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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no Dec 07. 2024

오, 리어왕!







불휘패의 마지막 공연을 기억한다. 사범대 풍물패로 의를 몰아내던 현장에서 선봉의 자리를 지켰던 명맥 높던 우리 동아리의 마지막 공연.



 흔하디 흔한 축제의 한 꼭지가 돼버리고 만 날이었다. 부풀다 만 풍선처럼 푸시시 꺼져버린 흥의 잿더미로 내려앉던 상모의 긴 꼬리에 베어 들던 새벽의 찬 이슬까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한 세대가 끝났다했다.



 그래도 누군가는... 더 이상 기억하지 못할 투쟁이 다시 살아나길 바라지 않았다.



 장구채에 휘감던 꼬리는 후미진 구석에 처박혀 삭아갔을 테고 그날을 이후로 설장구를 다시 메지 않은 나도 삭아가는 중이다. 발끝으로 즈려밟던 구음의 흥겨움은 아득해졌지만 때때로 하나 된 마음을 외치던 함성은 아직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너와 내가 외치던 오늘의 안녕이, 내일의 희망이... 우리의 것인지. 우리가 만들어 갈 수 있는 것인지 묻는다. 역사라는 이름의 준엄한 심판관이.









 오. 리어왕!


 당신의 관은 어디에 두었는가


 잊힌 영광만이 옹벽의 전부인가


 성벽을 부수는 노래가 들리는가?


 









 다시... 나는 발끝으로 선다.


 묻어둔 노래를 부르기 위한 준비를 한다.










서도우 작가 전시회 영상
영상제목과 출처









* 같이 듣고 싶은 곡



베르디 나부꼬 서곡


https://youtu.be/maaKrLc6QlY?si=tbIWFvJCeNIVPt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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