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 또 그 사람이다.”
미나는 카페 구석에 앉아 휴대폰을 만지작거렸다.
눈은 커피잔 너머로 어제 영상 속 그 사람을 힐끔거리고 있었다.
노트북을 두드리는 손, 무표정한 얼굴.
혼자였고, 조용했다.
미나는 잠시 시선을 피했다.
며칠 전 일이 떠올랐다.
‘진짜… 영상이랑 너무 다르잖아.’
미나는 괜히 손에 든 빨대만 돌렸다.
그 순간, 그가 고개를 들었다.
“저기요.”
“네?”
“며칠 전에… 좀 무례했던 것 같아서요. 죄송합니다.”
뜻밖의 사과였다. 미나는 눈이 동그랬다.
“아, 아뇨! 괜찮아요. 저도 좀 예민했었어요.”
그는 고개를 조금 숙이며 말을 이었다.
“그날 좀 긴장해서요. 요즘 밖에 잘 안 나와서, 낯을 많이 가리거든요.”
그의 말투는 영상보다 낮고, 더 조용했다.
잠깐의 정적.
미나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혹시… 유튜버세요?”
그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설마… 보셨어요?”
“봤어요. 크림파스타 영상.
인상 깊었어요.
웃는 게… 진짜 자연스러워서요.”
그의 입가에 잠시 미소가 스쳤다.
하지만 금세 사라졌다.
“…그거, 연습 많이 했거든요.”
“연습이요?”
그는 시선을 아래로 떨구며 말을 이었다.
“사람 앞에 서는 게 좀 힘들어요.
어릴 때 학교에서 안 좋은 일이 있었거든요.”
말투는 담담했지만,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
“그래서 대인기피증 같은 게 생겼고…
유튜브는 그런 나를 좀 바꿔보려고 시작한 거예요.”
미나는 그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영상 속 모습이… 따뜻했어요.
억지로 웃더라도, 그게 가짜 같지는 않았어요.”
그는 약간 어색하게 웃었다. 그렇지만 진심처럼 보였다.
“…처음이에요. 그런 말 들은 거.”
말이 끊긴 뒤에도 둘은 한참이나 자리를 뜨지 않았다.
커피머신 소리와 빵 굽는 냄새가 어색함을 덮어주었다.
“저… 사실 영상 봤을 때 좀 놀랐어요.”
미나가 말했다.
“잘생기셨잖아요.”
현준은 눈을 크게 떴고, 미나는 민망해 입을 가렸다.
“아, 아니 그런 뜻은 아니고… 썸네일이 너무 잘생겨서 안 누를 수가 없었어요.”
그는 한 박자 늦게 웃었다.
“그 얘기, 처음 듣는 말인데요.”
“진짜요? 아닌데…”
“그 영상 조회수 11이에요.
그중 하나가 미나 씨였겠죠.”
둘은 동시에 웃었다.
그 웃음은 짧았지만, 무언가를 건드렸다.
미나는 자신도 모르게 그 사람을 조금 더 알고 싶어졌다.
그 웃음 뒤에 얼마나 많은 연습이 있었을지,
그걸 매일 해낸다는 게 어떤 기분일지.
그날 밤.
미나는 다시 ‘현준의 달콤한 집밥’을 틀었다.
분명 배경도 조명도 같았는데,
오늘은 그의 미소가 조금 다르게 보였다.
그 안에 숨은 ‘연습’의 흔적.
그 노력이 위로처럼 다가왔다.
‘웃는 게 어렵다던 사람이… 그걸 매일 해내고 있었구나.’
좋아요 버튼을 누르기 전,
미나는 한참을 화면 속 그의 얼굴을 바라봤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눌렀다.
이번엔 단순히 영상이 좋아서가 아니었다.
그 사람을 조금 더 알고 싶어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