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나고 난 너야
감정의 진폭이 큰 나와
감정의 진폭이 거의 없는 남편
'감정의 진폭'에 있어서 우리 부부의 성향은 정반대다.
이러한 성향을 가진 우리 부부는
결혼 생활 7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싸움을 가장 강렬하게 많이 한다는 신혼 때에도
그리고 지금까지도
이렇다 할 큰 싸움을 해본 적이 없다.
감정의 진폭이 큰 내가 남편을 향해
10번의 잔쨉(잔소리)을 날리다 보면
남편이 날린 묵직한 한 번의 어퍼컷이 날아온다.
그러고 나면
'사이좋게 지내자'라고
서로를 다독이며 마무리 짓는 게
우리 부부의 싸움과 화해의 루틴이랄까?
가끔씩 발발하는 이 작은 싸움에서
남편에게 따로 말은 안했지만
남편의 묵직한 어퍼컷을 맞을 때마다
나혼자 느끼는 게 있다.
'내가 10번의 잔쨉을 날릴동안 남편은 이렇다 할
저항 없이 묵묵하게 그 잔쨉을 다 맞았으니
나도 잘못한 걸 인정하고, 사과하자' 이런 식으로
자기반성을 하게 된다.
감정의 진폭이 거의 없는 남편에게
10번의 잔쨉을 날리는 동안
잔소리의 이유들이 희석되어 버리는 것도
우리 부부가 싸움을 하지 않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내가 그때 왜 화를 냈는지조차 까먹게 되는 효과 ㅋㅋㅋㅋ)
그리고
우리 부부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최고의 비법은 바로
'배려하는 마음'이다.
상대가 나에게 해줬으면 하는 걸
내가 먼저 상대방에게 해주자 라는 마음으로 행동하는 것
예를 들면
목욕을 하고 나온 상대방을 위해 수분 보충을 할 수 있는 물 한잔 떠놓는 일.
유독 지친 하루를 보낸 듯한 상대방을 위해 저녁 설거지를 자처하고, 쉴 시간을 마련해 주는 일.
휴일에 편히 쉬라고 그 전날 집안일을 모두 끝내놓는 일.
상대를 생각하고 했을 이런 배려의 마음을 받을 때면
'짜식 아직도 나 많이 사랑하네ㅋㅋㅋㅋ'와 같은 몽글몽글한 마음과
나도 더 잘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샘솟는다.
요즘엔 10번 날리던 잔쨉도 날리다 까먹고... 까먹고... 까먹고...
거의 싸우지 않는 생활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