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작년보다 올해 가을날이 이쁘다
9월이어도 미세먼지 하나 없는 파랗고 동그란 하늘에 늘 심취해 살고 있던 어느 날,
갑자기 일출이 보고 싶어졌다
운동을 하다가 툭 튀어나온 생각,
만약 내일 날씨가 좋다하면 무조건 일출을 보러가야지
나에게 일출은
잡힐듯 잡힐듯 잡히지 않는 벚꽃잎 같은 것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말을 은근히 믿으며 봄날만 되면 벚꽃잎을 꼭 잡고야 말겠노라 하는, 그런 사람)
보일듯 보일듯 결코 쉽게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녀석이라
나는 늘 일출에 목말라 있는 편이다
분명히 맑다고 했는데
내 머리위의 구름 덕분에.. 쉽게 만나지 못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거든
하지만 이번은 다르다, 확실히 달라
맑다는 일기예보를 확신하며 양양으로 향했다
그리고 참으로 오랜만에 대면할 수 있었다
수평선위에 조용히 떠있는 구름 사이사이로 반짝이며 안녕, 하더니
이내 스물스물 떠오르기 시작했다
일출을 보며 반가움에 들떠 넋 놓고만 있었는데, 주위에서 -떠오른다-는 말을 반복적으로 해댔다.
그 말을 지속적으로 듣다보니 문득, 해가 떠오른다는 말이 맞나? 싶었고
이내 나는 지구가 자전하고 있는 순간순간을 눈으로 확인하는 과정일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언젠가 일출을 또 보게 된다면 떠오른다는 말 대신
어머! 지구가 자전하고 있어! 라며 꼴값 좀 떨어볼까? 하며 베시시 웃었던 아침.
그런 생각을 하다보니 새삼 자연이 신비하게 느껴졌고,
이렇게 살고 있다라는 것이 참 좋다-라는 마음으로 가득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