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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omDK Nov 27. 2015

33/642 : 인생에서 드라마틱했던 순간

비밀 하나와 거짓말 하나.

글쓰기 좋은 질문 642에 답을 씁니다.


종이에 만년필로, 블로그에 키보드로 씁니다.

여러 번 쓰다 보면 처음과 마지막은 조금씩 달라지곤 합니다.

손에 쥐고 있는 노트와 블로그에 올려둔 텍스트를 간직합니다.


브런치에 올리는 '642'에 대한 답은

블로그에 있는 수정본을 내키는 대로 수정한

혹은 노트에 적어둔 글을 다시 읽으며 쓰는

'세 번째 수정본'이자 '네 번째로 쓰는 글',

'다시 읽고 써보는 글'이 될  듯합니다.




서른세 번째 질문. 당신의 인생에서 드라마틱했던 순간을 말해보라. 이 때 비밀 한 가지와 거짓말 한 가지를 이야기에 넣어야 한다.


  질문을 되물어보자. 과연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드라마틱했던 순간은 언제였는가? 그런 순간이란 게 존재하긴 했는가? 혹은 충분히 드라마틱하고 격정적일 수도 있는 순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잊은 채 지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내게는 그런 순간이 있었다. 30해를 채 살지 않았지만 제법 드라마틱했던 순간이. 부모님도 모르시는, 진짜 숨겨두었던 비밀의 순간 그것은 목숨이 위태로울 정도의 위험한 순간을 연례행사처럼 겪었다는 것이다.

  정확하게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연례행사'와 같다는 표현은 골라낸 단어 중 가장 적절하게  맞아떨어지는 단어가 아닐까 싶다. 언제부터였는지는 확실히 기억나지 않지만 손으로 꼽기조차 민망할 정도로 종종 일어났던 일임은 분명하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대강 이렇다. 한 번은 길을 걸으며 음악을 듣고 있었는데 뒤에서 누가 갑자기 손목을 낚아챘던 적이 있었다. 주변에 사람들이 많아서 소리쳐 넘어갔던 경험. 늦은 밤에 집으로 돌아가던 길, 뭔가 느낌이 이상해서 주변을 둘러봤더니 주변이, 세상이 쥐 죽은 듯 조용하고 조용해서 괜히 긴장했던 경험. 운전을 하고 있었는데 별안간 눈 앞이 먹빛으로 가득 차 새카맣게 변해서 교통사고가 날 뻔했다던지. 반대편 차선에서 차가 나를 향해 달려오는데 아무리 경적을 울려도 피하지 않아 내가 피했더니 뒷 차와 사고가 났다던지.

  말도 안 될 정도로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일들을 매 년 겪어왔다. 신기하지 않은가? 내가 생각해도 신기하고 놀랍다.



  그럼 이제 질문을 다시 한 번 살펴보자. 뭔가 하나 빠진 게 눈에 들어오는가? 그 빠진 한 가지가 이 모든 내용이다.


2015년 11월 15일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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