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골목길, 뽑기와 엿가락의 기억

'고물하나로 세상을 다 가진 날'

by 그리니 의 창가


고물 팔아요—

그 소리가 들려오던 날이면

골목길은 분주해졌다.


요일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그날은 고물상 아저씨가 오는 날이었다.


삼삼오오 아이들은

집 안을 뒤적이며 빈 병을 꺼내고,

혹시나 쓸모 없어진 냄비는 없나 들춰보던 그 시절.

리어카를 끌고 골목 어귀에 나타난 아저씨 주위로

아이들은 옹기종기 모였다.


그리고,

아저씨가 꺼내 들던 커다란 물고기 모양의 뽑기.

엿가락을 휘저으며

누가 제일 큰 뽑기를 받을까—

설레는 눈빛으로 순서를 기다리던 우리.

가끔 뽑기가 떨어진 날엔

대신 엿가락에서 잘라주는 엿을 받았다.


그걸 받아 들면,

정말 큰 보물을 얻은 듯했다.

왜 그리도

그 엿이 컸는지 모르겠다.


아저씨가 직접 말아주던 엿은

입안을 가득 채웠고,

그 달고 찐득한 맛은

마치 이가 뽑힐 듯한 강렬함이었다.


하지만, 그 강한 단맛보다 더 진하게 남는 건—

그때의 설렘과 웃음, 골목길의 정겨움이었다.


빈 병 하나,

고물 하나로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그 기분.

그땐 너나 할 것 없이

다 같이 소박했고,

다 같이 행복했다.


그 시절이,

지금은 참 많이 그립다.



토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