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같은 날이 아니었다.

인생을 살아나가는 데 필요한 최고의 아이템

by 덕키


나이가 들수록 입에 달고 사는 말이 있다.

"그날이 그날이고, 그날이 그날 같아"


자매품 같은 말은

"30대 중반 넘어가면 나이를 안세는 것 같아

생일이 점점 더 의미가 없어지는 듯-"


근데 오늘 하루를 시작하면서

새로운 생각이 들었다.

진짜 그날이 그날일까?

비슷해 보이는 하루지만 진짜 같을까?

똑같은 하루 속에서 나는 어떤 마음?

어떤 상태로 지내고 있는 걸까?


오늘 하루를 되돌아보면

8시쯤 일어나서 집 정리하고,

남편과 먹을 아침을 준비하고, 아침을 먹고

아침커피를 사러 나가는 길에

마트에 들러 필요한 것들은 다 사고 나서

점심에 먹을 미역국에 바지락을 넣어보면 어떨까 싶어

구입 목록엔 없었던 바지락 한 봉지를 샀다.

좀 웃기긴 하는데

mady by. 나의 첫 바지락 미역국인 셈이다.


점심 먹고 남편이랑 네발 달린 친구랑 산책을 했다.

겨울바람 치고는 덜 차가운 바람이 쌀랑쌀랑 불어오니

우리 강아지는 신이 난 듯

토끼처럼 폴짝폴짝 뛰다가 걷다가

참 귀엽게도 산책을 했다.


그리고 낮잠 좀 자고 일어나서 환기도 시키고,

청소기도 돌리고

남편은 소금빵 사 오기 미션과 함께 운동하러 나갔고,

우리 강아지는 글을 쓰는 언니 옆에 누워서 자고 있고,

나는 해지기 전 예쁜 빛이 깊게 들어오는

우리 집 베란다 일몰을 감상하며

저녁 차리기 전에 짬을 내서 이 글을 쓰고 있다.


이제 이 글을 다 쓰고 나면

거실에 불을 켜고,

보일러도 켜고,

저녁 차릴 준비를 해야겠다.


오늘 하루의 기록을 적어나가면서

어제를 떠올려봤다.

그날이 그날 같은 오늘 하루를 보냈니?라고

스스로에게 물어본다면

대답은 "아니"라고 할거다.


오늘 하루 속엔

처음 도전해 보는 요리도 있었고,

겨울바람 치고는 덜 차가운 바람도 있었고,

그 바람이 좋아 토끼같이 폴짝폴짝 뛰는

우리 강아지의 귀여운 산책도 있었다.


나이가 들면서 좋다고 느끼는 게 있는데

인생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나만의 지혜(?) 방패(?)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일종의 아이템’ 처세술이라고 할까?


아이템을 장착한 지금의 나는

특별하게 즐겁고, 행복한 하루가

최고의 하루가 아님을 이제는 안다.

나와 가족들이 무탈하게 보낸 하루가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은 평함한 하루가

최고의 하루라는 것을-

그리고 이 무탈하고, 평범한 하루하루가 쌓이면

단단한 일상이

그리고 단단한 내가 될 수 있음을 이제는 안다.


겨울바람이 좋은 우리 강아지



오늘의 일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