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혼자서도 잘 살 수 있는 자립형 인간으로 성장했지만 친구 하나 없는 힘든 시기도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때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인생에 친구가 전부는 아니지만 학생은 친구가 전부인 시절이기도 하니까요. 사정상 기숙형 고등학교에 다녀야 했는데 이게 가장 주된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시간표대로 흘러가는 학교생활은 그럭저럭 할 만했는데 기숙사는 또 다른 무리가 형성되고 단체 활동이 많다 보니 외롭고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늘 그렇진 않았지만 이동 수업이나 체육 시간 때 혼자 다니거나 밥 먹을 친구가 없어서 굶은 일이 많았습니다. 참 애매하게 인사도 하고 말도 하는데 무리에는 속하지 않았다고 해야 할까요. 그 무리란 게 뭔지 학교 다닐 때는 사람을 비참하게 만들기도, 자존감을 낮추기도 하더라고요. 제 성격을 탓할 생각은 없지만 그렇다고 누굴 탓하겠습니까. 사교성 없고 말 한마디 못 거는 게 저인 것을. 그래도 버티다 보니 아주 느리게 느껴지긴 했지만 3년이 지나가고 얼렁뚱땅 졸업도 했습니다
그때는 화살의 방향이 모두 제게로 향해 있던 시절이라 성격 탓도 하고 자책도 많이 했지만 그래도 얻은 게 있다면 생각을 많이 했다는 것, 나 자신에게 질문을 많이 했다는 것 정도일까요. 제가 어릴 때부터 생각을 많이 하고 자랐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때는 근본적인 것부터 시작해서 평생을 걸쳐 고민해야 하는 것까지 수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그게 바탕이 돼서 지금의 저를 만들어준 것 같기도 합니다.
그때부터 시작한 고민과 생각들이 최소 몇 년은 걸쳐서 해답을 찾은 것도 있고 10년이 넘은 지금도 여전히 찾고 있는 것도 있습니다. 아마 평생을 살아도 해답을 얻지 못하는 질문들도 있겠지요. 그러고 보면 참 신기합니다. 그때는 해결하지 못했던 것들이 시간이 흘러서 나만의 방식으로 깨달음을 얻기도 한다니. 생각과 고민들로 지새운 날들이 마냥 의미가 없지는 않았나 봅니다.
숨기기 급급했던 과거들을 제 손으로 이렇게 풀어나가고 있는 거 보면 이것 또한 제가 찾은 방법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이렇게 글을 쓰면서 제 과거를 정리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저는 현자도 아니고 대단한 글을 쓸 수 있는 깜냥도 없는 사람이라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조심스럽지만 그럼에도 많은 분이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