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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omJIN Aug 12. 2015

속도에 대하여

서두르는 게 싫었다.
외출 준비를 할 때에도
식사를 마치고 식당을 나설 때에도.
영화가 끝나서도 난 엔딩 크레딧을

조금이라도 더 보고 싶어 했다.
난 언제나 시간을 필요로 했고

그저 느긋하게 천천히
모든 것을 진행시키고 싶었다.
그것이 우정이든 사랑 이든 간에.
난 그것이 나와 상대방을 조금이나마

편하게 만든다고 생각했다.

그 속도가 남들보다는 조금 뒤쳐졌나 보다.
오직 나 혼자만의 속도였나 보다.

우린 각자 다른 속도를 지니고 있다.
난 어리석게도 그 속도가

모두 같은 줄 알았고
설령 다르다 해도

내 속도를 이해해 줄거라

생각했는데 그건 착각이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우린 점점 자신이 더 소중해지고
자신의 중심으로 돌아가길 원한다.
그래서 점점 외로워지고 쓸쓸해지나 보다.
이것이 내가 이유 없이 슬퍼지는 이유였던 것이다.

이해하기 힘든 하지만 받아들여야 하는

각자의 다른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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