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2학년의 사랑과 책임
어느 날, 평소처럼 회사에 있던 나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엄마, 언제 와?”
아들이었다.
초등학교 2학년인 아들은 그날따라 학교에서 일찍 집에 도착했고, 우리 집 고양이 뚜찌와 빠찌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곧 갈게.”
그렇게 대답하고는, 마음이 이상해져 서둘러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하자, 아들은 마중도 잊은 채 말보따리를 풀기 시작했다.
“엄마! 나 오늘 진짜 깜짝 놀랐어!”
“왜?”
“아까 갑자기 아파트에서 화재경보기가 울리는 거야! 나 불 난 줄 알고 너무 놀라서 얼른 나가려는데,
갑자기 뚜찌랑 빠찌가 생각나는 거야.”
순간 나는 아들의 얼굴을 바라봤다.
“그래서?”
“뚜찌랑 빠찌는 이동장이 너무 무겁잖아.
그래서 가방을 꺼내서 한 마리씩 나눠 넣었어. 그리고 막 계단으로 뛰어내려 가려고 하는데, 다행히 방송이 나오는 거야.
오늘은 경보기 점검이니까 놀라지 말라고.”
“무서웠겠다.
그런데 뚜찌랑 빠찌까지 챙기려 했어?”
내가 묻자, 아들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내 동생들인데. 내가 지켜줘야지.”
그 말을 듣는 순간, 가슴이 뭉클해졌다.
어쩌면 아이는 동물이라기보다 ‘동생’이라는 존재로, 뚜찌와 빠찌를 받아들이고 있었던 걸지도 모른다.
책임이란,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사랑이 시키는 것이라는 걸
내 아이가 보여준 하루였다.
아파트 점검날, 화재경보 소리에 놀란 아이가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은 '나의 안전'이 아니라 '내 동생들'이었습니다.
그 말 한마디에서 아이의 마음, 책임감, 그리고 사랑을 배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