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풀을 선물한 날

천천히 걷는 아이의 마음

by 그리니 의 창가


유치원 등원하던 어느 날, 아이는 늦잠을 잤고

우린 허둥지둥 옷을 입고 나섰다.


스쿨버스를 놓쳤다.

걸어가는 수밖에 없었다.


조급한 마음에 말했다.

" 조금만 빨리 걷자."

유치원 늦겠어."


그때 아이가 나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엄마, 좀 천천히 걷자.

나 엄마한테 줄 게 있어."


나는 얼떨결에 발걸음을 늦췄다.


그러자 아이는

강아지풀 하나를 툭하고 힘껏 뽑아

두 손에 꼭 쥐고 내게 건넸다.


"엄마, 이거 선물이야.

너무 귀엽지?"


나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조금 숨이 막혔다.


"그리고...

엄마, 저기 좀 봐봐."

"어디?"

"호수... 너무 예쁘지 않아?"

"나, 엄마한테 여길 보여주고 싶었어."


나는 그 자리에 멈춰 섰다.

조용한 호수와 흔들리는 나뭇잎,

그리고

강아지풀 하나를 내민 아이.


그 순간 마음이 '쿵'하고 울렸다.


그날

아이와 함께 천천히 걷는 동안

나는 아이에게서 세상을 선물로 받았다.


예쁜 자연을, 천천히 보는 시선을,

그리고 나를 생각한 아이의 마음을.

유치원 원장님이 예전에 말하신 것이 생각났다.


"아이가 음유시인 같아요."

그 말이 떠 올랐다. 그리고 생각했다.

아이들은 때로, 말보다 더 깊은 시를 품고 있는지도 모른다.







삶은 늘 급하게 흐르지만, 아이들은 그 속에서도

'예쁜 것'을 보여주고 싶어 한다.

그날, 나는 늦지 않았다.

오히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 하나를

제일 먼저 받았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