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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우 Oct 14. 2019

여름방학

소나기 퍼붓듯 쏟아지는

말매미 소리에 

걸음을 멈춘다     


달의 꼬리가 맞닿을 만큼 

높고 깊숙한

내가 나고 자란

그 산골, 그 여름이 흘러간다     


나영이는 바다로

은수는 계곡으로 간댔다

여름방학 오기도 전에

교실에는 파도가 넘실거렸고

억수로 차븐 계곡물이 넘쳐났다    

 

나는 칠 바랜 마룻바닥에 누워

바다도 생각하고

계곡도 생각했다     


반쯤 허물어진 돌담 너머

어질어질한 하늘과

껑충 솟은 산마루는

높고 쓸쓸했다     


그때는 몰랐던

북녘의 시인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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