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B SaaS 스타트업에 있어서 Product Market Fit이란
일본 B2B SaaS 스타트업에서 디자이너로 시작해서 프로덕트 매니저가 된 후 벌써 5년 차가 되었다. 처음에는 B2B SaaS 비즈니스가 무엇인지 몰랐기에 관련 업계를 스터디하던 와중에 SaaS Conference Tokyo에서 Maeda Hiro님을 만나게 되면서 그가 써왔던 B2B SaaS에 관한 글들을 접하게 되었다.
일본에 비해서 B2B SaaS 비즈니스에 관한 정보가 한국에서는 좀처럼 찾기 힘들었기에 스스로 공부도 할 겸 번역하고 정리한 글들이 있었는데 해당 글들을 한국에도 소개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용기 내어 Maeda Hiro님에게 올려주신 글을 번역하여 한국에 소개해도 되는지 정중하게 제안하였는데 흔쾌히 블로그 번역과 배포를 허락해 주셨다.
앞으로 한국에서도 업계에 임팩트를 주는 B2B SaaS 스타트업이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해당 업계를 스터디하고자 하는 나와 비슷한 분들이 늘어날 것인데 그때 해당 글들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저자 : 前田ヒロ(Maeda Hiro)
원문 링크: SaaSスタートアップが達成すべき4つの “フィット”
린 스타트업을 시작으로 Product Market Fit(이하 PMF)이라는 개념이 스타트업 업계에 퍼져나갔다. 그렇다면 B2B SaaS 스타트업의 PMF은 무엇일까? 그것은 하나의 지표가 아니라 복수의 지표가 얽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PMF는 몇 주간, 몇 개월 안에 달성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B2B SaaS 스타트업의 경우 최소 2년 정도 걸린다고 생각해야 한다.
내가 생각하기에 B2B SaaS 스타트업이 PMF를 달성하기 위해서 필요한 4가지 '핏'은 Product Fit, Pricing Fit, Strategy Fit, Market Fit이다.
Product Fit에서 우선적으로 달성해야 하는 것은 고객이 가지고 있는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제품과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과 높은 수준의 고객 만족도를 얻는 것이다. 여기서 확인할 수 있는 지표는 아래와 같다.
Engagement(인게이지먼트) : 매일 이용하는 서비스라면 DAU/MAU, 주 1회 정도의 이용 빈도라면 WAU/MAU를 보면 된다. 해당 수치는 50% 이상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서비스 특성에 적합한 평가 방법을 찾아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Monthly Churn : 월정액 플랜으로 솔루션을 제공하는 서비스라면 월별 서비스 해지율은 3% 이하가 이상적이다.
NPS 스코어 : 어느 정도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는 서비스라면 NPS를 측정하여 만족도를 수치화하는 것이 가능하다. (NPS 스코어는 적어도 30개사 이상 필요) NPS 외에도 Sean Ellis의 PMF Test도 참고 바란다.
서비스를 이제 론칭한 B2B SaaS 스타트업이라면 고객 인터뷰 등을 통해서 정량적인 지표 외에도 (만족도에 관한) 정성적인 의견도 적극적으로 받아야만 한다.
B2B SaaS 스타트업은 자신들이 목표로 하고 있는 ACV(Annual Contract Value = 연간 수주 금액)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ACV는 고객이 해결하고 싶은 과제에 대해 지불할 수 있는 금액, 제품/솔루션의 완성도 그리고 경쟁사 우위성(또는 차별화)으로 정해진다. 처음부터 목표로 삼은 ACV를 달성하는 스타트업은 적다. 대부분의 경우 낮은 ACV에서 서서히 기능을 확장하여 ACV를 올려가는 케이스가 많다.
고객 획득 전략은 ACV와 고객 속성에 의해서 정해진다. 대면 세일즈를 통해서만 설득할 수 있는 고객이 있는 반면, 비대면이라도 서비스 도입까지 진행되는 케이스도 있다. 높은 ACV(연간 수주 금액)인 경우는 아웃바운드 영업 팀을 구축하거나 계약 성립까지 리드 타임이 긴 세일즈 사이클이라도 사업을 성립시키는게 가능하지만, 낮은 ACV의 경우는 Self-Service와 Inside Sales를 중심으로 한 전략이 아니면 달성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여기서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자면 LTV(한 고객사가 계약 기간 동안 기업에 가져다주는 수익)와 CAC(한 고객사를 획득하기 위해서 들어간 영업 및 마케팅 비용)에 대해서도 파악해야 한다. 시가 총액이 1조가 넘는 북미의 B2B SaaS 기업의 경우 LTV를 CAC로 나눈 숫자가 8 이상이라는 케이스가 많지만, 적어도 3 이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타겟층인 고객과 목표로 삼고 있는 AVC 그리고 획득 전략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면 그다음은 시장 규모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고객사 수와 ACV를 곱해서 보텀업(bottom up)으로 계산해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수치가 사업을 진행함에 있어서 충분한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충분의 정의는 사업자마다 다를 것이다. 마켓 쉐어를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는가의 자신감과 사업 규모를 어느 정도로 스케일 업하고 싶은지가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투자자로서 B2B SaaS 스타트업의 투자 기준은 최소 500억원의 ARR(연간 반복 매출)을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의 시장 규모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스타트업이 확보해나갈 수 있는 마켓 쉐어는 경쟁이 치열한 분야인 경우는 20%, 독점적인 포지션을 확보할 수 있는 경우는 50% 정도를 목표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Product Market Fit의 달성은 많은 지표를 상호 보완하여 확인할 필요가 있으며,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을 각오해야 한다. B2B SaaS 스타트업의 경우 2년 이상 비즈니스를 유지한 경우, ARR 20억원 정도에 도달하게 되는데 이 즈음이 되어서야 PMF 달성의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보면 된다.
그렇지만 여기서 기억해야 하는 것은 PMF의 달성은 성공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다는 것이다. PMF를 달성한 후에 계속해서 최고의 팀을 구축하고 누구보다 빠른 실행력이 없다면 성공으로 이어가기 힘들 것이다.
이 글을 시작으로 B2B SaaS 스타트업에서 PM, PO 직군으로 제품을 만드시는 분들을 위해 B2B SaaS를 이해하는데 필요한 글을 차근차근 번역해서 공유해나가고자 한다. 그리고 내가 5년간 B2B SaaS 스타트업의 프로덕트 매니저로서 스터디하고 현장에 적용했던 내용도 정리해서 작성해나가겠다. B2B SaaS 업계에 계시는 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표지 사진 : Photo by Youngbin 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