 이어지기까지 공고한 성채를 견지한 기득권 세력을 한반도 역사 이래 최초로 깰 인물의 존재 자체가 그들에게는 엄청난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그러니 그들의 목표는 오로지 하나다. '이재명 죽이기'다. 노무현 죽이기에 성공한 경험이 있으니 이번에도 성공할 것으로 믿는 구석이다. 그런데 그들의 예상과 달리 이재명은 안 죽는다. 오히려 밟을수록 더 살아난다. 이번에도 결국 그런 결과가 나올 것이다.
조희대는 이재명을 법으로 죽일 수 있다고 생각한 모양인데 큰 착각이다. 이재명의 명을 좌우하는 것은 천명이고 시대정신이다. 그것을 제대로 읽어낼 능력이 수구 세력에게는 보이지 않는다. 수구 세력이 마지막 카드로 한덕수를 내세워 역전을 바라는 모양인데 어림반푼어치도 없는 소리다. 무기력하게 패배할 것이다. 너무나 오랜 세월 동안 기득권 프레임 안에 안주해 온 결과다. 아마 이번에는 다를 것이다. 그런 시대정신의 구현의 사명을 이재명 후보가 잊지 않을 것이니 말이다. 그의 건승을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