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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OB Dec 14. 2023

디자인스튜디오가 디자인어워드를 준비하는 방식

작은 디자인 스튜디오로 살아남기



디자인 스튜디오에서는 매년 다양한 프로젝트를 착수한다.

그리고 이렇게 연말이 다가오면 지난 한 해동안 진행했던 프로젝트들을 돌아보게 되는데, 혹시... 그중 디자인 어워드에 출품할 만한 작업이 있었는지도 차근히 되짚어 보기도 한다. 어느새 한 해가 끝나가는 시점에 나도 작업물들을 하나씩 돌아보던 중, 문득 이번에는 디자인어워드 출품에 대한 글을 작성해 보면 어떨까 싶었다.



어쨌거나... 그렇게 지난 프로젝트들을 하나하나 되짚어 보면- 신기하리 만치 각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치열했던 그 모든 순간들이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어찌 소중하지 않았던 프로젝트가 있을까. 모든 프로젝트가 감사하고 소중하다.


잘 마무리하였지만 그래도- 이때 이랬다면 더 좋았을 텐데... 하며 아쉬움이 남는 프로젝트가 50%, 힘들었던 기억에 애증은 남지만- 그래도 결국 웃으며 마무리할 수 있었던 기억에 입가에 희미하게라도 미소를 띠며 다시 열어보는 프로젝트가 30%, 앞으로 다시는 이와 같은 과업은 받으면 안 되겠다 싶은 프로젝트가 10%, 클라이언트와 합도 잘 맞고, 결과물 까지도 뿌듯한 프로젝트가 10%


그렇게 머릿속에서 하나씩 되살아난 프로젝트들이 수두룩. 하지만 소중한 건 소중한 거고... 조금 더 냉정한 마음으로 다시 프로젝트를 검토한다. 나한테 소중하다고 그 모든 프로젝트를 출품할 수는 없으니까.


아마 디자인 어워드에 출품해 본 경험이 있는 디자이너라면 공감할 수 있으리라.

생각보다 디자인 어워드는 출품비가 비싸다.


Red Dot, IF, IDEA, GDA, Good Design 등... 그다지 유명치 않은 어워드는 제외하고 주요 어워드만 고려해 보더라도 한두 개가 아니고, 그 금액을 하나씩 따져보다 보면 의외로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단순히 접수비만 해도 몇백, 선정이 된다면 등록비가 또 몇백. 출품하는 어워드나 지원 분야마다 금액의 편차도 있고, 몇 개의 프로젝트를 몇 군데의 어워드에 출품하느냐에 따르겠지만- 아무튼 그렇다. 이렇게까지 돈을 내면서 굳이 출품을 해야 하나 자문하게 될 만큼... 각 어워드 사이트에 공시된 금액을 보고 있노라면 출품이 점점 망설여지는 것도 사실.




자, 그렇게 아무튼 위와 같은 이유로- 냉정하게 다시 프로젝트들을 돌아보면… 마음속에서 출품할 프로젝트가 서서히 추려지기는 한다. 그런데 이걸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몇 없다.


그래도 그렇게 출품할 후보 프로젝트를 마음속에 몇 꼽아두고, 다시 각 어워드 사이트를 돌아본다. 각 어워드마다 지난 수상작들부터 세부적인 공고내용까지 하나씩, 꼼꼼히 돌아본다.(사실 대부분 공고는 연말에 게시되는 경우가 거의 없기에 지난 공고문을 참고한다. 심사위원, 대략적인 출품 시기, 출품 양식, 가장? 중요한 출품 비용... 등등) 그러다 보면 확실하진 않더라도 각 어워드마다 보다 선호하는 스타일이라는 것이 어렴풋하게 느껴진다.


그러면 우리가 진행했던 프로젝트를 하나하나 대입해 보며, 더 우리 프로젝트와 성격이 맞는 어워드를 선정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레드닷의 경우 비교적 다른 어워드에 비해서 실험적인 디자인 스타일보다는... 깔끔하고 탄탄하게 완성도를 높인 디자인을 선호하는 것 같고, 사회적/공익적인 메시지가 있는 프로젝트를 우대한다는 느낌이 드는데-(절대 오피셜 한 정보가 아닌 개인적 짐작일 뿐임을 명확히 하겠다.) 우리가 진행했던 프로젝트 중 결과물도 깔끔하게 나왔고, 사회적 메시지가 있는 프로젝트가 있었다면 레드닷에 집중하여 출품할 계획을 짜보는 식이다.


그렇게 마음속으로 출품할 어워드와 프로젝트 매칭까지 마쳤다면, 이제야 본격적인 출품 준비가 시작된다. 해당 어워드에서는 보통 언제 접수를 받는지 시기를 체크하고(보통 조기접수/얼리버드를 하면 출품비용을 많이 절감할 수 있다.) 현재 착수 중인 프로젝트들과 추후 급하게 치고 들어올지 모를 프로젝트들까지 고려하여 출품 준비에 쓸 시간과 비용을 배정한다.


사실 어워드 수상은... 디자인 스튜디오 입장에서 이야기하자면- 받으면 좋고, 안 받아도 그만인 만큼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입할 수는 없기에 포트폴리오화를 위한 정리에 +α를 조금 더하는 정도를 기본으로 계획한다.



그다음은 출품을 계획한 프로젝트를 회상해 보며... 해당 프로젝트의 클라이언트에 대해서도 다시 떠올려 본다.


해당 고객사가 프로젝트를 진행했을 때 관계도 원만하게 좋았고, 우리와 성향이 잘 맞았었다고 판단될 경우, 출품을 실행하기 전에 해당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함께 고생했던- 클라이언트께 연락을 드려서 간략하게 어워드 출품과 관련된 논의/제안을 한다.


클라이언트 입장에서도 어워드 수상 이력이 있다면 나쁠 것 없으므로... 특히 큰 기업의 프로젝트였다면 해당 프로젝트의 담당자에게도 이와 같은 수상 이력은 성과평가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검토해 줄 가능성이 높다. 아무튼 그렇게 논의가 잘 이루어진다면 출품을 본격적으로 준비한다.(물론 출품분야가 에이전시를 대상으로 하는 분야라면 자체적으로도 진행할 수도 있다.)




자, 아직도 갈길이 멀었다.

기본적으로 실무에서 진행된 결과물들은 디자인적 완성도 측면보다는 실제 현장에서의 쓰임을 위해 만들어진 결과물들인 만큼, 시각적으로는 아쉬움이 남는 경우들이 꽤 있는데- 출품 예정작에서 이와 같은 부분이 없는지 내부적으로 검토해 보고, 일부 출품을 위한 시각 자료를 보강하는 작업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해외 어워드에 출품한다면 무엇보다 중요한 번역!
디자인은 시각적인 완성도도 중요하지만 디자인적인 사고와 맥락 또한 중요하기에 언어적인 부분도 꼼꼼히 신경 쓴다. 물론 본인이 영어실력이 뛰어나다면 이런 부분을 걱정할 필요가 없지만, 아쉽게도 영어 작문에 자신감이 낮은 나는 번역 아르바이트를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 그럼에도 미묘한 뉘앙스나 디자인적 어휘에서 일반적인 번역가의 번역은 아쉬운 부분은 생기기 마련이라- 떠듬떠듬한 영작 실력이더라도 검수는 필수다. (요즘은 챗GPT 등 AI를 활용한 작문의 완성도가 워낙 뛰어나서 이런 작업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기도 한데... 새삼 기술의 발전에 놀란다.)


마지막으로 출품 요강에 맞추어 이미지 리사이징을 비롯한 각종 시각자료 보강 작업, 파일 양식을 맞추어 준비하고... 각 어워드의 접수 방식에 맞추어 접수/결제한다. 프로젝트는 물론 작업자 정보, 클라이언트 정보까지 꼼꼼하게 작성하고… 실물 접수가 필요한 경우엔 실물 접수시기와 접수처까지 꼼꼼히 확인하여 전달 과정에 파손되지 않도록 철저히 준비하여 진행한다.


자, 여기까지... 이 모든 과정이 끝나면 드디어 홀가분한 마음으로 몇 개월을 보낼 수 있다.(잊고 지내는 것이 마음 편하다.) 보통 접수 이후 발표까지 몇 달 걸린다.


그리고 기다림 끝에는 겸허히 결과를 받아들인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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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다시 일련의 과정을 복기하다 보니... 벌써 지치는 기분.

올해는- 건너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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