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함 속의 불편함, 불편함 속의 편안함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라는 꽤 유명한 이 문장은 내게 너무 잘 적용되는 문장이다.
나는 누워있는 상태를 너무 좋아한다.
게으를 수 있는 상태가 되면 한 없이 게을러지는 사람이다.
오전에 자유 수영을 갔다 왔다.
좋아하는 수영은 참 꾸준히 열심히도 한다.
수영에 힘을 뺐으니 집에 와서 눕는다.
누우니까 몸이 편안하다.
게으름이 주는 편안함은 단 한 가지다. 몸의 편안함.
그렇게 한 시간, 두 시간, 세 시간이 흐르니 슬슬 기분이 나빠진다.
몸은 관성의 법칙에 따라 더욱더 침대에 붙어 떨어질 기미가 안 보인다.
그러나 잘만 큼 잔 정신은 또 그렇게 시간을 잠으로 보내버린 내게 한심하다고 외친다.
한심함일 때 즉시 일어나지 않으면 그 한심함은 부정적 생각으로 바뀐다.
혼자에 국한되어 있던 부정적인 감정이 나를 둘러싼 주변인들과의 부정적 경험을 떠올리는 쪽으로 번진다.
그때 그 사람이 내게 그랬던 건 정말 분하다,
그 사람에게 이런 말을 해주고 싶은데 못해서 억울하다,
지금 그 사람은 대체 왜 그러는 걸까.
등등등.
몸이 편안해지니 또 생각으로 기운을 뺀다.
부정적 생각에 잠식되니 우울감이 올라온다.
인간관계적, 현재 나의 능력적 불완전함에 우울해진다.
우울감은 지금 당장 해결할 수 없는 것을 또 맞닥뜨리게 되면서 무기력함으로 바뀐다.
몸의 편안함을 얻고 한심함, 부정적 생각, 우울감, 무기력함을 얻었다.
정확히 말하면 해야 하는 데 안 하고 있기 때문에 편안할 수만은 없는 것이다.
무기력함은 또다시 게으름을 야기하고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것을 끊어내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당장 일어나 할 일을 하는 것.
앉아서 해야 하는 일이 있다면 당장 책상에 앉는 것.
책상에 앉아서 바로 집중이 안된다면 아무 글이라도 써본다.
대단한 글을 쓸 필요 없이 현재 내 감정과 생각을 정리해 본다.
그럼 이제 점점 집중력이 올라올 것이다.
그때 무엇이든 하면 된다.
이미 몸이 침대에서 떨어졌으니 작은 것 하나라도 할 수 있는 몸이 된 것이다.
스스로 방을 찾아가 다시 침대에 눕지만 않으면 되는 것이다.
책상에서 해야 할 일이 있는 사람은 그대로 집중해서 시작하면 되는 것이고,
집안일을 해야 하는 사람은 그대로 몸을 움직이면 되는 것이고,
밖에 나가 볼 일이 있는 사람은 그대로 화장실에 들어가 세수부터 해보자.
몸은 다시 피곤해지겠지만 하루종일 아무것도 안 했을 때보다 잠들기 전 마음이 편안할 것이다.
그렇게 하루 하루가 쌓이면 게으름을 피워도 몸과 마음이 모두 편안할 순간이 찾아올 것이다.
일단 일어났으니 우린 이제 뭐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