쉿~!! 아빠한테는 비밀이야!!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데,
아들에게 전화가 왔다.
“엄마… 나 어떡해…”
갑작스러운 말에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왜? 무슨 일 있어? 다쳤어?”
“아니… 근데… 엄마 나 어떡해…”
점점 더 긴장되는 순간,
아이의 목소리가 떨리며 울먹이기 시작했다.
"그거… 있잖아… 그게…"
“욕조에 앉아 있었는데… 그 욕조에 구멍 있잖아…
그게 너무 궁금한 거야…”
“뭐가 궁금해?”
“그거 있잖아… 그게…”
말을 흐리던 아이는
갑자기 엉엉 울음을 터뜨렸다.
“울지 말고 , 말해봐. 왜 그래?”
그리고 마침내 나온 고백.
“… 욕조 구멍에… 똥 쌌어…”
…….
순간 나는
‘내가 잘못 들은 건가?’ 싶었다.
“… 뭘 쌌다고?”
“… 똥… 쌌다고 우우우!!! 으아아아앙!!!”
나는 그 자리에 멈춰 서서,
몇 초 동안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웃긴 것도 아니고,
화를 낼 수도 없어서가 아니었다.
너무 황당하고 당황스러워서.
회사에서, 나는
그 말을 들은 순간, 휴대폰을 든 채
공간과, 감정을 함께 얼려버린 채 서 있었다.
하지만,
혼자 욕조에 앉아 엉엉 우는 아이를 생각하니
웃음은 뒤로 미루고
일단 ‘엄마 모드’로 전환했다.
“놀라지 말고, 휴지로 먼저 똥 닦고
손 씻고 방에 가서 쉬고 있어.
엄마 금방 갈게. 나머진 엄마가 정리할게.”
그 말을 듣고서야
울음을 멈춘 아이는
끝으로 이렇게 말했다.
“엄마… 근데…"
이거 아빠한테는 절대 말하면 안 돼!
알았지? 꼭이다 꼭!!!”
“알았어. 이건 엄마랑 너만 아는 비밀이야.
그러니까 걱정 말고 진정해.”
그날 이후,
그 욕조의 비밀은 엄마와 아들만이 간직한 채,
10년짜리 추억이 되었다.
시간이 흘러 고등학생이 된 지금,
아들에게 조심스레 그날의
얘기를 꺼내며 물었다.
“이제 말해도 돼?”
“응. 이제 괜찮아.
엄마, 이제 그거… 글로 써도 돼.”
아이를 키운다는 건,
욕조 구멍 앞에서 진지해지는 아이를 보며
세상의 모든 상식과 체면을 내려놓는 일이다.
아들의 엉뚱한 고백은
내게도 평생 잊을 수 없는 웃음이 되었고,
이제는 꺼내도 괜찮은
사랑스러운 한 장면이 되었다.
아이가 있다는 건
이런 귀여운 비밀 하나쯤 품고 살아가는 것.
그거 하나로도,
하루가, 반짝일 수 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