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충만한 일을 찾는 여정의 기록

좋아하는 일로 먹고살지 못해 우울합니다

by 다솜

회사원 4년차. “직장인에겐 꿈이 있다. 퇴사라는 꿈.”


8시간 동안 일을 하고, 2.5시간 쯤 그 일을 지탱하기 위해 쓴다. 자는시간, 집안일을 하는 시간 등을 제외하면 내가 ‘자유롭다. 즐겁다’로 라고 느끼는 시간은 2시간 정도이다. 눈뜬 시간 중 절반 이상을 보내는 '일'을 하며 나는 이런 생각을 한다.


‘이 일은 세상에 도움이 안된다.’
‘내 창의력을 죽인다. 윤기없는 인간이 되고 있다.’
‘이 사람들과 잘 지내고 싶은데 이 일로 뭉치고 싶지는 않다.’
‘내가 가고 싶은 길에서 오늘도 하루만치 멀어진다.’


조금 더 ‘충만한 일’에 대한 갈증은 사라지지 않았지만 이내 곧 ‘먹고 사는 일’이 무겁게 다가왔다. 매번 아래의 루프에 빠지곤 했다.


이런 고민을 선배, 동기들과 나누면 반응은 이랬다.


“즐겁게 다니려면 니가 돈 내고 다녀야 한다. 원래 그런 거다.”

“행복을 회사 혹은 일에서 찾진 않으려고.”

“그니까 퇴사를 준비해야지. 재태크나 갭투자를 해.”

“언능 결혼해서 애 낳으면 고민이 없어 질거야.”

혹은

“일단 퇴사해. 살아있으면 어떻게든 된다더라.”


‘신기루다. 잊어라.’ 혹은 ‘대책은 없지만 퇴사해라’ 이 양극에서 타는 듯 목마르거나 두렵기만 했다. 책을 읽고, 강의를 듣고, 사람들을 만났다. 내내 쥐고 있던 물음은 ‘일의 의미는 무엇일까’ 그리고 ‘행복한 노동은 가능할 까’. 지금까지 정리된 답은 이렇다. ‘일의 의미는 하나가 아니다. 물론 일도 하나가 아니다.’ (복합체이자 흐름이다.[1]) ‘행복한 일은 여러 시도로, 돈이 되는 일로 만들어 가야 한다.’ 갈증과 두려움이 한번에 해결되는 마법은 없었지만, 매일 30-40분의 즐거운 일(집필)로 갈증을 줄였고, 아직은 돈이 안되지만 다른 수입 모델을 계획하며 두려움을 줄이고 있다.




이 여정을 하며 자주 스물 여섯으로 돌아가곤 했다. 언론고시를 포기하고 일반 기업 취직을 준비하던 때. 간절하게 돈을 벌고 싶었고 내 남루함이 싫어 그만두었지만, 좋아하는 일-일거라 믿던 것-을 포기하는 내 무능, 비겁함을 무수히도 원망했다. 똑같은 마을에 돌아온 탕아 같을 때도 있지만, 이제는 지혜가 있다. 우선, 내 욕망을 제대로 이해하기. ‘나는 어떤 일을 통해 행복할 가능성이 높다’, ‘나는 이 정도 돈은 있어야 행복하다’ 등. 그리고 과거를 후회하고 미래를 불안해만 하지 않고, 현재 할 수 있는 것들에 집중 하기. 머리로만 가능성을 재고 포기하지 말고, 닿지 못해도 과정이 즐거운, 닿아보려는 무수한 시도들을 해보기.


내 남은 수명을 50년으로 보자면 16.6년 정도 자고 33.4년 정도 깨어있다.[2] 이 중 15.6년 정도 순수하게 일을 하며 보낼 것이다. 한 개의 일이 일에 얽힌 다양한 욕망-생계, 자아실현, 인간관계 등-을 해소해 줄 정답은 아닐 거다. 자주 목마르고 두려울 거다. 하지만 혼란 스러울 때는 잠시 멈춰서서, 나를 이해하고, 먼저 시도한 용기있는 선배들을 기억하려 한다.


일 년간의 여정에서 나름의 답을 내렸고, 이 과정을 한 편의 글로 묶으려한다. 같은 고민이 있다면 본인을 돌아볼 수 있도록, Worksheet를 넣었다. 이 글은 완결이 아니다. 각자가 질문을 생각해보고, 적어 내려가면서 완성하는 글이다. 총 10화 연재를 통해, 일에 대해 깨달았던 점과 8명의 인터뷰를 간략히 만나볼 수 있도록 하려 한다. 타인의 생각을 통해 본인의 생각을 정립해 보고, 각자 나름의 답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되길 바라본다.



[1] 나는 회사원이면서 웹툰 작가일 수 있다. 따라서 일은 하나가 아닌 복합체이다. 또한 회사원이다가 작가로 혹은 다른 직업으로 바꿔갈 수 있다. 이런 면에서 일은 흐름이다.


[2] 12시간 중 잠은 8시간, 일은 통근시간 제외 후 8시간으로 기준을 삼았다.



앞으로의 이야기

1화 충만한 일을 찾는 여정의 기록

2화 무엇이 되고 싶니?와 현실의 간극

3화 일에 관한 두 개의 인터뷰 독립책방 사장님과 프랑스 병원 레지던트

4화 나는 어떤 사람인가

5화 일에 관한 두 개의 인터뷰 |독립책방 사장님과 창업가

6화 연애는 모노가미 일은 폴리가미

7화 일에 관한 두 개의 인터뷰 |프랑스인 금융 컨설턴트와 대학생

8화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서

9화 일에 관한 두 개의 인터뷰 |프리랜스와 좋아하는 일 퇴사 후 갭이어

10화 여정에서 행복하기 위한 멘탈 관리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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