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단상 # 04
나는 고요한 우주를 떠돌던 소행성이었다.
이따금 별들의 속삭임을 들었지만,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채 시간 속을 유영했다.
그러다 어느 날, 당신을 만났다.
항성의 빛을 받아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차분히 반짝이던 당신은 수만 년 동안 지나쳐 온 그 어떤 별보다도 오래 눈에 남았다.
나는 알고 있었다.
당신에게는 가까워질 수는 있어도 끝내 닿아서는 안 되는 거리가 있다는 것을.
그럼에도 나는 당신의 곁을 맴돌았고,
어느새 하나의 궤도를 갖는 당신의 위성이 되었다.
더 가까이에서 보고 싶다는 마음은 조금씩 나를 낮추었다.
궤도는 점점 내려갔고, 당신의 중력은 서서히 나를 붙잡았다.
그곳이 한계를 넘는 거리라는 것도,
그리고 그곳을 지나면 이전의 나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도,
나는 처음부터 이미 알고 있었다.
그래도 괜찮았다.
내 마지막 지점이 당신과 가장 가까운 곳이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나는 생각했다.
아래로,
아래로,
그렇게 나는 흩어졌다.
자유롭게 떠돌았다면 더 많은 곳을 지나왔겠지.
하지만 당신을 알았던 순간만큼 행복했을까?
나는 당신을 만났고, 사랑했고, 그 선택 안에서 행복했다.
내 몸이 부서지던 그 짧은 순간, 내 우주는 비로소 완성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