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결국 속물

왜 그랬을까

by 정온

마음 주지 말 걸 그랬어

후회는 왜 늘 끝에 와서야

비로소 고개를 드는 걸까


목이 좁은 주병처럼 옹졸하게,

좁디좁아선 속이

뒤돌아 이러쿵저러쿵

혼자 속을 끓이다가,

“그래도 이건 아니야.”


스스로를 자책하며

펄펄 끓는 가마솥에

잡다한 후회와 미련을

던져버린다

두 번 다시

떠오르지 못하게


얼핏 지식인인 양

혼자 끄적이던 망상 끝에


그래, 나도 틀림없이

그 무슨, 무슨 인간임에 다름없다


… 속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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