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엄마가 있다 - 성교육

일곱 번째 고자질

by 낭만똘짱

수업이 마치고 교장선생님 전화를 받았어. 의논할 게 있으시데. 교장선생님의 직통전화를 받은 경우는 모 아니면 도야. 뭔가 급한 일이 생긴 거지. 큰 실수를 했거나 급한 공문이 왔거나. 아니면 좋은 일을 직접 전달해주시는 경우야. 좋은 일이 있을 만한 껀덕지가 없어서 잔뜩 긴장을 하고 내려갔어.


뭔가 싶어 가니 교장실 큰 원형 책상 위에 책이 하나 올라가 있었어. 내 업무가 독서교육이라 학교 도서관의 일들이 다 내 일이거든. 뭐 분실된 책이거니 했는 데 말이지. 그 책은 성교육 학습만화책이었어. 매년 낡아서 다 떨어져 새로 사는 책이야.


교장선생님께서 말씀해주셨어. 일 학년 남학생의 학부모님께서 화가 나서 이 책을 들고 교장실로 오셨데. 아이가 혼자 방에서 이 책을 읽고 있어서 봤더니 너무나도 야한 책이었데. 어떻게 학교에서 이 책을 일 학년 아이에게 대여를 해줄 수 있는지 화가 나서 찾아오셨데. 학부모가 가신 후 교장선생님은 어떻게 하면 좋겠냐며 나를 부르 신 거야.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학교에는 학생용은 물론이고 학부모용으로도 성인물이 들어오질 않아. 성교육은 학교에서 필수적으로 연 2회 이상 교육해야 하는 거고. 그 책은 전체이용가로 등급 받은 아주 유명한 책이야. 그림으로 남녀의 성기와 신체의 변화를 알려주는 내용이기도 해. 고학년 남학생들이라면 대부분 한 번쯤은 거쳐가는 책이야. 한 번은 우리 반 아이가 주요 장면 몰래 찢어서 소장하다가 나한테 들킨 적도 있어.


나는 말이야. 처음으로 만화로 성을 배웠어. 친구가 빌려온 투명인간이라는 야한 만화책으로 말이야. 연어알을 먹으면 투명해지는 데 그 몸으로 여자 탈의실을 몰래 들어간다는 내용이었어. 그 후로 인터넷이 발달되고 스마트폰이 생기면서 아이들이 좀 더 빨라진 건 사실이야. 마음만 먹으면 접하기도 쉽고. 그래서 말이야 엄마 손자라면 나는 자연스럽게 책의 이야기를 나눠볼 것 같아. 생뚱맞게 이야기를 꺼내는 것보다는 관심 가질 때 잘 알려주면 좋을 것 같아. 야한 만화랑 성교육 학습만화는 어디까지나 다르니까. 근데 어디까지나 이건 내 생각이야.


부장회의를 하면서 다른 선생님들 의견도 한번 여쭤봤어. 조금 예민한 거 같다는 의견과 그래도 일 학년은 너무 빠르다는 이야기로 나뉘었어.


요즘 아이들은 정보 노출도 많고 신체적 성장도 빨라. 정신적 성장이 옛날보다 빠른지는 잘 모르겠어. 그래서 몸은 어른인데 마음은 아이인 경우가 많아. 성기의 생김새나 아이가 어떻게 생기는 지도 중요하지만 월경, 몽정, 자위, 피임, 2차 성징에 대한 이야기도 정말 필요해.


근데 초등학교에서는 아이들마다 수준 차이가 너무 심해. 학부모의 뜻이나 선생님의 교육관에 따라서도 언제 알려줘야 할 지에 대한 의견이 많아. 그렇게 시기를 운운하면서 집에서는 학교에 미루고, 학교에서는 집으로 미루다 보면 결국 친구들끼리 상황을 해결해 버리거든. 나처럼 말이지.


결국 도서관의 성교육 관련 도서를 전수조사를 해서 별도로 관리하는 걸로 결론이 났지. 생각보다 꽤 되더라고. 어떤 내용인지 아이들에게 나쁜 영향을 주려나 한 권씩 다 읽어보면서 결국 내 뒤늦은 성교육이 되어버렸어. 다시 말하지만 성교육 도서였어. 야한 소설이나 청소년 구독불가 서적은 아니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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