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도시, 포르투

찰나가 모이면 영원이 된다던데. 그렇다면 나는,

by 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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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움이 발걸음을 붙잡았다. 지금 떠나면 언제 다시 올 수 있을까. 수화물은 먼저 붙여 한국에 갈 준비를 마쳐두었는데, 내 마음은 아직 포르투를 떠날 준비가 되지 않았다. 조금이라도 포르투에 오래 머무르고 싶어 공항 벤치에 앉아 지난 며칠을 떠올렸다.


포르투는 다정한 도시였다. 처음부터 다정했다. 포르투 첫 숙소였던 공항 옆 호텔, 파크호텔 포르투. 조식을 맛있게 먹고 일어나려는데 갑자기 기침이 나와서 당황스러운 참이었다. 몇 명 없는 조용한 조식당에 모든 이목이 나에게 쏠리는 것만 같았다.


“괜찮아?”


식당에 들어오기 전 방 번호를 물어보던 조식당 담당 직원이 물었다. 기침이 쉽게 멈추지 않아 벌개진 얼굴로 쥐구멍을 찾던 내게 다가와 물을 한 잔 쪼르륵 따라주는 그녀가 얼마나 반가웠는지. 밥 먹다 보면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며 무심하게 지나치는 게 아니라 안부를 물어봐 준 그 다정함이 고마웠다.


두번째 다정함도 금방 만났다. 파크호텔 포르투에서 체크아웃을 하고, 유심을 사기 위해 공항으로 다시 가는 길.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멈추어 좌우를 살피는 순간, 차 한 대가 스르륵 멈추었다. 창문을 내리더니 활짝 웃으며 먼저 건너가라는 손짓을 건네주던 네모난 하늘색 차가 아직도 생생했다. 충격적이었다. 갈 길이 바빴을텐데, 먼저 가라는 친절을 이렇게 베풀어주다니. 꾸벅 인사하고 빠르게 길을 건너 공항으로 가는 길, 캐리어는 무거웠지만 발걸음은 가벼웠다. 하늘은 푸르렀고 하늘색 차 주인은 친절했다. 내 마음도 파랗게 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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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포르투는 작정한 듯 했다. 너는 나를 좋아할 수밖에 없을 거라고 주문을 걸어놓았나보다. 친절은 계속되었다. 시내로 가는 전철을 탈 수 있게 교통카드 구입을 도와준 아저씨, 꼭대기 층 숙소까지 캐리어를 번쩍 들어 올려다준 호스트, 물을 사러 간 마트에서 따뜻한 미소로 계산해주시던 캐셔 아주머니, 구입한 물건을 편히 담을 수 있게 에코백 끈 한 쪽을 잡아주시던 아이 어머님. 이 모든 게 하루에 받은 친절이라는 게 믿기지 않았다. 여행자의 입장이었기 때문일까. 여행자 신분으로 받는 호의라고 하더라도 상관 없었다. 나는 포르투와 속수무책으로 사랑에 빠져버렸으니까.


사랑에 빠지는 건 찰나라고 했던가. 그렇다면 포르투는 그런 찰나들이 모여 만들어진 도시가 분명하다. 결국 나는, 포르투의 찰나에 빠져버렸으니까. 찰나가 모이면 영원이 된다던데.


그렇다면 나는, 영원히 포르투를 사랑할테지.


사랑할 수밖에 없는 다정한 도시 포르투, 멀지 않은 날에 꼭 다시 올게. 그때까지, 잠시 안녕!




Part 1. 처음 만나는 도시, 나의 포르투 ()

Part 2. 함께 걷는 도시, 우리의 포르투가 이어서 연재됩니다 :)


사랑의 순간으로 가득했던 포르투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

매주 금요일에 반갑게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