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그냥 그런, 망한 여행 사진
이탈리아에 다녀온 지 이제 딱 일주일이 되었다. 일주일이 된 시점에서야 필름 사진을 현상을 하고, 사진을 뒤적뒤적 거리고 있다. 생각보다 시차 적응은 따로 필요 없었으나 도착하고 다음날 부터 바로 출근을 해서 그런지 너무너무 피곤했다. 그리고 이번 주는 술술술의 연속이었으니 말이다.
여행을 떠나기 전 필름으로 찍기 위해 필름을 정말 두둑이 들고 간다.
하지만 생각보다 36롤, 24롤을 다 찍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까워서 그런 거 일지도 모르겠지만
한 쪽에는 미러리스, 한 쪽에는 필름 사진기... 하지만 이번 이탈리아 필름 사진은 개인적으로 아쉽다.
그냥 내가 본 것만 툭툭 찍어낸 스냅사진스럽다. 이럴 거면 그냥 미러리스로 찍어서 필름 느낌 나게 보정하면 되잖아? 필름 사진으로 찍을 수 있는 고유의 느낌을 잘 담고 싶다. 하... 사진발로 찍었다.
애초에 소셜미디어를 하려고 사진을 찍었던 것은 아니다.(뭐 그렇다고 작가가 되려고 한 것도 아니고)
소셜미디어에 올리려는 용도에 사진을 찍다 보니 정말 내 사진은 못 찍고 있는 건 아닌가 싶다.
가령 이렇다. 음식점에 가서 굳이 사진을 안 찍어도 되지만 입구부터 메뉴판까지 찍고 있는 내 모습을 볼 때이다. 그렇다고 블로그에 부지런하게 다 업로드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으. 모르겠다.
*여행 기간 2017년 10월 27일 ~ 11월 5일
*여행도시 로마, 로마남부투어(포지타노, 아말피해안), 바티칸 반일투어, 피렌체, 베네치아, 베네치아 근교 무라노, 부라노
애초에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직항을 타고 로마를 갈려고 했다. 직항이 100만 원이 넘지 않는다니 꽤나 괜찮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문제는 시간이었다. 직항을 타고 가면 편하나 로마에 도착시간이 무려 오후 7시이고, 토요일 하루를 버리게 된다. 앞뒤 주말을 포함해 8일도 안되는 시간이기 때문에 이 하루도 아까운 시간이 아닐 수 없다. 퇴근하고 멀리가는 밤 비행기는 터키항공, 카타르 항공, 에티하드 항공 등이 있다. 밤 비행기라기 보다는 다음날 오전 12시 30분쯤 비행기인데 다름 퇴근하고 가기 때문에 좋은 것 같다.
또 현지에 도착하면 오후쯤 되는데 나름 반나절이라는 시간을 아낄 수 있었다. 카타르 항공은 예전에 터키 갈 때 이용했었는데 그때에 비하면 굉장히 많이 발전했다. 그때도 참 괜찮게 이용했다고 생각했는데 나름 만족했다.
로마 공항에 도착해 초 간단한 입국 심사를 받은 후 수화물을 기다렸다. 20분, 30분이 흘렀을까 수화물이 나오지 않는다. 초초했다. 나는 슬리퍼를 신고 있었기 때문이다 ㅋㅋㅋㅋㅋ 우리 수화물 언제나왁ㅋㅋㅋㅋㅋ 급 인천공항에서 캐리어 커버를 씌우면 수화물 분실이 많을 수 있다는 말이 스쳐 지나갔다. 40분을 기다렸다. 수화물 창에는 모든 수화물이 완료되었다고 한다. 신고를 해야 하나 했다. 직원은 기다려보란다. 무섭다. 45분쯤 지나 수화물이 나왔다. 캐리어가 세상 반가울 줄이야. 그리고 여기서 시간을 빼앗아 먹다니. 부랴부랴 공항을 빠져나와 테르미니역으로 갔다. 테르미니역은 무섭다고 유명했고, 절대 아무도 믿지 않고 우리 서로만 의지하고 에어비앤비(숙소)를 찾아갔다. 근데 이탈리아 숙소는 전반적으로 어둡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샤워를 하고 후다닥. 콜로세움을 보기로 하고 나섰다.
숙소에 짐을 풀고 곧장 콜로세움으로 향했다. 로마패스 2일권을 적당한 시점에 시작해서 로마 마지막날에도 지하철을 몇 번 더 탈 수있었다. 사실 콜로세움을 걸어갈까 했는데... 로마는 생각보다 지도로는 가깝게 있는데 엄청 크다...ㅋㅋ 만만한 곳이 아니었다. 콜로세움 지하철을 빠져나와 콜로세움을 처음 볼 때 느낌은 소름이 돋았다. 지하철 바로 코앞에 이런 웅장한 건물이 있다니 말이다. 실제로 로마는 지하철을 많이 못 만든다고 한다. 팔 때마다 유적이 나오기 때문이라고 한다.
콜로세움은 정말 웅장했다. 책에서만 보던 것을 눈으로 실제로 보니 감격스러웠다. 콜로세움을 더 높이서 보고 싶었는데 다른 사람들은 올라가던데 -_-... 올라가는 위치를 찾지를 못했다. 콜로세움을 보고 바로 옆에 있는 포로 로마로로 향했다. 포로 로마노는 고대 로마인들이 시민생활의 중심지로 생각하던 신전과 공회당 등 공공 기구와 함께 일상에 필요한 시설이 있는 곳이다. 여기서 본 첫날에 일몰은 정말 멋졌다.
여행을 하다보니 개인적으로 느낀 거지만 로마는 한국인, 피렌체는 일본인, 베니스는 중국인이 많았던 것 같다. 로마 시내를 즐 길 수 있는 시간이 생각보다 짧다고 느꼈다. 이 도시는 걸어다니는 곳곳이 다 박물관 같았다.
남부투어 버스는 '오른쪽'에 앉아야 한다는 대단한 여행정보의 소유자 한국인들. 나 또한 오전 7시 모이는 투어에 6시 20분에 도착했다. 자리에 예민한건 어쩔수 없다보다. 사실 오른쪽에 앉아서 좋았던건 정말 멀리서 나폴리를 볼 수 있었던 짧은 남짓 10분이었다. 이탈리아 여행을 계획하면서 가장 기대했던 남부투어는 결론부터 말하면 실망이었다. 뭐 그리 대단히 예쁘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그래도 역사적인 폼페이로 향하던 길은 좋았다. 어느 나라든 여행을 떠날때 역사, 세계사 정도 알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투어를 통해서 가니 가이드가 해주는 설명은 폼페이를 알고 보는데 많은 이해가 되었다.
포지타노를 처음만난건 포지타노 전망대였다. 여러 투어를 통해서 오는 사람들(주로 한국인들..)여기서 다들 만난다. 포지타노에서는 2시간정도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여름에 남부투어 오면 이 도로가 꽉꽉막혀서 장난 아닐 것 같았다. 포지타노는 생각보다 부산 감천동 같기도하고... 느낌이 확 와닿지는 않았다. 내가 이상한건가? 그래도 레몬맥주는 맛이있었다. 뭐 레몬사탕, 샤베트 사먹는 사람들 다 한국인이었다. 아 참고로 레몬사탕 겁나 무거움 ㅋㅋㅋ 백팩 메고 있었는데 4봉지 정도 샀나? 행군하는 줄 알았음..ㅋㅋㅋㅋ피렌체에서 근교인 친퀘테래도 가보고 싶었는데 포지타노가 더 좋다는 말을 들었다. 포지타노가 별로이다 보니... 친퀘테레도 과감히 일정에서 제외 했다. 내가 이런 알록달록한 소도시를 좋아히지 않다니. 의외였다.
뭐했다고 벌써 로마의 마지막날이다. 로마만 봐도 일주일은 더 걸릴 것 같았다. 사실 5시면 해가 지고, 6시면 정말 깜깜해져서 ㅋㅋㅋ 아무것도 할 수 가 없었던게 사실이다. 마지막날 오전은 바티칸 반일 투어를 했다. 사촌동생이 바티칸에서 신부로 공부했던 적이 있다 보니 바티칸에서 받는 느낌은 조금 색달랐다.(사실 투어 마지막엔 울었음...) 바티칸시국은 투어로 오는 사람들이 많고, 바티칸을 반나절만에 본다는건 욕심이었지만. 짧은 시간 만큼이나 인상적이었다.
전반적으로 로마 곳곳은 투어를 들으면 좋았던 이유는 생각지도 못한 역사, 지리, 세계사 공부를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아는 만큼 보이지 않던가. 이건 같이 남부투어했던 언니들이 가르쳐 줬는데 로마에 도착한다면 처음에 로마시내 버스투어를 강추했다. 생각보다 전반적으로 로마를 알 수 있고, 역사적으로 설명을 들을 수 있어 엄청 좋다고 했다. 처음에 투어사에서 나온 분인줄 알았다.ㅋㅋㅋ
그렇게 위험하다는 테르미니역에 아침 볕은 너무예쁘다. 테르미니역은 정말 위험하다는 말을 들었다. 위험한 느낌은 들었으나 이 '위험함'때문에 제대로 보지를 못했다. 사실 역 앞에서 친구와 핸드폰으로 지도를 보다가 누가 퍽- 가방을 치고 갔다. 알고보니 소매치기를 할려고 했던 사람이었는데 나도 모르게 놀래서 "아 씨발"이라고 소리를쳤다. 그분도 화들짝. 뭐 멍청하게 우리가 넉 놓고 지도본게 잘 못이지. 아오 그런데 유심칩을 사갔지만 정말... 구글 지도를 잘 잡지를 못한다. 화가 났다.
테르미니역에서 LAVAZZA에서 커피와 샌드위치를 마지막으로 먹고, 이딸로라는 이탈리아 KTX 느낌의 기차를 타고 피렌체로 향했다. 1시간 쯤 걸렸나 드디어 영화로만 보던 피렌체에 도착했다.
*이제 검색해보니 lavazza 이탈리아 커피였구나... 거기서 많이 마실걸 그랬다.
유럽에 썸머타임이 끝난 날. 즉 가을이 끝나고 겨울을 기다리는 문턱에 피렌체에 도착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어서 썸머타임이 적용이 됐는지도 몰랐는데 말이다. 피렌체는 날씨가 좋았다. 여행전에 비가 온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날씨가 너무너무 좋았다.
역 근처에 위치한 에어비앤비에 짐을 던져 놓고 피렌체 중심으로 나섰다. 두오모까지는 5분도 걸리지 않았다. 피렌체 숙소는 고민을 많이 했다. 두오모가 멀리 한 눈에 보이는 에어비앤비를 할까, 기차역 근처로 할까 고민했는데 원래 계획은 친퀘테레를 갈 예정이었으나 사실 피렌체 일정은 1.5일도 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는 피렌체를 더 즐기기로 했다. 작고 아담한 이 도시는 정말 매력적이었다.
'젤라또, 피자, 커피' 이 3단어는 이탈리아 여행 내내 나를 즐겁게 했다.
피렌체 Gelateria Santa Trinita 젤라또는 정말 인생 젤라또였다. 가격대비 양도 최고였다. 너무 맛이있어서 같은 곳에서 4번은 먹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롬?인가 거기를 추천해줬는데 가격은 비싸고, 인종차별도 한번 겪었고, 양도 별로였다.
또한, 피렌체는 티본스테이크가 유명하다. 피렌체 역 앞에 있는 모 매장이 한국인들이 그렇게 많이 가던데 첫날에는 거기서 먹고 정말 실망을 했다. 한국인들이 많이 가는데는 이유가 있다. 가격도 문제이지만 입맛에 맞아서 그런건 아닐까? 이튿날 모 책에서 소개해준 티본집을 찾았다. 골목길 구석에 있었는데 맛도 분위기도 최고였다. 이렇게 보면 누가 추천해주는 '맛집'은 정말 개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른 것 같다.
이탈리아 도시중에 피렌체는 냉정과 열정사이를 보고 정말 와보고 싶던 곳이었는데 막상 여행할때는 아쉬움이 많았던 곳인데. 필름을 현상하고 다시 보니 피렌체가 정말 예쁜 도시였나 다시 돌아보게 된다. 날씨가 정말 좋아서 다행이었다.
이탈리아 여행을 기다린건 3개월
여행이 남은건 벌써 3일
비행기 타기전까지 피자를 먹어야지
사랑하는 사람이랑 다시오게 해주세요
이탈리아 여행이 끝나 가고 있다. 마지막 2일정도는 베네치아에서 보내게 되었다. 베네치아야 베니스야 햇갈리긴 했다. 피렌체에서 베네치아로 가는 시간은 2시간 정도라 이딸로 프리미엄 좌석을 구매했다. 프리미엄 좌석은 커피랑 과자를 준다. 처음에 구매해야 하는 건줄 알고 친구와 나는 한사코 안먹는다고 했다. 승무원의 한마디 " 올 프리" 라는 말에 ㅋㅋㅋ 눈이 휘둥그래짐. 우앗. 그런 땡큐!
베네치아에 도착해 기차역 근처 호텔에(사실 호텔이라고 하기에 민망한 모텔 수준이었지만) 짐을 던져놓고 베네치아를 구경하기 시작한다. 베네치아는 생각보다 걸어다니기 괜찮았다. 뭐 여행오면 하루 2만보는 거뜬하 잖아!?!?! 밀라노를 갈까, 베니스를 갈까 고민했었다. 개인적으로 물을 좋아하지 않아 베니스를 안가고 싶었는데 친구는 베니스를 너무 가고 싶어했다. 어머... 베스니가 제일 좋잖아? 똥물이지만 이국적이었다.
베네치아 골목길 구석구석은 정말 매력적이었다. 워메 미쳤어 정말... 베네치아는 섬으로 이뤄져있어서 차를 구경할 수 가 없었다. 대신 수상버스들이 있는데 무려 24시간권이 20유로라는 사실. 헉....비싸군.. 다음날 무라노 부라노 섬을 갈 예정이기 때문에 적당한 시점에 24시간 권을 구매 해서 숙소로 돌아갈때는 수상버스를 탔다. 단순한 1일권 보다는 티켓을 개찰한 시점 부터 24시간이 적용 되는 이런 티켓들이(로마패스, 베네치아 수상버스 티켓) 여행자들에게는 효율적인 것 같았다.
밤이 되면 베네치아에는 어둠이 쌓이고......... 누군가 베네치아는 밤 11시 까지 씨끄럽다고 했는데 ㅋㅋㅋㅋㅋ 해가 일찍 져서 그런지 겁나 무섭다 ㅋㅋㅋ 구글 맵으로 찾아가는 맛집은 이상한 골목을 가르쳐줬는데 정말 어두운 골목에서는 누가 잡아가도 모를 정도였다. 하지만 그 골목을지나면 또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골목이 나왔다. 베네치아에서는 술을 떡으로 먹었다가는 집에도 못찾아 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많은 관광객이 모이는 무라노섬, 부라노섬
특히, 부라노섬은 생각보다 크고 알록달록 했다.
인증샷을 찍는 사람들로 넘처났다.
뻔히 만든 관광지 이지만
뻔해도 좋았다.
이른 아침 무라노, 부라노 섬으로 가는길. 역시나 많은 정보를 알고 가는 대한민국 여행자들 무라노, 부라노 순으로 가야한다고 친구는 자꾸 말한다. 나도 알아 나도 안다고! 신기한건 이탈리아 여행 동선이 로마-피렌체-베니스 또는 베니스-피렌체-로마 순서일 수도 있다. 물론 밀라노를 넣을 수 있으니. 만약 이동선이 비슷하면 ㅋㅋㅋㅋㅋㅋ 이상하게 여행지에서 자주만난다..ㅋㅋ 심지어 투어도 같이 했는데 ㅋㅋㅋㅋㅋ 다른 곳에서 만나니 신기했다.
무라노 섬은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많이 살고 있으셨다. 뭔가 한적한 느낌이 가득했고, 부라노는 말 그대로 알록달록! 생각보다 컸다. 그래도 역시나 본섬이 가장 매력적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아직 한통에 필름은 현상하지 않았다.
베네치아 뒷 부분이 있을텐데
이 필름을 다 찍고 현상할 때쯤 또 한번 이탈리아가 생각이 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