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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은지 Jan 30. 2016

다시 걷고 싶은 밤

다시 걷고 싶은 밤에 대하여는 어떤 말을 써야 할 지 잘 모르겠으나

내가 그것을 추억이라는 단어로만 지칭하고 만다면, 틀렸다.


틈만 나면 지속되는 회상과

또 다시 분명한 목적 없이 일어오는 갈망의 의미가 분명 섞여 있어야 하거늘.


그러나 갈망이라 하면, 뚜렷한 도착 상태로부터 오는 것이므로

목적이 없다는 수식 또한 틀렸다.

회상을 오래 계속한다는 것 역시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는 부분이다.

우리는 긴 시간 넋을 놓고 있는 것에 쉽게 허락되어지지 않는 존재이므로.


오늘은 다 틀렸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은 몹시도 그리운 상태로부터 온 오류이므로,

채 반나절도 되지 않는 시간을 떠올리며 이리도 횡설수설

다 풀린 눈으로 혼란을 저지르고 있는 만큼.


아, 그리운 것이다.

지나간 시간을 사랑하는 마음이다.

사랑하여 다시 찾고 싶은 마음이다.

이제 가장 온전하므로 어떤 것도 틀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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