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커튼

by 정온


네가 내민 손을 보았어

작고 가느다란


손을 맞잡았을 때

희미하게 떨리는

마음을 느꼈어


나를 보는 눈빛

그 손에 흐르는 침묵이

어둠을 가린 베일처럼

검은 속삭임을 머금고


선과 악이 뒤섞인

회색빛 옷을 입고

선한 가면을 쓴 채

친절한 미소로 서 있네


기름 붓지 않아도

바람으로 불이 나듯


너의 얼굴 감춰진 색은

하선지 위 번지는

먹 한 방울 같구나



연필 드로잉- 검은 커튼 뒤에 숨은 얼굴