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쓰려고 하지 않겠습니다.

대신 뭐라도 써보겠습니다.

by 개구리는 개굴개굴

얼마 전 성수에서 브런치 팝업이 있었다. 끝날 무렵 그 사실을 알게 되었고 여자친구와 부랴부랴 다녀왔다. 아주 예전에 브런치 심사 통과를 하지 못했던 경험이 있다. 하지만 이번 행사에선 인턴 작가로 등록해 주고 25일까지 글 3개를 발행하면 정식 작가도 될 수 있다고 했다. 기분이 마냥 좋지만은 않았는데 작가라는 타이틀이 너무 쉽게 주어지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도 나도 작가라... 이게 과연 의미가 있을까라는 생각도 잠시 플라스틱으로 된 작가증을 발급받으니 솔직히 기분이 좋아진 게 사실이다. 작가증을 어쨌든 받았으니 지금부터라도 조금씩 글을 쓰기로.


지난 추석 본가에서 만난 청개구리.


나는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한다. 사진을 찍으면 순간을 포착할 수 있다. 글은 순간을 풀어낼 수 있다. 그 두 개가 만나면 훨씬 입체적이지 않을까. 그래서 늦은 나이에 대학을 다니며 문창과에 다니기 시작했다. 억지로 엄마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닌 스스로 필요에 의해서 공부를 하니 확실히 재미도 있고 도움이 된다. 하지만 졸업장이 글쓰기 실력을 보장해 주지 않는다. 내가 열심히 써야 한다. 얼마 전 중간고사 과제로 4000자를 작성해야 됐었다. 살면서 그렇게 긴 글을 작성한 적이 없었기에 일주일을 꼬박 매달렸다. 비록 제출한 다음 오타가 하나 발견됐지만 그럼에도 뿌듯했다. 결과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성적과는 별개로 무언갈 이렇게 집중해서 열심히 할 수 있다는 게 감사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몰입이랄까. 물론 창작통도 꽤 컸다. 재밌는 건 지금 쓰는 글은 아무런 제약도 없고 어떠한 평가도 없기에 스트레스도 없고 편안하게 나온다는 것이다. 아무튼 여기서 만큼은 잘 쓰려고 하지 않을 생각이다. 잘 쓰지도 못하고. 대신 뭐라도 써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