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고르고, 감정을 포장하는 일
카카오톡 선물하기 화면을 들여다보다 보면,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 있곤 해요. 고르고, 망설이고, 또 눌러보다가 결국은 무난한 걸 선택하게 되죠.
‘다음엔 더 잘 고르자’는 다짐도 함께요.
저는 누군가의 생일을 챙기는 걸 좋아해요.
고마운 사람이 세상에 온 날이라는 건, 그 자체로 축하받을 이유가 되니까요.
가끔은 커피 쿠폰이나 치킨 기프티콘을 보내지만, 그 사람의 얼굴이 자꾸 떠오르는 날엔 선물 고르기가 이상하게 어려워집니다.
전업 육아 중인 미대 언니에겐 제가 좋아하는 작가의 엽서 뒷면에 손 편지를 써서 텀블러와 함께 보냈어요. 혼자만의 여유가 조금이라도 생기기를 바라는 마음으로요.
야근에 지쳐 있는 마케터 친구에겐 자몽 향이 나는 바디워시를 선물했어요. 퇴근 후의 샤워가 그 하루의 기분을 조금은 바꿔줄지도 모르니까요.
그렇게 선물을 고르다 보면 문득 생각합니다.
‘감정 큐레이터’가 있으면 좋겠다고요. 그 사람의 마음을 가만히 읽고, 지금 가장 어울리는 무언가를 포장지 너머로 건네주는 사람.
사실, 제가 쓴 단편소설 속엔 그런 일을 하는 인물이 나옵니다. 말 대신 선물을 건네고, 감정 대신 리본을 묶는 사람.
어쩌면 그 인물은 제가 되고 싶은 모습이었는지도 몰라요.
지금도 가끔, 누군가의 생일 알림이 뜨는 날이면 저는 소설 속 주인공처럼 묻습니다.
“이 사람에게, 지금 가장 어울리는 감정은 어떤 색일까?”
그리고 천천히, 그 마음에 어울리는 선물을 고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