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수년째 인테리어 설계팀으로 일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시기인 실무 3년차쯤에 회사에서 사인팀을 서포트 하라고 했을 때
다른 회사를 알아봤어야 했다.
경력은 십수년이지만, 인테리어만으로는 십년이 조금 넘는 나는
주임/대리로서의 시간을 사인팀으로 보내고 과장이 되었다.
인테리어 경력의 3년을 스킵한거지.
팀 안에서의 주임, 대리 역할을 톡톡히 이해하지 못한 채 과장이 된 나는 직함이 부담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팀원으로서 일한 시간이 많지 않아서 우왕좌왕했던 것 같기도 하고.
그 부담스러움이 또 한번 느껴졌을 때가 창립멤버로서 팀장이 되어야 할 때 였는데
다시 생각해보면 과장으로서 일을 더 배워야 한다고 어필했어야 됐나 싶다.
모든 분야에서 시간은 공평하게 주어지는데
그 시간을 잘 활용하지 못한다면 시간이 흐를 때마다, 내 위치가 변화할 때마다 흔들리고 혼란스러울 수 있다.
혼란스러움을 타당하게, 혹은 설득력있게 내뱉지 못하게 되니 또 왠지 어중간한 위치가 되버리고 만다.
그래서 더 나는 팀장이라는 직함이 싫다.
책임감만 떠안는 것 같아서가 아니라, 팀을 이끄는 사람으로서 역량이 부족하다는 걸 매 순간 느끼며 스스로를 자격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싫은게 맞겠다. 또 일머리를 정리하는 팀장이 아니고, 설계 툴을 다루면서 이러쿵저러쿵 소소하게 간섭해야 된다는 것도 지친다. 그래서인지 숲을 보지 못하는 팀장이 되어버렸어.
오늘이 가장 젊다고 하는데,
그러니까 늘 새로운 마음으로 살아가라고 하는데 정말 그래볼까 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몇 년 후에 지금을 생각하며 '그때 그랬어야 했나 싶은 생각이 든다' 라는 말을 하고 싶지 않으니까, 공평하게 주어진 시간을 이제 영리하게 쓸 필요가 있겠다.
그래요, 퇴근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