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나는 시인이 되고 싶었다.
말보다는 글이 편했고, 글은 나에게 더 자연스러운 대화의 통로였다.
하지만 초등학교 시절, 선생님이 말했다.
“시가 너무 추상적이야, 어려워.”
그 한마디가 어린 나를 꺾었다. 내성적이던 나는 그 말을 세상의 거절처럼 받아들였다. ‘글은 인정받지 못하는구나.’ 그렇게 어린 꿈을 접어버렸다.
그래도 펜을 놓지 못했다.
노트를 펼치면 마음이 숨을 쉬었고, 글은 나를 버리지 않았다.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이 내 연습장 글을 읽고 울던 순간을 기억한다. 그때 알았다. 내 글이 누군가의 눈물이 된 순간, 글은 운명이 되었다는 것을.
브런치를 만난 건 우연이었다.
연재 방법도 몰랐고, 형식도 몰랐다. 두 번의 승인 거절. 그러나 세 번째 승인 메일을 열던 순간, 눈물이 번져 화면 글자가 흐려졌다. 마치 세상에서 허락받지 못했던 일들이 한꺼번에 해소되는 듯했다.
그날부터 나는 ‘그리니 의 창가’라는 이름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초록의 따뜻함과 그리움, 그 두 가지를 합쳐 만든 이름. 따뜻한 그리움으로 누군가와 차 한잔 나누듯 글을 쓰고 싶었다.
지금까지의 글은 내가 걸어온 길이고, 오늘을 살아가는 숨결이며, 앞으로 걸어가고 싶은 발자취다. 어떤 이에게는 하루가 전쟁 같고, 어떤 이에게는 추억이 삶의 빛이 되며,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용기가 필요한 길이 기다린다. 나는 그 길 위에서 작은 귀 기울임을 나누며, 글이 누군가의 마음에 닿기를 바라며 쓴다.
브런치는 나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꿈을 이어주는 창이다.
막연히 꾸었던 꿈들이 이제는 글이라는 친구를 통해 조금씩 현실로 다가온다. 그래서 오늘도 감사한 마음으로 글을 쓴다.
언젠가 책을 내는 작가가 되고 싶다.
내 모든 경험과 추억, 그리움과 아픔이 회복의 이야기가 되어 누군가에게 빛이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의 엄마의 삶을 담은 책을 내어 선물하고 싶다.
글은 나의 길이었다. 글은 나의 숨이었다. 그리고 글은, 다시 일어난 나의 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