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은 가족과 떨어져 살더라도 다시 만날 권리가 있습니다. 가정을 ‘사회의 자연적이고 기초적인 집단 단위로서 사회와 국가의 보호를 받는’ 곳으로 정의하는 세계 인권선언문과 같이 가정은 아동을 위해 절대적인 곳입니다. 그래서 국가는 가족의 재결합을 위해 아동이나 부모가 입국이나 출국을 신청한 경우 이를 긍정적이며 인도적인 방법으로 신속히 처리해야 합니다. 우리는 "긍정적이며 인도적인 방법"을 실현하고 있을까요?
◇트럼프의 이민정책을 통해 바라본 가족과의 재결합권
전 세계에 이슈가 됐던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정책으로 국제사회는 들끓었습니다. UN 자이드 라드 알 후세인 인권 최고 대표는 "비열한 행위"라고 비난할 정도로 최악의 정책이었죠. 트럼프 행정부는 테러 위험방지 목적으로 이슬람 7 개국을 지정해 불법 이민자를 기소하고, 부모로 부터 아동을 격리해버렸습니다. 부모와 아동을 생이별시킨 무관용의 정책이라는 점에서 아동권리협약 제10조와 아동 인권의 절대적인 단위인 가족을 짓밟은 것입니다. 멀쩡한 가족을 이산가족으로 만들어버린 것이죠. 수용소 같은 곳에서 아이들이 범죄자 같은 취급을 받으며 스티로폼 비닐 이불을 덮고 자는 모습을 언론을 통해 보니 화가 치밀었습니다.(당시 2,300명의 아동이 격리수용, 그중 4세 이하의 아동이 100여 명으로 보고되고 있음)
채널A는 지난해 6월 20일 [트럼프도 고집 꺾게 한 ‘두 살 배기’의 눈물]이라는 제목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이민자 '무관용 정책'에 대해 보도했다. ⓒ채널A 기사 갈무리
몸수색을 위해 아이를 내려놓으라는 순찰대의 명령에 따라 겁에 질려 울고 있는 2살 아동의 사진이 반대 여론에 더욱 불을 집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 보좌관과 프란치스코 교황의 비난에 아동과의 격리 수용을 강경하게 주장하던 트럼프도 어쩔 수 없이 철회했습니다. 격리수용 정책이 한 달만에 막을 내렸지만 반이민 강경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사례는 아동의 반인권적인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우리가 이산가족이 된다면?
이산가족 찾기 방송 프로그램에 나온 덕수. 영화 '국제시장'의 한 장면 ⓒ㈜JK필름
TV에서 생중계했었던 이산가족상봉의 순간을 보고 눈물을 흘리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 남한과 북한의 정치적 상황에 따라 만남이 이루어지지만 그마저도 일회적인 행사성으로 끝나버리고 맙니다. 또다시 헤어져야 하는 현실이 더 비극적으로 보입니다. 한 번 상상해봅니다. 사랑하는 아내와 두 딸이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불안한 국제적 갈등, 종교와 문화 정치적인 갈등, 불안정한 경제적인 어려움 등으로 인해 이산가족이 된다면... 과연 국가는 가족과의 재결합권을 위해 작동할 것인가? 하지만 지금도 주위를 둘러보면 재결합하지 못하고 있는 사례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난민, 이주노동자, 무연고 아동 등 안타까운 사연들이 많습니다. 진정 국가가 가족과의 재결합권을 보장한다면 현재 이산 된 가족이 한 가정을 이룰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어야 할 것입니다.
*칼럼니스트 문선종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고,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입사해 포항 구룡포 어촌마을에서 지역사회개발 '아이들이 행복한 공동체 마을 만들기'를 수행하고 있는 사회복지사이다. 아이들을 좋아해 대학생활 동안 비영리 민간단체를 이끌며 아이들을 돌봤다. 그리고 유치원 교사와 결혼해 두 딸아이의 바보가 된 그는 “한 아이를 키우는 데 한마을이 필요하다”는 철학을 현장에서 녹여내는 사회활동가이기도 하다. 앞으로 아이와 함께 유쾌한 모험을 기대해볼 만한 아빠 크리에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