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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omJIN Aug 19. 2015

보내지 못한 편지

수많은 감정이 공존하는 가운데
완전히 내 마음을 정리해 보겠다고

망설임 없이 당신에게

안부편지를 보내려고 하지만
당신의 이름만 새겨도 일렁이는
지나치게 솔직한 가슴 때문에 멈춰 선다.
그렇게 가득 차고도 텅 빈 편지를
내 마음에 담아두면 그대로 넘쳐 나
다시는 제자리로 돌려놓을 수도 없고 

정리할 엄두도 내지 못한 채
흐트러진 내 감정을 그저 바라봐야만 할까 봐
작은 편지지 안에 내 마음을 꾹꾹 눌러 담아보려 했지만
그 많은 이야기들은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내 마음 깊은 곳에 자리 잡았다.


일정한 것에 속박되기 싫어했던 당신은 구름과도 같았다.
정의된 형체도 없이 바람결에 유유히 하늘을 넘나드는 자유롭고도
언제 흔적도 없이 공기 중에 사라지고 말지도 모르는 불안한 존재.
그런 당신을 내 감정 정리의 시간이란 핑계로 여지껏
붙잡아 두었으니 나에게도 당신에게도 꽤나
자유롭지 못한 시간을 겪어온  듯하다.
처음부터 당신의 마음은 내 것이 아니었다고
가슴 아픈 인정을 억지로 해내고 그래도 제일 전하고 싶었던
당신 덕분에 참으로 행복했으니
이제 당신도 누구보다도 행복해져라는 말을
보내지 못 할 편지 위에 새겨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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